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se Experience Is It Anyway? When AI Agents Enter the Cockpit
자동차 경험은 누구의 것이 되는가
AI 에이전트가 콕핏에 들어오는 순간
2026-06-09 / 07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과정은 숨고, 책임은 남는다. 우리는 AI 에이전트를 편리한 비서로 생각한다. 하지만 에이전트는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존재가 아니라, 무엇을 보여주고, 무엇을 추천하며, 어떤 서비스를 호출할지 결정하는 존재다. 사용자는 더 적게 조작하지만, 누군가는 더 많이 결정한다. 자율주행과 ADAS에서 반복적으로 마주쳤던 것, 시스템이 결정하지만 책임은 따라가지 않는다는 것이 이제 콕핏 안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글 | 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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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가스로 가는 길, 테슬라를 타는 사람과 다른 전기차를 타는 사람의 경험은 다를 수 있다.
테슬라는 자체 Supercharger 네트워크 안에서 충전 경로를 자동으로 계획하고, 충전소 도착 전에 배터리를 미리 예열해 두며, 결제는 자동으로 처리된다. 다른 전기차를 타는 사람은 비슷한 기능을 갖춘 차에서 앱을 열고, 계정을 확인하고, 네트워크 호환 여부를 따져야 한다. 기능 차이가 아니라, 생태계 통합성의 차이다.
Auto China 2026 전시장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있었다. Xiaomi는 SU7과 YU7을 단순한 전기차로 전시하지 않았다. 차 옆에는 HyperOS, AI 음성비서, 스마트홈 연동 시나리오가 함께 있었다. 사용자가 차 안에서 새로운 시스템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쓰던 생태계가 자동차 안으로 이어진 것이다. 전시의 깊은 곳에는 자동차 자체보다도 그 자동차가 연결될 생태계가 있었다. 
지금까지 차에서는 사람이 먼저 움직였다면, 이제는 시스템이 먼저 움직인다. 이 차이가 지금 자동차 산업 전체로 번지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생각보다 큰 질문이 자라고 있다. 
‘앞으로 자동차 경험은 누구의 것이 되는가’란.



앱은 사라지지 않는다. 보이지 않게 될 뿐

자동차 안에서 앱의 시대가 열린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내비게이션 앱, 음악 앱, 충전 앱, 주차 앱. 사용자는 필요한 순간마다 화면을 열고, 찾아서 실행했다. 스마트폰이 차 안에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그 앱들은 대부분 OEM의 것이 아니었다. OEM은 화면을 제공했고, 앱은 대개 외부에서 왔다. 2014년 Apple CarPlay, 이후 Android Auto가 등장했을 때 OEM은 내비게이션, 음악, 메시징 같은 경험의 일부가 스마트폰 생태계에 의해 결정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대부분 받아들였다. 소비자가 원했기 때문이다. 그 선택은 당시 현실 안에서 나온 판단이었다.
지금은 콕핏에 또 다른 게 올라오기 시작했다. AI 에이전트. 
이 에이전트는 앱과 다르다. 앱은 사용자가 열어야 작동하지만,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열기 전에 이미 판단을 한다. 목적지까지의 경로, 충전 잔량, 일정, 날씨, 이전 주행 패턴 같은 맥락을 읽고 필요한 서비스를 대신 호출한다. 사용자가 내비게이션, 충전, 음악 앱을 열지 않아도 시스템이 알아서 채워간다.
에이전트가 오면 앱은 뒤편으로 물러난다. CarPlay가 사용자가 보는 인터페이스를 바꿨다면, 에이전트는 사용자가 무엇을 선택할지를 대신 결정하기 시작한다. 이에 따라 경쟁의 양상도 달라진다. 더 좋은 앱을 만드는 싸움이 아니라, 에이전트가 판단하는 순간에 누가 선택받느냐의 싸움으로 바뀐다.




AI 시대에 헤드유닛의 핵심 과제는 기능을 늘리는 것인가, 아니면 차량과 외부 생태계 사이의 경계를 설계하는 것인가.



