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븐 시티 1년, 2020년의 꿈에서 남은 것과 바뀐 것
토요타는 왜 자동차를 만들던 곳에 도시를 지었나
2026-10-06 온라인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토요타 우븐 시티 1기 구역. 옛 히가시후지 공장 자리에 들어선 작은 도시는 단계적으로 넓어지고 있다.

2018년, 폐쇄를 앞둔 공장에서 한 직원이 이곳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7년 뒤 그 땅에 도시가 들어섰고, 다시 1년이 지났다. 2020년 토요타가 이 도시에 걸었던 꿈 가운데 무엇이 남았고 무엇이 바뀌었는지, 그리고 이 작은 마을이 토요타가 소유하지 않은 세상에서도 쓸모를 가질 수 있는지를 살펴봤다.

글 | 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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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어떻게 되는 건가요”
2018년, 폐쇄가 결정된 토요타자동차 동일본 히가시후지 공장에서 한 직원이 도요다 아키오 당시 사장에게 물었다. 동북 지역 공장으로 옮겨 계속 차를 만들고 싶지만, 가족 사정으로 따라가지 못하고 회사를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을 생각하면 기쁜 마음으로 떠날 수 없다. 토요타는 앞으로 이곳을 어떻게 할 생각인가.
도요다 사장은 앞으로 50년 동안 자동차 개발에 기여할, 자율주행 같은 기술을 실증하는 커넥티드 시티로 바꾸고 싶다고 답했다. 회사가 승인한 계획이 아니라 현장서 처음 꺼낸 개인적인 구상이었다. 1967년 가동을 시작한 공장은 53년 동안 약 752만 대의 자동차를 만들었고, 7,000명이 이곳을 거쳐 갔다.
2020년 1월 CES에서 도요다 사장은 그 구상을 세계에 공개했다. 처음에는 미시간의 M-City 같은 자율주행 시험장을 검토했지만, 실제 도시를 짓고 사람들이 살게 하자는 생각으로 옮겨갔다. 그는 ‘꿈의 구장’이라 부르며 영화의 대사를 빌렸다.
“그것을 만들면 그들이 올 것입니다.”
도시는 지어졌다. 2025년 9월 출범한 우븐 시티에는 2026년 9월 현재 스소노시와 인근 지역 출신을 포함해 약 80세대 160명의 위버(Weaver)가 산다. 인벤터(Inventor)는 31곳이고, 주민을 중심으로 약 30건의 실증이 진행돼 왔다. 다섯 달 전인 4월에는 인벤터 24곳, 위버 약 100명이었다. 거주 인원은 1기 수용 인원 약 300명의 절반을 넘는다. 8월 시즈오카현 주민을 대상으로 한 입주 모집에는 1,000건 넘는 신청이 들어왔고, 약 25세대가 2027년 3월 무렵 입주할 예정이다. 10월 1일부터는 일반인 방문 프로그램도 일본 전역으로 확대했다.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지만, 그 규모와 방식은 2020년의 발표보다 훨씬 단계적으로 바뀌었다.
1년 전 AEM은 1기 건물이 완공됐을 때 이 도시를 ‘절반의 성공’이라 부르며 또 다른 연구개발센터, 그 이상이 될까를 물었다. 적어도 연구개발센터는 만들어졌다. 1주년에 물어야 할 것은 그다음이다. 자동차 회사는 왜 도시까지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그 이유는 6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한가.



보행자 우선으로 설계된 1기 구역 교차로. 차량과 신호, 서버의 연동을 함께 시험한다.



