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 China 2026 - Where the Industry′s Center of Gravity Shifted
2026-05-19 / 07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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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는 조용히 오지 않았다. Auto China 2026은 중국 자동차 산업이 표면이 아니라, 체계 자체가 바뀌었음을 보여준 현장이었다. 빅네임들이 전면에서 생태계를 재편하는 동안, 이름보다 실력을 숨긴 조용한 부스들이 그 아래 층위를 바꾸고 있었다. 이 글은 중국에서, 그리고 중국과 서구 간 전이를 동시에 기록한다. 자동차는 다른 존재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글 | 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전시장 한켠, 투명한 유리 필름 위로 황금빛 말 한 마리가 달리고 있었다. 그 너머로 전시장 풍경이 그대로 보였다. 두 개의 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표면. NanoAR의 풀-도메인 윈도 디스플레이다.
멀지 않은 곳, Rockchip 부스의 검은 터미널 화면에서는 로그가 쉼 없이 흘렀다. “바람 먼저 끄고, 10초 뒤 다시 켜.” AI 보드는 100ms 이내에 응답했다. 인터넷도, 클라우드도 없었다. 모든 처리는 차 안에서 끝났다.
CATL 부스에서는 ‘6분 완충 · 1500 km 주행 · No Liquid Electrolyte’라는 문구 아래 Shenxing Battery III 실물 팩 구조가 펼쳐져 있었다. DeepRoute.ai 부스에서는 창업자 맥스웰 저우(Maxwell Zhou)가 단상에 올라 말했다. “자율주행 안전성을 10배, 100배 끌어올리려면 대형 파운데이션 모델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Horizon Robotics 부스 벽에는 Bosch와 ZF의 실물 ECU 모듈이 나란히 걸려 있었다.
전시장 한가운데에서 폭스바겐은 Xpeng과 24개월 만에 공동개발한 ID. UNYX 09를 공개했다. Xiaomi는 SU7·YU7와 함께 자체 SoC XRING O1, 충돌 테스트 영상, 배터리 보호 구조, 가전 생태계까지 한 부스에 쏟아냈다. Huawei는 쇼에서 가장 큰 부스를 차지했다. 단순히 공간이 넓었던 게 아니라, 자동차 산업 안에서 그들의 위치를 말하고 있었다.
사실 이것들은 서로 다른 회사의 서로 다른 기술 이야기가 아니다. 380,000㎡의 거대한 전시장 안에서 동시에 울린 하나의 질문이었다.
자동차란 무엇인가.
현장을 찾은 독일 MHP의 아우구스틴 프라이델(Augustin Friedel)은 이렇게 말했다.
“중국 생태계 안에서 직접 개발하지 않는 기업은 결국 백미러를 통해 그 변화를 바라보게 될 뿐입니다. 이제는 ‘In China for China’를 넘어 ‘In China for the World’가 새로운 전략 언어가 되고 있습니다.”
영국 SBD Automotive의 앤드류 하트(Andrew Hart)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꺼냈다.
“서구 OEM은 중국을 떠날 여력이 없고, 중국 OEM은 중국에만 집중할 여유가 없습니다. 점점 더 많은 OEM이 생태계 플레이어가 되고 있습니다.”
4월 말. 사흘간 쉼 없이 걸어 다녔다. 1,451대 전시, 181개 월드 프리미어. 세계 신기록이지만 숫자는 부차적이다. Auto China 2026은 신차 발표회가 아니라, 자동차 산업 전체의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현장이었다.
Bosch는 중국의 속도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검증과 책임을 붙잡은 채 중국과 유럽 사이를 연결하고 있었다.
1막 · The Ground Shifts
중국을 떠날 수 없는 서구 OEM
2023년 IAA, BYD 부스가 유럽 최대 모터쇼를 잡아먹었을 때 서구 업계의 반응은 대체로 관망이었다. '중국차가 팔린다. 상품성이 올라왔다'였다. 2026년 베이징은 그 관망이 끝났다는 확인이었다.
