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틴어로 ‘별들’을 뜻하는 ASTRA는 단순한 브랜드명을 넘어, 트리즈가 지향하는 자율주행 기술의 철학을 담고 있다. 셔틀, 트랙터,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하드웨어를 각각의 ‘별’로 비유한다면, ASTRA는 이 별들을 하나의 우주처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오픈소스 기반의 유연한 구조를 통해 다양한 운용 설계 영역(ODD), 센서 세트, 알고리즘을 쉽게 적용하고 확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하드웨어 간 유기적인 통합과 운용을 실현한다.
많은 대기업, 기술기업, 스타트업들이 경쟁하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 없이 차량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트리즈에게는 어떤 확신과 결단, 그리고 과정이 있었을까? 이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손성효 대표에게 듣게 될 것 같아 서울모빌리티쇼 장내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손 대표와 ASTRA Leo 자율주행 셔틀에 탑승했다. 서울모빌리티쇼 출전까지 손 대표와 트리즈의 이야기, ASTRA 브랜드 론칭의 의미를 들었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대표님 전공부터 언맨드솔루션, 지금의 트리즈(TREEZE)까지 커리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되지 않을까요?” 임동현 이사가 이렇게 가이드하자 손성효 대표가 “그럼 소설을 좀 써볼까요?”라며 격양된 음성으로 이야기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4월, 트리즈는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 참가해 ‘ASTRA’라 명명된 그들의 자율주행 모빌리티 라인업을 공개했다. 트리즈는 우리나라 자동차, 자율주행 산업에서 잘 알려진 회사다. 예를 들어, 많은 자율주행 차량들이 그들의 손을 거쳐 개조됐다. 국내외 기업, 기관과의 프로젝트 경험만 120건 이상이다.
트리즈는 자율주행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차량 개조,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며, 특히 특수목적형 자율주행차(Automated Special Purpose Vehicle, A-SPV)의 개발, 공급에 나서고 있다. 현장에서 공개된 ‘ASTRA’는 자율주행 제품 전반을 아우르는 트리즈의 통합 브랜드로, 주요 라인업에는 ASTRA Leo 자율주행 셔틀, ASTRA Taurus 야드 트랙터, ASTRA Chameleon 다목적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ASTRA Vega Kit 연구개발용 오픈 모빌리티 플랫폼, ASTRA Vega Log 물류 전용 모빌리티 하드웨어 플랫폼 등이 있으며, 이들 플랫폼은 ASTRA Drive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통해 제어된다.
그런데, 이미 많은 대기업, 기술기업, 스타트업들이 경쟁하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 없이 차량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트리즈에게는 어떤 확신과 결단, 그리고 그 과정이 배경에 있었을까? 이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듣게 될 것 같아, 장내 소음을 차단하기 위해 함께 ASTRA Leo 자율주행 셔틀에 탑승했다. 사업 초기에서 서울모빌리티쇼 참가까지 손 대표와 트리즈의 이야기, ASTRA 브랜드 론칭의 의미에 대해 들었다.
AI를 꿈꿨던 자동차공학자
손성효 대표는 국민대학교에서 자동차공학을 전공하고 2007년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줄곧 자율주행 개발과 연결돼 왔다. (자동차) 대기업을 마다하고 자율주행 스타트업으로 옮겨 본격적인 커리어를 시작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손 대표가 학위 과정에서 독일에 연수를 간 적 있었는데, 여기서 엔지니어들과 기업의 모습, 소기업조차 커다란 자존감을 갖고 기술적으로, 사회적으로 그 역할을 다 하는데 큰 자극을 받았다. 그리고 둘째는 대학 동료다.
“학위를 마칠 즈음 한 후배가 자율주행차 시대가 올 것 같다며 함께 해보자고 했습니다. 그때가 2008년 여름이었던 것 같은데요, 아시겠지만 그가 바로 미국의 기업, 학교와 함께 DARPA를 경험하면서 자율주행의 비전을 본 문희창 박사였죠. 그와 몇 번을 더 만나면서 의기투합할 수 있었습니다.” 손 대표가 말했다.
언맨드솔루션의 창업 멤버로서, 바디와 섀시가 전공이던 손 대표는 자율주행과 로봇을 전공한 문 박사와 하모니를 이뤘다. 그렇게 3 ~ 4년 동안 그들은 여러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우리나라 최초로 자율주행으로 매출을 올리는 기업을 만들었다. 자율주행에 대한 다양한 연구개발이 시작될 때 자율주행차를 만들어 줄 수 있는 곳이 언맨드솔루션 밖에 없었다.
트리즈의 탄생은 그로부터 5년 후인 2013년이다. 아이러니하게 트리즈는 언맨드솔루션과 같은 스타트업 정신이나 자율주행에 대한 비전이 없었다. 자율주행 붐이 꺾이고 기술적으로 더딘 전개와 발전에 대한 회의감으로 손 대표는 다시 그의 전공인 자동차 바디와 섀시 분야로 갔다.