한집에서 태어난 세 가지 꿈

2020년의 우븐 시티에는 적어도 세 가지 기대가 겹쳐 있었다.
출발점은 창업가의 약속이다. 폐쇄를 앞둔 직원에게 건넨 대답이었고, 직기 회사에서 출발한 토요타가 스스로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기도 했다. 도요다 사키치는 밤늦게 베틀을 돌리던 어머니를 위해 자동직기를 만들었다. 도요다 사장은 CES 연설 끝에 토요타가 직기를 만드는 회사로 시작했으며, 이제 새로운 도시를 함께 짜고 싶다고 말했다. 우븐이라는 이름도 그 역사와 이어진다.
같은 연설에는 사업의 계산도 들어 있었다. 도요다 사장은 도시를 가상세계에 먼저 짓고 독창적인 디지털 운영체제를 만들겠다며 “아마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두 달 뒤 토요타와 NTT는 서로 약 2,000억 엔 규모의 지분을 취득하는 자본제휴를 발표했다. 공동 스마트시티 플랫폼을 우븐 시티와 시나가와역 앞 NTT 부지에 구현하고 다른 도시로 넓힌다는 계획이었다.
여기에 현장에서 직접 보고 고치는 토요타의 개발 방식이 더해진다. 소프트웨어와 AI가 차량의 가치를 좌우할수록 문제는 코드와 데이터, 시스템 사이의 상호작용에서도 생긴다. 사람이 사는 도시는 그 변화를 생활 속에서 살펴볼 현장이다.
세 가지 기대는 처음엔 한 조직 안에 있었다. 2020년 토요타가 TRI-AD를 우븐 플래닛으로 재편할 때, 운영회사 우븐 알파는 우븐 시티와 차량 소프트웨어 플랫폼 Arene을 함께 맡았다.
도요다 사장은 우븐 플래닛에 개인 자격으로 출자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는 미래에 대한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어느 정도 수준의 이익을 얻기 위해 이 정도 투자한다’는 논리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큰 조직은 과거의 성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일을 하려고 합니다만, 나는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려 합니다.”
6년 동안 세 꿈은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Arene은 양산의 길로 갔다. 2023년 초대 CEO 제임스 커프너가 물러난 뒤 덴소 출신 구마베 하지메가 뒤를 이었다. Arene은 신형 RAV4에 처음 양산 적용된 뒤 신형 Lexus ES로 넓어졌다. 우븐 시티와 Arene은 지금도 우븐 바이 토요타(WbyT) 안에 있지만, 공개된 성과는 각각 마을 안의 실증과 양산차에서 나왔다. 구마베 CEO는 올해 4월 Arene이 장기적으로 사람과 모빌리티, 인프라를 연결하는 기반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봤다.
토요타와 NTT의 공동 구상에도 변화가 보인다. 2024년 10월 양사는 2030년까지 합계 5,000억 엔을 투자해 사람·모빌리티·인프라를 잇는 ‘모빌리티 AI 기반’을 만들고, 2028년 무렵부터 사회에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목표는 교통사고 제로였다. 사토 고지 당시 사장은 이를 이전 협력의 연장선에 놓았지만, 2020년 스마트시티 플랫폼의 이후 경과는 설명하지 않았다.
도시의 데이터 기반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WbyT는 올해 도시 전역의 데이터를 통합하는 Infra Hub와 개인의 의사와 프라이버시를 고려해 데이터를 활용하는 Data Fabric을 공개했다. 이것이 2020년의 플랫폼을 이어받은 것인지, NTT와 어떤 역할을 나누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 도시 운영체제와 외부 사업화, 교통안전은 이제 한 묶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자율주행에서 도시가 맡을 몫도 달라졌다. 2020년 청사진에는 자율주행차를 위한 도로가 있었다. 지금은 드문 도로 상황을 학습하려면 큰 규모의 운행 데이터가 필요한데, 수백 명의 마을이 이를 혼자 제공할 수는 없다. 2025년 토요타는 웨이모와 자율주행차 플랫폼 및 개인 소유차 적용을 함께 검토하는 기본 합의를 맺었고, WbyT도 참여한다. 우븐 시티는 도로 시설과 차량을 함께 시험한다.
도시 규모도 달라졌다. 2020년 CES에서 도요다 사장은 약 2,000명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늘리겠다고 했다. 지금은 2,000명이 전체 부지의 최종 목표다. 1기는 약 300명이고, 2028년 11월 2기 공사가 끝나면 합계 약 900명이 된다. 처음의 출발이 지금은 최종 목표가 됐다.
그러나 물리적 설계는 남았다. 지상에는 보행자 전용 길, 보행자·개인 이동수단이 함께 쓰는 길, 자율주행 이동수단의 길이 나뉘고 지하에는 물류의 길이 만들어졌다. 2020년의 답은 콘크리트로 굳었고, 2026년의 질문은 그 위를 오가는 소프트웨어와 데이터로 옮겨갔다.
도요다 회장은 2025년 2월 준공식에서 이곳을 ‘영원히 미완성인 도시’라 불렀다. 도시가 보여줘야 할 것은 완성된 미래만이 아니다. 같은 장소에서 시험 대상을 바꾸고, 실패를 고치고, 다시 확인할 수 있느냐다.