OEM의 대응은 폭스바겐이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Developed in China, for China.” Xpeng과 공동 개발한 CEA(China Electronic Architecture) 플랫폼으로 ID. UNYX 09를 24개월 만에 완성했다. 전통적인 OEM 개발 주기의 절반도 안 된다. ID. ERA 9X에는 Momenta 강화학습 월드 모델 R7이 탑재됐다. 2026년부터 CEA 기반 차량에 온보드 AI 에이전트가 들어간다. 폭스바겐은 중국으로 들어가 중국처럼 개발하는 것을 전략으로 삼았다.
티어 1의 대응은 다른 방향이다. Bosch CTO 마티아스 필린은 지난해 IAA 직후 열린 The Autonomous에서 이미 이런 변화를 말했다. 중국에서 개발한 2-stage E2E AI 시스템을 독일로 가져와 '몇백 시간'의 학습으로 IAA에서 시연했다. 단, 완전한 블랙박스가 아니라 E2E 위에 VLM을 얹는 하이브리드다. 실제 도로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추적하고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중국에서 만들어 글로벌로 가져간다. Bosch는 이제 중국에서 레벨 3를 먼저 실증하고 세계로 옮길 계획이다. Horizon Robotics 부스 벽에 Bosch와 ZF ECU 모듈이 걸린 장면이 그런 방향을 말해준다. 칩을 누가 만들고, 그 위에 누가 올라타는지. 누가 플랫폼이 되는가의 질문이었다.
그러나 이런 ‘전이’는 한 방향이 아니다. 서구가 중국의 속도를 배우는 동안, 중국도 변하고 있다. 속도에서 책임으로.
중국 MIIT는 레벨 3 자율주행 요건 초안에서 시스템의 최소위험조치를 강제하기 시작했다. DSSAD도 의무화 흐름이다. 현장에서 만난 한 중국 자율주행 개발사 임원이 말했다. “지능주행의 핵심은 속도가 아니라 경계다.” 중국이 글로벌로 나가기 위해 책임을 배우고 있다는 신호다.
Huawei는 쇼에서 가장 큰 부스를 차지했다. 단순히 공간이 넓었던 게 아니라, 자동차 산업 안에서 지금 그들의 위치를 보여주고 있었다.
2막 · The Ecosystem Rewrites the Rules
자동차 밖 논리가 자동차 안으로 들어왔다
1장 · The Visible Giants
이름을 아는 회사들이 전면에 나섰다
Auto China 2026에서 진짜 무서웠던 건 BYD의 물량도 CATL의 스펙도 아니었다. 자동차 산업의 방식을 배운 적 없는 회사들이 전시장 안으로 통째로 걸어 들어온 것이었다.
Xiaomi 부스를 한 바퀴 돌면 이게 느껴진다. SU7·YU7 옆에 XRING O1 자체 SoC, MiMo 기반 AI 에이전트, HyperOS 생태계가 함께 놓여 있었다. 자동차는 Xiaomi 사용자 경험의 마지막 디지털 노드처럼 배치돼 있었다. Xiaomi가 말하는 건 “우리도 자동차를 잘 만든다”가 아니라, “자동차는 우리 생태계의 마지막 노드”였다. 그러면서 충돌 테스트, 배터리 보호 구조, 섀시 구조까지 전면에 내세웠다. 앱을 만들던 회사가 차체 강성을 말하기 시작한 것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번호판을 단 것이었다.