“언맨드솔루션과 우리나라 최초의 자율주행을 했지만 그 미래가 희미해진 느낌이었습니다. 꼭 2006년 논문을 냈을 때와 비슷한 좌절이었어요. 지금은 ‘AI’라고 하지만 당시엔 ‘신경망 뉴럴 네트워크’라고 할 때인데, 제가 자동차에서 이에 대한 논문을 썼었죠. 스스로 뭔가 대단한 것을 해낸 자부심이 있었는데 주변 반응은 전혀 그렇지 않았었죠. 언맨드솔루션을 퇴사하고 나니 할 수 있는 게 제가 잘하는 시험, 검사, 테스트 솔루션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생계를 위해 트리즈를 창업했습니다.”
(당시엔 자율주행에서도 AI 활용은 거리가 멀었다. 자율주행은 아직 로직에 의한 인지 판단제어, 룰 기반이었다. 간신히 비전 분야에서 차선인식과 같은 애플리케이션에 AI가 시도되기 시작했을 때다.)
트리즈(당시 트리즈 엔지니어링)는 자동차의 섀시, 바디, 그리고 내구성 등과 관련된 이런저런 시험, 검사, 테스트 기법이나 장비 개발 의뢰에 대응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ASML 등 반도체 회사, 배터리 등 스마트팩토리 관련 시험, 검사, 자동화 관련 양산 제품을 납품했다. 예를 들어, 반도체 OHT 크리닝 자동화 시스템, 배터리 극판 검사 장비, 환경 내구 시험기, LM 가이드 내구시험기, 각종 생산설비 및 장비 성능 테스트 소프트웨어 등이었다.
“비전 기반 시험, 검사 기술이 있다 보니 반도체 공장 등에서 문의가 있었고 매년 5 ~ 10대씩 여러 제품을 납품해왔습니다.”
트리즈는 자율주행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차량 개조, 시뮬레이터, 소프트웨어 등 다양한 기술을 보유하며, 특히 특수목적형 자율주행차의 개발, 공급에 나서고 있다. 이미 많은 대기업, 기술기업, 스타트업들이 경쟁하는 자율주행 시장에서, 대규모 투자 없이 차량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한 트리즈에게는 어떤 확신과 결단, 그리고 그 과정이 배경에 있었을까? 이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손 대표가 들려줬다.
트리즈의 자율주행 입문
그렇게 10여 명의 종업원으로 시작한 회사는 4살이 될 무렵 30여명으로 확장되고 재정도 안정됐다. 그리고 그동안의 개발 및 기술 노하우와 함께 새로운 시장, 양산 가능 제품을 찾기 시작했다. 그러는 동안 자동차 산업에선 자율주행 이슈가 다시 전 세계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국가 차원의 R&D가 다시 본격화되기 시작했어요. 오토노머스에이투지나 라이드플럭스 같은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이 ‘소프트웨어로 세상을 바꾸겠다’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죠. 그런 흐름 속에서 과거 자율주행을 함께 했던 지인들이 ‘손 대표는 자율주행 안 해요? 다시 시작해보는 건 어때요?’라며 자주 물어오곤 했습니다.”
손 대표는 회사와 스스로를 돌아봤다. 그의 자율주행 경력은 4 ~ 5년은 됐지만, 트리즈는 기계를 설계하고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무언가를 검사하는 체제였다. 또, 그동안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도 세대가 바뀌며 진화했다. 예를 들어, 당시 자율주행 스타트업들이 보는 언맨드솔루션의 소프트웨어, 테슬라가 바라보는 자동차 산업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아키텍처나 세대가 다른 것처럼, 트리즈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포함해 다른 영역에 있었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인력을 뽑는다고 해도 그들과 빠르게 경쟁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없었다.
“같은 영역에서 경쟁하기 힘들뿐더러 회사의 지속가능성도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모두가 소프트웨어를 한다고 하는데 차를 하는 사람은 없었죠. 그리고 저희가 제일 잘하는 게 차를 설계하고 ECU를 뜯어 코드를 넣고 제어하는 것이었죠. 그것을 통해 우리는 고객들을 적으로 돌릴 필요 없이 자율주행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봤어요!” 손 대표가 말했다.
그렇게 트리즈는 한국자동차연구원, 기계연구원, 전자기술연구원 등 국책기관은 물론 다양한 대기업, 스타트업들의 자율주행 연구를 위한 차량 개조, 전장 설계를 지원하는 파트너가 되며 다시 자율주행에 발을 내디뎠다.