옛 공장 시설을 고쳐 만든 Inventor Garage. 자동차를 만들던 크레인 아래에서 이제 시제품을 만든다.



작은 마을이 가진 것

1기 구역의 면적은 약 4만 7,000㎡다. 이 마을의 힘은 규모보다 시험 환경을 함께 설계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실제 도시의 도로와 신호, 건물 설비와 통신 기반은 주인이 달라서 신호 하나를 바꾸는 데도 여러 기관의 결정이 필요하다. 우븐 시티에서는 토요타와 WbyT가 도로와 신호, 건물과 데이터 기반을 엮어 시험 조건을 정할 수 있다.
실험은 주거 구역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4월 운영을 시작한 Inventor Garage에서는 시제품을 만들고, Inventor Field에서는 통제된 조건으로 검증하며, 주거 구역에서는 생활 속에서 시험한다. Garage는 옛 공장의 프레스 시설을 활용했다.
자동차 개발자라면 HIL을 떠올릴 수도 있다. 제어기를 가상 환경에 연결해 입력을 바꾸며 반응을 확인하듯, 우븐 시티는 차·신호·서버·건물 설비의 관계를 실제 공간에서 바꿔본다. 다른 점은 그곳에 주민이 산다는 것이다. 그래서 검증 대상은 장치의 성능에서 생활에 미치는 영향까지 넓어진다.
도요다 사장이 2020년에 말한 ‘완전히 통제된 지역’은 중요한 자산이다. 그러나 주민의 데이터 제공에는 선택이 필요하고, 인벤터는 각자의 기술을 가지고 들어온다. 토요타와 WbyT가 설계하는 것은 시험 환경이다. 결과를 다른 차와 도로에 적용할지는 도시 밖의 여러 주체가 결정한다.
이 설계의 자유가 드러나는 곳은 교차로다. 토요타가 출범 전 공개한 설명에 따르면 1기 구역의 보행자 신호는 녹색이 기본이고, 차량이 지날 때 적색으로 바뀐다. e-Palette의 위치와 속도를 받은 서버가 교차로 도착 시점을 계산해 신호 변경을 요청한다. 보행자를 먼저 두도록 신호의 기본값을 정하고, 차량과 신호의 통신을 함께 설계하고 고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이 마을이 보여주는 첫 장면이다.
실제로는 신호가 의도대로 바뀌지 않은 일도 있었다. 도요다 다이스케 당시 WbyT 부사장은 4월 우븐 시티에서 열린 기술 공개 행사 KAKEZAN에서 차량이 접근하면 녹색으로 바뀌어야 할 신호가 30분 넘게 적색으로 남은 사례를 공개했다. 연결된 시스템의 문제는 주민의 생활로도 이어졌다. 도요다 다이스케는 인증 시스템 장애로 사람들이 출입하지 못하거나 옥상에 갇혔고, 한밤중 인프라 오류로 도시 전체의 조명이 켜져 잠든 주민들이 깨기도 했다고 밝혔다. 작동을 멈춘 이동수단을 세 사람이 들어 옮겨야 했던 일도 있었다. 그는 교통과 에너지, 인증과 모빌리티를 각각 최적화하는 대신 서로 연결하고, 실험에 맞춰 바꿀 수 있도록 직접 구축·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개별 장치가 작동하는 것과 연결된 시스템 안에서 생활이 유지되는 것은 서로 다른 검증 과제다. 다만 공개된 설명은 실패의 장면까지다. 각 장애의 원인을 어떻게 찾아 고쳤고, 이후 재발했는지는 제시하지 않았다.