Huawei는 더 나아갔다. Yinwang(引望)을 통해 자율주행 알고리즘부터 콕핏 하드웨어까지 수직 계열화했다. ADS 5.0은 충돌 위험 50% 감소를 주장하며 AITO·Arcfox에 레벨 3 고속도로 자율주행을 달아 출시했다. Huawei 부스는 그런 의도를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낸 공간이었다. 전동화 파워트레인 DriveONE, 차량 운동 제어 XMC, 지능형 주행 ADS/CAS, 콕핏 HarmonySpace, AI 에이전트와 앱 생태계까지 개별 부품 전시가 아니었다. 차량의 전기·전자·소프트웨어·AI·경험 레이어를 층위별로 쌓아 하나의 차량 운영체계처럼 보여줬다. 스펙 수치 대신 도심 통근, 장거리 여행, 야외 주행이라는 실제 시나리오를 전면에 세웠다. 기술을 성능이 아니라, 경험과 안전, 승차감의 문제로 다뤘다. Huawei가 원하는 건 인포테인먼트의 개선이 아니라, 차가 운영되는 방식 자체를 설계하는 시스템 사업자의 자리였다.
Huawei가 차량의 운영체계와 지능 레이어를 설계한다면, BYD는 다르다. 배터리·모터·반도체·소프트웨어·충전·ADAS까지 직접 만들고 직접 판다. 플랫폼을 노리는 게 아니라, 플랫폼 자체가 되려 한다.
CATL 부스도 배터리 공급사 전시가 아니다. Shenxing III, Qilin III, 응축형 배터리, 나트륨이온 기반 Naxtra Battery, 교체형 배터리 시스템까지 한 공간에 배치하며 충전 속도·저온 성능·안전·수명·원가·자원 순환을 하나의 산업 인프라로 묶었다. 6분 충전, 1500 km 주행, -30℃ 충전, No Liquid Electrolyte은 스펙 경쟁이 아니라, EV 사용자가 실제로 느끼는 불안 요소를 하나씩 제거하겠다는 메시지다. BYD가 완성차 실행 시스템이라면, CATL은 에너지 저장·충전·운영·순환 전체가 자동차 산업의 중심 운영체계가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중국 SDV 생태계에서 이제 어떤 회사들은 하나의 기능만 파는 게 아니라, 지능형 차량이 실제 작동하고 해외로 확장하기 위해 필요한 ‘보이지 않는 인프라’를 만들기 시작했다.
2막 2장 · The Other Side of the Floor
빅네임 너머, 더 깊은 전이
빅네임들의 부스를 지나치면 다른 공간들이 있다. 규모는 그들만 못하지만, 이 회사들이야말로 중국 자동차 산업이 표면이 아니라 아래쪽부터 바뀌고 있음을 정확히 보여준다. 전시장의 진짜 깊이가 여기 있다.
Rockchip의 온디바이스 AI는 클라우드 없이 100ms 이하로 차량 기능을 제어한다. 지연·대역폭·데이터 주권이라는 현실적 제약이 클라우드 의존 구조를 흔들기 시작했다. Kotei의 SDW는 멀티 에이전트 시스템으로 AUTOSAR 설정부터 코드 생성·테스트까지 처리한다. 인간 개입 20%, AI 자동화 80%. 엔지니어가 코드를 짜는 게 아니라, AI 에이전트가 짠다. 이는 소프트웨어 개발 문법이 AI로 바뀌고 있다는 신호 이상이다.
Seeway.ai는 지도 회사 NavInfo에서 데이터 컴플라이언스·ADAS·콕핏·칩·글로벌 전개 지원까지 묶는 SDV 인프라 회사로 변신했다. 중국 규제를 가장 깊게 이해하는 회사가 그 이해로 글로벌을 공략하는 역설이다. Autolink는 200만 대 이상의 양산 레퍼런스 위에서 광통신 기반 중앙집중형 컴퓨팅 아키텍처를 글로벌 OEM에 제안하기 시작했다. NanoAR은 유리 자체를 인터페이스로 만든다. 파티션·선루프·사이드 윈도·윈드실드 전체가 디스플레이 레이어가 된다.