경계를 설계하는 자와 경계를 없애려는 자

그런데 그 선택의 기준은 누가 만드나. 
최근 LG전자 Vehicle Solution은 이 질문을 정면으로 꺼냈다. 그들은 답이 기능 확장이 아니라 경계 설계라고 했다. 에어컨 제어처럼 차 안에서 즉각 처리돼야 하는 것, 음악 스트리밍처럼 클라우드와 연결돼야 하는 것, 결제나 일정 관리처럼 스마트폰 생태계와 맞물려야 하는 것, 어디까지가 차의 일이고, 어디서부터가 외부 서비스의 일인지를 정하는 것이 헤드유닛의 역할이라고 했다. AI 에이전트가 차에 들어올 때 핵심 질문은 차가 어떤 경험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가이며, 개인화는 지속적 학습이 아니라 동의와 맥락을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슷한 시기 LG는 또 다른 측면도 강조했다. “Google과 주요 글로벌 테크 파트너들과의 협력을 통해 차별화된 경험을 계속 제공하겠다”고. 
경계를 설계해야 하면서도 플랫폼 위에 올라가야 하는 상황. LG는 Qualcomm의 Snapdragon Cockpit Elite Platform 위에서 단일 SoC로 다중 디스플레이를 동시 제어하는 솔루션을 공개했다. Google의 Android Automotive OS 기반에서 운전자 화면에는 내비게이션, 조수석에는 유튜브, 뒷좌석에는 각자 다른 컨텐츠가 동시에 흐른다. 
LG는 스스로를 ‘오케스트레이터’라고 부른다. 그런데 오케스트레이터는 악보를 쓰지 않는다.
이런 구조 내에서는 역할이 나뉜다. 지도·POI·충전 추천처럼 외부 서비스 영역에서는 Google과 같은 플랫폼 사업자의 영향력이 크다. 단일 모델이 아니라 복수의 LLM이 레이어별로 혼재하는 구조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또, 차내 서비스와 에이전트 판단 규칙은 OEM이 설계한다. OEM은 에이전트가 판단하기 어려운 순간, 사용자와 더 많은 소통이 필요한 순간의 기준을 직접 정한다. 그리고 LG든 Bosch든 Harman이든, 통합자는 이 OEM 룰 안에서 각자의 역할을 찾는다. 
자동차의 에이전트는 스마트폰과 다르다. 임베디드와 클라우드를 동시에 요구하고, 경험·안전·정책이 한꺼번에 걸리기 때문에 단일 플레이어가 모든 것을 가져갈 수 없다. 그런데 베이징에서는 달랐다. 티어 1과 OEM이 경계를 설계하는 동안, 경계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드는 움직임이 있었다. 
Xiaomi는 자동차를 HyperOS 생태계의 마지막 노드로 전시했다. 사용자가 새 시스템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이미 쓰던 생태계 안으로 차가 들어오는 것. Huawei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전동화 파워트레인부터 지능형 주행, 콕핏, AI 에이전트, 앱 생태계까지 한 부스에 넣었다. 아예 경계가 필요 없는 자리를 만들고 있었다. 티어 1이 경계를 설계하겠다고 할 때, 그 경계 위의 질서는 이미 다른 곳에서 만들어지고 있었다. 싸움은 누가 경계를 설계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권한의 출처가 되느냐였다.
차량 안전, 브랜드 경험, 데이터 정책은 OEM이 쉽게 내줄 수 없는 영역이다. 데이터 주권과 프라이버시를 요구하는 서구 시장에서는 그 경계를 설계하는 능력이 오히려 진입 조건이기도 하다. 차의 상태와 맥락을 API로 열어 외부 서비스와 연결하려는 시도도 늘고 있다. 그러나 API가 열린다고 경험의 질서까지 자동으로 정리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연결이 아니라, 그 연결 위에서 누가 경험의 질서를 만들고 어떤 기준으로 추천을 결정하느냐다.




샤오미는 AI 모델(MiMo), 운영체제(HyperOS), 자체 SoC(XRING)를 통해 차량 경험 전반을 아우르는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과정은 숨고, 책임은 남는다 

여기서 한 가지를 짚어야 한다. 자동차의 에이전트는 다르다.
임베디드와 클라우드 하이브리드로 작동해야 하고, 통신이 끊겨도 차는 달려야 하며, 안전 판단은 실시간이어야 한다. 경험, 안전, 정책의 이 세 가지가 자동차 에이전트의 결정 변수에 포함된다. 그리고 그 무게가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것이 책임이다. 
최근 특정 배달 앱에서 라이더 부족을 이유로 영업 중인 가게가 영업하지 않는 것처럼 표시되고, 실제 반경과 다르게 배달 가능 구역이 설정된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용자는 자기가 선택한다고 생각하지만, 선택지 자체가 이미 설계된 것이다.
이런 상황이 콕핏으로 들어오면 어떻게 되겠는가. AI가 “12분 뒤 충전소가 있습니다. 들를까요?”라고 물으면 사용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한다. 그런데 그 충전소가 왜 그 충전소인지 알 수가 없다. 가장 가까워서인지, 충전이 가장 빠른 곳이어서인지, 아니면 OEM과 계약된 사업자이기 때문인지. 에이전트가 대신 선택하는 프로세스에서 사용자는 결과를 경험하지만, 과정은 점점 볼 수 없게 된다. 자율주행이라면 차원이 다른 이야기다. AI가 경로를 결정하고 차가 스스로 움직이는 순간, 권한의 이동은 서비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사의 문제가 된다.
OEM은 차를 만들고, 티어 1은 시스템을 구현 통합하고, 빅테크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무언가 잘못되면 책임은 누구에게 가는가. 권한은 이동하는데, 그 권한이 어디로 갔는지에 대한 규칙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자동차 경험은 누구의 것인가

자동차 산업은 오랫동안 운전자의 손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제는 운전자의 선택까지 줄이기 시작했다. Auto China 2026을 취재하면서 반복적으로 마주친 미래가 콕핏 안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었다. 시스템이 결정하지만, 책임은 따라가지 않는다.
‘우리는 더 이상 자동차를 보지 않는다’란 글을 쓴 적이 있다. 우리가 본 것은 차가 아니라, 차 안에서 흘러가는 시간이었고, 그 시간의 질이 곧 경험이었다고 했다. Xiaomi가 전시장에 HyperOS를 가져온 것도, Huawei가 생태계 전체를 한 부스에 넣은 것도 결국 그 시간을 설계하겠다는 것이다.
OEM, 티어 1, 플랫폼 기업, 생태계 기업이 동시에 그 자리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그 판단들이 쌓이는 동안, 경험이 좋아지는 것과 그 경험을 대신 선택하는 권한이 이동하는 것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후자에 대한 규칙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자동차 경험을 대신 선택하는 권한은, 지금 누구의 것인가.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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