당시 자율주행차들은 초창기 전기차 개발처럼 양산이 아닌 R&D 개념으로 기존 차량을 개조하고 배터리를 포함한 전장 시스템을 보강하는 형태였다. 차를 개조하는 기업도 있었지만, 그 방식은 카센터나 시작차 개념, 아니면 전장 경험에만 있던 터였다. 이런 상황에서 트리즈는 그들의 전문성을 활용해 기업, 연구소, 학교 등 다양한 고객의 제각각인 센서, 제어기, 전원에 대한 자율주행 하드웨어, 전장 요구사항, 임시운행허가와 같은 변동요소에도 효과적인 대응을 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2018년부터 시작한 이런 프로젝트가 지난해까지 120건 이상이에요. 저희는 ECU 테스트 차원에서 100% 완벽한 ECU는 아니지만 작은 제어기들을 다양한 형태로 모듈화, 제품화해 차종, 애플리케이션에 따라 쉽게 적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의뢰에서 테스트 카까지 통상 서넉 달 걸리던 것을 저희는 한 달 만에 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청계천을 운행하는 42dot의 자율주행 셔틀이다. 이 셔틀 10대의 전장을 트리즈가 지원했다.
2020년이 지나면서 자율주행 레벨 4 서비스 시장이 떠오르면서 실제 서비스를 위한 세련된 차량 모델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사진은 ASTRA Leo 자율주행 셔틀.
개조는 그만
2020년이 지나면서 트리즈의 비즈니스 환경에 큰 변화가 생겼다. 업계는 주로 양산 승용차를 자율주행차로 개조했는데, 프로토콜 보안이 갈수록 강화되는 등 개조 난이도가 높아졌고, 시장에서는 자율주행 레벨 4 서비스 시장이 떠오르면서 실제 서비스를 위한 세련된 차량 모델이 요구되기 시작했다.
“버스나 15인승 이상 대형차 개조시장은 여전했지만, 승용차 영역에서는 이런 비즈니스의 미래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렇다고 매출 규모가 몇 십억 원에 불과한 저희가 차를 만들 수도 없었고요. 그동안 쌓아온 전기구동, 섀시, 제어 관련 기술 노하우를 날릴 수 있는 상황이었죠.”
시간이 지나면서 손 대표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기 시작했다. 손 대표가 찾은 해법은 바로 번호판이 없는 차! 예를 들어 항만에서 활동하는 야드 트랙터나 공장의 지게차, 공원의 코끼리 버스와 같은 차였다. 트리즈의 기술로 할 수 있는, 장비로 인식되는 차들이 생각보다 훨씬 많았던 것이다. 말하자면, 현대기아차의 프레임을 사다가 소방차, 앰블런스, 크레인 등으로 만드는 특수목적차 시장이 자율주행을 원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는 너무 어려운 분야였다.
“예를 들어 크레인을 위한 소프트웨어라고 하면, 과거에는 단지 PLC 프로그래머를 고용해 2,000만 원을 주고 뚝딱 해내고 적용했는데, 자율주행은 그렇게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닙니다. 저는 테슬라와 그들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새로운 형태의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플랫폼으로 전기차 시장을 뒤집었듯이 트리즈란 소프트웨어 회사로 차를 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희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대해 많은 준비를 해왔었거든요!”
사람들은 흔히 승용차의 지율주행을 먼저 떠올리지만 이것은 철저한 안전과 규제 이슈로 멀리 있다. 빠르게 다가오는 것은 산업 시장이다. 노동력, 효율성 등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율주행이 필요한 곳이 바로 산업 현장이다. 그리고 여기서 차량을 100% 만드는 게 아니라 특정 기업과 협업해 트리즈의 자율주행과 섀시 제어기술을 제공한다….
“우리는 최근 2년 동안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특수목적차 시장을 살펴봤고 확신을 갖게 됐습니다. 이것이 창업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투자를 고민한 이유입니다.” 손 대표가 말했다.
트리즈는 특수목적차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필요했다. 트리즈는 유능한 소프트웨어 인력들을 끌어모으기 시작했고, 2023년부터는 오토웨어 기반 오픈소스 자율주행 아키텍처에 접근했다.
“우리는 몇 차종에 대해 직접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임시운행허가를 받기도 했지만, 몇 명 안 되는 소프트웨어 인력으로 수십, 수백 명 규모의 기업 수준에 오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그 결과 오픈소스 기반을 택하면서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최소한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자율주행 레벨 4 수준에 오르게 됐습니다. 이 소프트웨어들은 표준화돼 있기 때문에 차종과 애플리케이션이 바뀌어도 한, 두 달 내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트리즈의 손성효 대표와 dSPACE 코리아 손태영 대표가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STRA -
흩어진 별들을 하나로 잇는 기술의 우주,
트리즈의 자율주행 플랫폼
트리즈는 마침내 그들의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올해 ‘ASTRA’ 브랜드를 론칭하면서 특수목적차 자율주행 시장에서 큰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특수목적차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연 매출을 100억 원 이상 올린다. 시장은 작으면서 R&D, 용역 형태다. 트랙터 한 대가 2 ~ 3억 원이라면 자율주행 트랙터는 5~ 10억 원이다. 따라서 차종을 2 ~ 3개 확보해 50대를 자율주행화한다면 가정하면 500억 원 규모가 되는 셈이다.