이 회사들을 각각 소개하면 기술 이야기지만, 한데 놓고 보면 구조의 변화가 보인다. Xiaomi, Huawei, BYD, CATL이 전면에서 생태계를 재편하는 동안, 이 회사들은 그 생태계가 실제로 작동하는 아래에서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 간다. 자동차 산업이 표면만 바뀐 게 아니라는 증거다. 그 안에서 자동차는 더 이상 제품이 아니다.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그 시스템 안에서 기존의 OEM·티어 1 구조가 근본적인 변화의 질문을 받는다.
3막 · The Loop That Outruns the Project
속도가 아니라 루프가 경쟁력이다
‘차이나 스피드’란 말에는 보통 두 가지 반응이 나온다. “역시 중국은 빠르다”이거나,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확한 반응은 따로 있다.
“어떻게 저런 속도가 가능한 실행 체계를 설계했는가.”
전통적인 OEM 개발은 선형이다. 기획 → 설계 → 샘플 → 검증 → SOP. 각 게이트를 통과하는 문화다. 실패가 뒤에서 발견되면 비용이 폭발하기 때문에 앞에서 최대한 봉인한다. 중국은 일단 내고 → 보고 → 고치고 → 다시 낸다. OTA는 업데이트 수단이 아니라 개발 프로세스 자체다. 스마트폰·앱·플랫폼 산업의 체질이 자동차로 들어왔다.
이런 루프의 실체를 가장 구체적으로 들려준 것은 DeepRoute.ai의 루안춘(Chong Ruan)이었다. DeepSeek의 전 수석 과학자 출신은 "진짜 경쟁력은 모델 자체가 아니라 얼마나 빠르게 반복하고 개선할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과거 100시간 이상 걸리던 데이터 수집 → 학습 → 테스트 → 수정 사이클이, 파운데이션 모델 기반 사전 분석과 클라우드 시뮬레이션으로 10시간 수준으로 단축된다. 루프가 10배 빨라졌다는 말이다.
BYD는 이 구조의 가장 큰 증거다. 배터리·모터·파워 일렉트로닉스·반도체·금형·인테리어·익스테리어를 내부화하며 자동차 회사를 넘어 하나의 산업 운영체로 움직인다. 285만 대 이상의 보유 차량, 하루 1.8억 km 이상의 주행 데이터는 판매량 자랑이 아니라, AI 학습 규모 자체, 경쟁력이다. 데이터가 루프를 돌리고, 루프가 다음 세대 ADAS와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에너지·제조·소프트웨어·데이터를 하나의 실행 루프로 묶는 회사. 중국 자동차 경쟁력이 가격이 아니라, 수직통합과 데이터 규모에서 나온다는 것을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그런데 왜 이런 루프를 모두가 가질 수 없을까? 루프를 설계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루프를 설계할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전통적인 구조에서 속도는 리스크였다. 검증되지 않은 채로 내보내는 것은 리콜이고, 리콜은 브랜드에 대한 것, 생존이다. 물론 이 논리는 틀리지 않지만, 문제는 그 논리가 유효하던 시장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OTA로 고칠 수 있는 소프트웨어와, 리콜해야 하는 하드웨어가 같은 차 안에 공존하기 시작한 순간, 검증 우선의 선형 개발은 속도 우선의 루프에 뒤처지기 시작한다.
Autolink 부스에서 나온 답이 이를 말해준다.
“많은 OEM의 기존 개발 프로세스, 조직 구조, 공급업체 관리 체계는 원래 분산형 E/E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중앙집중형으로 전환하려면 E/E 아키텍처, 소프트웨어 개발 방법론, 테스트·검증 프레임워크까지 근본적으로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장벽은 기술이 아니다. 기반 기술은 빠르게 성숙하고 있다. 하지만 더 큰 장벽은 조직 구조와 기존 방식에 대한 관성이다.
