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車
Part 2. Human Vehicle Interaction
2010년 10월호 지면기사  / 글│친환경차량IT연구팀, 전자통신연구원(ETRI) 김경호 책임

똑똑해지는 세상, 멍청해지는 인간?
인간을 둘러싼 세상이 점점 똑똑해지고 있다. 자동화와 지능화를 통해 기계 자체가    똑똑해지고 이들이 정보통신 기술과 소위   사물통신 기술로 네트워크화 되면서 세상의 상황(context and situation)까지도 인식하고 판단하려 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똑똑해지고 있는 세상은 스스로가 그렇게 된 것이 아니라 결국 인간이 그렇게 만든 것이니 역시나 위대한 존재는 인간이라 할 수도 있겠다. 세상을 개척하고 변화시키려는 의지는 태초부터 우리에게 주어진 본능이었던가? 이제는 가정을 똑똑하게 만들고(smart home), 일터를 똑똑하게 만들고(smart work), 자동차를  똑똑하게 만들고(smart vehicle), 도시를  똑똑하게 만드는(smart city) 등 세상 모든 것을 똑똑하게 만드는 것에 엄청난 돈과    노력을 쏟아 붓고 있다.
신이 창조한 인간이 신보다 더 위대해 질 수 없듯이 결국 인간이 만든 사물과 세상이 인간보다 더 똑똑해 질 수는 없을 것이다. SF 영화를 보면 인간이 만든 로봇이 스스로 진화하는 지능을 갖고 감정을 지니게 되어 스스로의 권리를 주장하며 인간을 위협하는 스토리가 나오지만 결국 이러한 모습도 인간을 ‘닮은’ 모습이지 인간보다 뛰어난 모습은 아니다.  지구상에서 이성을 지닌 유일한 존재, 만물의 영장으로 살아가기가 너무 부담되고 힘들어서였을까, 세상을 스마트하게 만들고 그 안에서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려는 우리의 욕구는 어찌 보면 정신적 부담을 다른 것들에 나누어 주고 우리의 뇌를 좀 쉬게 하고 싶은 욕망의 발로가 아닐까 싶다.
노래방 기계의 자막 없이 온전하게 가사를 외우고 부를 수 있는 최근 노래가 있는가? 핸드폰 주소록을 보지 않고도 걸 수 있는 전화번호를 몇 개나 알고 있는가? 컴퓨터의 일정 관리 소프트웨어 없이 이번 주 안에 처리해야 하는 업무와 약속을 기억하고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에 답하고자 하니 현재의 인간들이 예전보다 더 멍청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혹자는 사소한 것들에 대한 기억과 계산은 기계에게 맡기고 그렇게 해서 절약한 시간에 보다 고차원적이고 창의적인 일들을 할 수 있다고 변명할 수도 있겠지만 인간의 삶에서 사소하고 하찮은 것과 고차원적이고 중요한 것을 구분하기가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어찌 보면 앞으로 펼쳐질 눈부신 지능화, 정보화 세상에 대해 회의론 적이기도 한 이러한 생각은 최근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자동차의 지능화와 무인화, 도로의 지능화, 자동차와 운전자 간 인터페이스 등이 지향해야 할 궁극적인 방향에 대해 한번쯤은 생각해봐야 할 화두를 던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드라이빙의 궁극적 주체는    바로 인간

미국방성(DARPA) 주최로 2004년과 2005년에 개최된 사막지역에서의 무인 자동차 대회인 Grand Challenge에서는 5개의 참가팀이 성공적으로 시험을 통과했고 2007년 개최된 복잡한 도심지역에서의 Urban Challenge 대회에서는 카네기멜론 대학과 스탠포드, MIT를 비롯한 6개의 참가팀이 성공적으로 전 코스를 완주했다. 처음 열린 Urban Challenge에서 예상을 뛰어넘고 많은 팀이 성공을 거두자 주최측인 DARPA는 무인 자동차 기술이 높은 완성도에 이르렀다고 판단하고 당분간 대회 개최를 중단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물론 무인 자동차가 일반인들에게까지 보편화되고 상업적으로 확산되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남아있긴 하지만 인간이 운전을 하지 않아도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무인 자동차가 기술적으로는 개발이 완료되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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