토요타는 이와 별도로 통합 ANZEN 시스템을 시험해 왔다. 일본어로 ‘안전’을 뜻하는 ANZEN은 영상을 해석하는 AI Vision Engine, 행동을 해석·예측하는 Behavior AI, 운전자와 주변 조건에 맞춰 주행을 돕는 Drive Sync Assist로 구성된다. 차량과 신호의 카메라 영상을 분석해 행동을 예측하고, 정보를 보행자와 운전자에게 전달한다.
WbyT는 2026년 안에 AI Vision Engine 2.0을 내놓아 상황을 언어로 설명하는 기능을 확장하고, 사건의 원인 추론과 특정 행동 탐지 기능을 더할 계획이다. 10개 이상의 벤치마크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점수를 기록했다는 회사 발표는 각 벤치마크의 기준과 방식에 따라 구축한 내부 평가환경의 결과이며, 일반 도로에서의 안전 효과를 뜻하지는 않는다.
이 실증은 토요타 그룹의 다른 안전 실험과 나란히 놓을 때 의미가 선명해진다. 토요타 모빌리티 기금이 추진하는 오키나와의 유이마루 프로젝트는 커넥티드카 운전 데이터와 경찰의 사고 데이터를 겹쳐 위험 구간을 찾아냈다. 렌터카의 차내 화면으로 운전자에게 위험을 알리고, 오키나와현 경찰과 함께 도로 대책을 세웠다. 기금의 2025년 8월 발표에 따르면 사고가 잦던 옛 이사 교차로에서는 속도 억제 폴 설치 등의 대책으로 사고율이 약 60% 줄었다. 남의 도로에서, 경찰과 손잡고, 작은 개입으로 거둔 결과다.
이노우에 사장은 올해 초 “사고 제로는 차의 성능만으로 달성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이마루가 운전자에게 알리고 도로에 폴을 세웠다면, 우븐 시티는 신호의 판단 방식과 차량 소프트웨어, 카메라와 AI 모델을 함께 고쳐 시험할 수 있다.
마을의 실험은 자동차 밖으로도 넓어졌다. AI로봇협회(AIRoA)는 9월 24일 기준 11가구에 가정용 로봇을 도입해 정리와 운반 같은 생활 지원 작업을 1,000건 이상 시험했다. 이 가정 실증에는 도시 밖의 개발자와 연결될 계획도 있다. AIRoA는 7월 경제산업성과 NEDO의 GENIAC 사업에 선정돼, 우븐 시티 세대를 포함한 35세대에서 약 7,000시간의 로봇 동작 데이터를 수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데이터는 시각·언어·행동을 연결하는 VLA 모델의 학습과 평가에 쓰고, 다른 로봇 사업자와 AI 개발자도 활용할 수 있도록 정리한다.
AIRoA는 실가정에서 데이터를 계속 모으려면 안전성·프라이버시·거주자의 동의 관리 등 기술 개발만으로 풀리지 않는 과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의 생활과 선택은 실험의 조건이면서, 외부로 옮겨야 할 운영 경험이기도 하다.
주민의 참여가 운영 결정을 바꾼 사례는 있다. 스타트업 대상 Toyota Woven City Challenge 공모 결선에서 주민들도 투표에 참여했고, 주민과 심사위원의 지지를 반영해 선정 기업을 당초 3개사에서 4개사로 늘렸다. 다만 어떤 실험을 들일지 결정하는 참여와 제품 설계의 개선은 구분해서 봐야 한다.
같은 조건은 한계도 만든다. 이곳에 살며 실증에 참여하는 사람은 약 160명이다. 이 표본으로는 드물게 일어나는 사고의 통계를 얻기 어렵고, 한 회사가 설계한 장소에서 거둔 결과가 주인이 여럿인 일반 도로에서 재현되리라는 보장도 없다. 이 마을이 먼저 겪어볼 수 있는 것은 차와 신호, 로봇과 건물, 주민과 데이터가 함께 시험에 들어올 때 생기는 문제다.