이것이 차이나 스피드의 실체다. 지금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야근’ 뉴스가 아니라, 회사와 공급망 전체가 실행 루프를 설계해 놓은 결과다. 그 루프 밖에 있는 조직은, 루프 안의 조직이 한 바퀴 돌아올 때마다 조금씩 뒤처진다. 문제는 그 간격이 선형으로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AI는 점점 더 많은 판단을 가져가고 있었다. 문제는 이제 얼마나 잘 달리느냐가 아니라, 그 판단의 책임을 누가 지는가였다.
4막 · The Minority Report
권한은 이동하고, 책임은 남는다
자동차 산업의 변화를 설명할 때 하나의 프레임을 여전히 쓰고 있다. ‘Minority Report’.
중국이 미래를 예측했다는 뜻이 아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믿어온 전제들, 자동차 개발은 오래 걸린다, 품질은 긴 검증 끝에 확보된다, 소프트웨어는 자동차의 보조 기능이다. 중국은 이 전제들 앞에 ‘정말 그런가?’라고 질문했고, 그 질문을 말이 아니라 실행으로 밀어붙였다.
영화에서 ‘프리크라임’ 시스템은 ‘예측’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범인을 지목하는 ‘권력’으로 작동한다. 시스템이 미래를 본다고 믿는 순간, 권한은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책임은 따라 가지 않는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같은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AI가 경로를 설계하고 판단을 만들고 차가 움직인다. 예를 들어, Huawei ADS 5.0이 레벨 3 판단을 내린다. Kotei 에이전트가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Rockchip이 차 안에서 명령을 실행한다.
DeepRoute.ai의 VLA는 이 구조를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낸다. 인접 차선 차량이 신호 없이 급감속했을 때, 시스템은 단순히 브레이크를 밟지 않는다. 신호 없는 급감속 → 전방 버스의 임시 정차 → 보행자 출현 가능성 → 충돌 방지를 위한 감속이란 사고의 흐름을 거쳐 판단한다. 그리고 루안춘의 말이 이를 압축한다. “도구를 두뇌로 삼지 말라.”
판단을 AI에 맡기되, 그 판단의 방향을 설계하는 것은 여전히 사람이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그 경계는 점점 흐려지고 있다. 판단의 권한은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그런데 책임은 따라 가지 않는다. 사고가 나면? 책임은 OEM, 운영자, 공급망으로 돌아온다.
데이터도 같은 구조다. “모델은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근데 데이터는 못 건드립니다.” AI가 판단하고, 모델은 공급사가 만들고, 데이터는 OEM이 쥔다. 사고가 나면 책임은 누구에게 돌아가는가? 사용자 데이터는 누구의 것인가? 차 안에서 생기는 서비스 수익은 누가 가져가는가? 우리는 하드웨어를 납품하는 회사인가, 아니면 운영되는 플랫폼의 일부를 책임지는 회사인가.
Horizon Robotics 부스 벽에 Bosch와 ZF가 걸려 있는 장면. 그것을 보면 이 질문은 이미 현실이 됐다. Bosch와 ZF가 Horizon의 칩 위에 탄다는 것은, 자동차 산업에서 누가 플랫폼이 되고 누가 그 위 레이어가 되는지를 말하는 신호다. 티어 1에게도 같은 질문이 그대로 돌아온다.
이런 긴장을 국가도 인식하고 있다. 중국 MIIT가 2026년 2월 공개한 레벨 3·레벨 4 강제 안전 표준 초안은 두 가지를 동시에 요구한다. 운전자가 응답하지 않을 때 시스템이 스스로 차선을 바꾸고 안전하게 정차할 것. 항공기 블랙박스와 같은 DSSAD를 의무 탑재해 그 판단의 흔적을 데이터로 남길 것. 누가 판단했는지 기록하고, 책임은 제도가 묻겠다는 것이다. 2027년 7월 시행 예정인 이 강제 표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중국 내 생산·판매·수입이 전면 금지된다.
권한이 이동할수록 책임의 질문은 더 커진다. 그리고 그 어긋남이 앞으로 이 산업 안에서 가장 뜨거운 싸움터가 될 것이다.