특수목적차를 하는 기업은 많지 않고 거기에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책임지고 공급하는 회사는 더더욱 드물다. 서비스까지 한다고 마음먹는다면 이것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트리즈가 차량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셔틀 서비스, 항만 물류 서비스 등 각 분야에서 잘하는 기업이 그들의 관제 및 운영 소프트웨어를 붙여 윈-윈하는 게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생각됐다.
“자율주행 기술이 부가가치가 낮을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리고 저희는 자율주행 기업이나 대형 OEM이 하지 않는 특수목적차 시장에 있습니다. 우리는 전기트럭을 그대로 사올 수도 있고, 디젤 차를 전기화해 자율주행화할 수도 있습니다. 양산라인을 갖추는 것은 어렵지만 이런 수작업과 양산의 중간 형태로 적게는 연 100대, 많게는 1,000대 미만에서 차량 생산이 가능합니다. 바로 그 출사표가 ASTRA 브랜드입니다.”
손 대표가 말했다.
라틴어로 ‘별들’을 뜻하는 ASTRA는 단순한 브랜드명을 넘어, 트리즈가 지향하는 자율주행 기술의 철학을 담고 있다. 셔틀, 트랙터,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자율주행 하드웨어를 각각의 ‘별’로 비유한다면, ASTRA는 이 별들을 하나의 우주처럼 연결하는 소프트웨어 플랫폼이다. 오픈소스 기반의 유연한 구조를 통해 다양한 운용 설계 영역(ODD), 센서 세트, 알고리즘을 쉽게 적용하고 확장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하드웨어 간 유기적인 통합과 운용을 실현한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의 성능은 물론, 가격 경쟁력, 업데이트 및 유지보수, 운영 관리까지 모든 요소를 하나의 통합된 제품군으로 구성함으로써 높은 수준의 일관성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통합적 접근은 일반적으로 스타트업이 약점을 보이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뿐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이 ‘의미 있는 데이터를 얼마나 잘 수집하고, 얼마나 똑똑하게 활용하는가’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트리즈의 강점인 데이터 수집, 시뮬레이션, 테스트 및 평가 분야를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이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실효성과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핵심 기반으로 작용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트리즈는 글로벌 검증 솔루션 기업 디스페이스(dSPACE)와 협업을 시작했다. 이 협력은 2025 서울모빌리티쇼를 계기로 본격화됐으며, 양사는 자율주행 기술 개발 및 테스트 자동화 분야에서 공동의 기술 로드맵을 구축하고 있다.
“저희는 특히 E2E(End-to-End) 학습 기반의 데이터 세트 구축을 위해 디스페이스의 데이터 로깅 장비와 트리즈의 실주행 데이터 수집 인프라를 연동해, 데이터 중심의 폐쇄 루프 검증 환경을 조성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차량의 센서부터 액추에이터까지 연결되는 전체 제어 흐름을 자동으로 검증할 수 있는 E2E 테스트 자동화 시스템과 통합 검증 프레임워크를 공동 개발 중입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협력을 넘어, 산업계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검증 가능한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트리즈가 자사의 자율주행 기술을 내부적으로 더욱 정교하게 개발하고 고도화할 수 있는 중요한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비즈니스 모델이 너무 넓은 것 아니냐? 욕심이 많은 것 아니야?’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영역은 실제로 필요한 기반 기술들이고, 트리즈라는 회사가 흔들리지 않도록 지탱해주는 근본입니다. 심지어 자동차와 직접 관련이 없는 장비 납품까지도 지금은 ‘ASTRA’ 비즈니스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손 대표는 트리즈의 기술적 확장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트리즈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분야에서 축적한 제어 및 시스템 통합 역량을 바탕으로, 반도체 산업과 같은 고정밀 장비 분야로도 기술 적용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ASML의 노광장비 관련 프로젝트다. 트리즈는 해당 장비의 구조나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는 않지만, 유지보수 요구를 자동화하고 라인 흐름을 정밀하게 이해해 대응함으로써, 특수목적형 자율주행 솔루션을 이질적인 산업군에도 성공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모빌리티 분야를 넘어선 적용이지만, 정밀 제어라는 공통 기술 기반 위에서 유의미한 기술적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트리즈는 이러한 융합적 기술 확장을 통해 그들의 자율주행 역량을 더욱 입체적으로 발전시키고 있고, 이는 다양한 산업군과의 접점을 넓히는 중요한 전략적 발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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