통제된 조건에서 기술을 검증하는 Inventor Field.



도시 밖으로 가는 세 갈래 길

도시의 가치는 밖에서 확인돼야 한다. 성과를 옮길 길은 세 갈래다.
첫째는 양산차다. 도시에서 발견한 문제가 어느 차량의 요구사항이나 시험 항목을 바꿨는지 보여주는 사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같은 회사 안에 있어도 Arene과 도시의 성과가 저절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WbyT의 장 프랑수아 캄포 부사장은 올해 초 17년 된 일본 차를 모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꺼냈다. 어머니에게 중요한 것은 밤새 소프트웨어에 어떤 변화가 생겼든 아침에 차가 시동이 걸리느냐다. 도시에서 발견한 위험이 차량의 요구사항과 검증 과정에 반영되고 양산차의 신뢰성으로 이어져야 차량 개발에 기여했다고 말할 수 있다.
둘째는 일반 도로다. 2026년 9월 3일 WbyT와 시즈오카현은 기술과 제품의 개발·실증을 추진하고 그 성과를 사회에 적용하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WbyT는 2026회계연도 안에 ANZEN 실증을 도시 밖으로 넓혀 현 공용차에 장치를 달고 데이터를 모은다. 미시마시를 중심으로 한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도 검토한다. 일반 도로에는 제조사와 연식이 다른 차, 연결되지 않은 보행자, 기존 신호가 있다.
우븐 시티 안에서는 도로와 신호, 차량과 데이터의 조건을 함께 설계할 수 있었다. 일반 도로에서는 그 권한이 줄어든다. ANZEN의 외부 실증은 같은 기술이 통제할 수 없는 조건에서도 쓸모를 갖는지 확인할 기회다.
셋째는 제품이다. 2020년 도요다 사장이 말한 “아마 다른 사람도 사용할 수 있을 것”과 나란히 볼 만한 기술이 나왔다. 8월 공개자료에 따르면, 로봇을 자동문·엘리베이터와 연결하는 Robot Platform이 판매를 준비한다. 제조·물류 현장의 변경안을 가상으로 검증하는 Digital KAIZEN Platform은 일본과 해외에서 실증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에너지 자원으로 쓰는 xEV-VPP도 50대로 상용화 전 시험을 진행한다. 도시에서 시험한 도구를 외부로 옮기는 길이다.
평가 기준은 경영진의 판단에도 달려 있다. 토요타 CFO를 지낸 곤 겐타는 2023년부터 WbyT의 CFO로 Arene과 우븐 시티의 재무를 맡았고 2025년 토요타 CFO로 돌아간 뒤 2026년 4월 사장이 됐다. 그는 손익분기 판매량을 낮추는 일을 과제로 내걸었다. 2020년 도요다 아키오가 이익의 논리와 다른 방식으로 일하겠다며 출자한 조직의 재무를 본 사람이, 이제 토요타 전체의 수익을 책임진다. 우븐 시티의 구상과 출범을 이끈 도요다 다이스케는 8월 토요타로 복귀했다. 이 인사만으로 투자 방침의 변화를 말할 수는 없다. 그러나 긴 연구 기간을 요구하는 프로젝트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할지는 우븐 시티를 볼 때 빼놓을 수 없는 변수다.



2025년 9월 출범식 무대의 도요다 아키오 회장과 도요다 다이스케. 도시를 구상한 사람과 도시가 계속돼야 할 이유를 찾을 사람.



꿈의 구장, 그다음 질문

1년 동안 이 마을에서 무엇을 함께 시험할 수 있는지는 보이기 시작했다. 확인되지 않은 것은 그 현장이 토요타의 경쟁력이 되는가다. 도시 전체의 투자액이 공개되지 않아 성과를 비용과 견주기 어렵다. 기술의 외부 매출, 일반 도로에서의 ANZEN 안전 효과, 도시에서 발견한 문제가 양산차 개발에 반영된 사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 현장이 자동차 회사의 미래를 바꿀지는 여전히 시험 중이다.
도요다 다이스케는 4월 행사에서 우븐 시티가 100년 뒤에도 남아 있겠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 장소를 유지하는 일 자체가 유일한 목적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곳을 충분히 활용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도시의 존속과 도시가 만든 성과의 확산은 같은 일이 아니다. 2018년 공장 직원의 질문은 이 땅을 어떻게 할 것이냐였다. 토요타는 그 땅에 작은 도시를 지었고, 사람들이 오기 시작했다. 그 질문에는 절반쯤 답이 나온 셈이다. 꿈의 구장이 남긴 질문은 그다음이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어떤 경기를 하느냐, 그리고 그 결과가 담장 밖에서도 통하느냐.

※ AEM은 WbyT에 실증의 설계 변경 사례와 외부 적용 경로 등을 서면 질의했다. WbyT는 1주년 발표와 KAKEZAN 관련 공개자료를 안내했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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