마지막 · The Question Left Open
그 다음은 누가 쓰는가
Auto China 2026이 끝났다. BYD는 실행 시스템을, CATL은 에너지 플랫폼을, Xiaomi는 소비자 전자 생태계를, Huawei는 플랫폼 주도권을 보여줬다.
폭스바겐과 Bosch는 중국의 속도 안에서 재학습하는 글로벌 OEM과 티어 1의 현재를 보여줬다. 이들 모두의 공통점은 자동차를 기계가 아니라 운영 시스템으로 본다는 점이다. 중국은 실행 체계를 재설계했다. 서구는 중국의 속도를 따르면서 책임을 방어선으로 세우고 있다.
그런데 전시장에서 사람들을 가장 오래 머물게 만든 건 플랫폼도 데이터도 아니다. 권한이 이동하고 책임이 남는 구조, 루프가 루프를 앞서는 경쟁, 생태계가 생태계를 삼키는 재편, 이 모든 것이 결국 도달하려는 곳은 누군가가 차 안에 앉아 느끼는 것. 그래서 가장 마지막 질문은 언제나 경험이었다.
AUDI E7X의 뒷좌석 리모컨은 센터 콘솔 아일랜드 뒤쪽에 숨겨져 있다. 버튼을 누르면 느리고 정밀하게 열린다. SenseAuto 부스에서는 AI 에이전트가 음성 한 마디로 블랙박스 영상을 찾아냈다. SAIC-Huawei의 Z7에서는 분산된 디스플레이들이 연결돼 컨텐츠가 지능적으로 흐르고 조명과 오디오가 하나의 감각으로 조율된다. 폭스바겐 그룹 Diconium의 광양(Guang Yang)은 이런 흐름을 이렇게 정리했다.
"훌륭한 자동차 UX는 화면 크기나 기능 목록이 아니라 미세 상호작용 속에 있습니다. 방향은 더 많은 디지털 접점이 아니라, 더 똑똑한 조율입니다."
경험은 아직 쓰이지 않은 게 아니라, 누가 더 진짜로 쓰기 시작했냐는 것이다.
Auto China의 기사들은 그 전이의 현장 기록이다.
칩 위에 올라탄 Bosch와 ZF, 클라우드 없이 차 안에서 실행되는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양산 현실로 옮기는 선택, 중국 규제를 가장 깊게 이해하는 회사가 그 이해로 글로벌을 공략하는 역설, 200만 대 레퍼런스 위에서 글로벌 OEM에 노크하는 방식, 엔지니어 대신 에이전트가 짜는 코드, 그리고 유리를 스크린으로 만드는 날. 각각은 하나의 퍼즐 조각이고, 한데 놓으면 하나의 그림이 된다.
자동차 산업의 대전이.
전시장을 나오기 전, 다시 NanoAR 부스 앞에 멈춰 섰다. 투명한 유리 위로 황금빛 말이 여전히 달리고 있었다. 그 너머로는 전시장 풍경이 그대로 보였다. 두 개의 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표면. 현실과 디지털, 자동차와 플랫폼이 겹치고, 물리적 기계와 AI 시스템이 동시에 존재하고, 서구와 중국이 서로를 배우며 재구성되는 지금. 어쩌면 Auto China 2026은 바로 그 중첩과 전이가 실제 산업 구조로 나타난 현장이었는지도 모른다. 자동차는 다른 존재로 이동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공중에 떠 있는 황금빛 말은 단순 디스플레이 데모가 아니었다. 자동차 유리 전체가 인터페이스가 되는 순간이었다.
두 개의 상이 동시에 존재하는 표면.
현실과 디지털, 자동차와 플랫폼이 겹치고, 물리적 기계와 AI 시스템이 동시에 존재하고,
서구와 중국이 서로를 배우며 재구성되는 지금.
Auto China 2026은 바로 그 중첩과 전이가
실제 산업 구조로 나타난 현장이었는지 모른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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