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omotive Engineering and Collaboration in the Age of AI
좋은 아이디어는 부족하지 않다, 과제는 통합이다
마틴 칼  Martin Kahl, Director of Technical of FISITA 
2026-10-06 온라인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INTERVIEW
마틴 칼  
Martin Kahl

Director of Technical, FISITA 

자동차 산업에 좋은 아이디어는 많다. 어려운 것은 이를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대규모로 구현 가능한 시스템으로 만드는 일이다. 기자와 애널리스트를 거쳐 FISITA 기술 디렉터로 일하는 마틴 칼은 AI가 제품과 조직을 동시에 바꾸는 동안, 경쟁우위는 기술을 통합하고 검증하며 업데이트하는 능력에 있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11월 4일부터 이틀간 열리는 2026 FISITA 서밋을 앞두고, 지역마다 달라지는 산업 전략 속에서 무엇을 함께 풀고 무엇을 다르게 구현해야 하는지 물었다.

글 | 한 상 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Automotive World 편집장으로 10년 넘게 일했고, FISITA에 합류하기 전에는 몇 년간 산업 리서치를 했습니다. 기자로서 산업을 취재하던 때와 기술 디렉터로서 산업의 의제를 만드는 일을 돕는 지금, 자동차 산업을 보는 시각은 어떻게 달라졌습니까? 밖에서 산업을 보도할 때는 몰랐지만 지금은 알게 된 것은 무엇입니까?
Kahl      
 흥미로운 변화였습니다. 기자이자 애널리스트로 일할 때는 경영진이 내놓은 전략을 일단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 뒤, 시장이 다른 이야기를 하는지 살펴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FISITA에서는 업계 리더들뿐 아니라, 그 전략을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으며 확장 가능한 시스템으로 바꿔내는 일을 맡은 뛰어난 엔지니어들과도 직접 일합니다. 지금 훨씬 분명하게 이해하게 된 것은, 겉보기에 단순한 결정 하나하나 뒤에 얼마나 깊은 상호의존이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그 자체로는 매력적인 기술이라도 규제, 인프라, 제조, 비용, 안전, 고객 기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좋은 아이디어는 부족하지 않습니다. 진짜 과제는 그것들을 통합하고, 대규모로 실현하는 일입니다.


2026 FISITA 서밋 프로그램을 짜면서, 처음에는 중요해 보였지만 비중이 줄어든 주제나, 반대로 과정 중에 중요성이 커진 주제가 있었습니까? 그런 변화는 지금 업계의 실제 우선순위에 대해 무엇을 말해 줍니까?     
Kahl      
 EuroBrake나 Intelligent Safety Conference 같은 기술 컨퍼런스와 달리, 리더십 서밋에서 하나의 핵심 주제를 골라내는 일은 꽤 어렵습니다. 바로 그 때문에 올해 주제를 '모빌리티의 복잡성을 끌어안다(Embracing the complexities of mobility)'로 정했습니다. 모빌리티에서 목표는 이 기술 아니면 저 기술로 달성되는 경우가 드뭅니다. 답은 대개 '둘 다'입니다. 시장과 용도, 고객이 다르면 필요한 해법의 조합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중요성이 커진 것은 특정 기술 하나가 아니라, 그 결과로 생기는 복잡성을 관리하면서도 장기 목표를 놓치지 않는 업계의 역량이었습니다.


FISITA는 경쟁 이전 단계의 협력(pre-competitive collaboration)을 기반으로 합니다. 실제로 SDV, AI, 배터리 기술, 자율주행 분야에서 기업들이 협력을 시도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한 구체적인 영역이 있습니까? 그런 사례는 무엇이 어려웠습니까?
Kahl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것을 협력의 실패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경쟁 이전 단계의 논의에서는 기술적, 규제적, 상업적 차이가 실제로 드러나는 것만으로도 매우 가치가 있습니다. 모든 참여자가 문제를 더 분명하게 이해하고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가장 어려운 영역은 대개 공통 표준이 독자적 지식재산권, 제품 차별화, 법적 책임, 서로 다른 출시 일정과 맞물리는 곳입니다. SDV 아키텍처, AI 신뢰성 보증, 배터리 데이터, 자율주행 검증에는 모두 이런 긴장이 들어 있습니다.
FISITA의 역할은 이런 중요한 논의가 이뤄지고 서로 다른 관점이 이해될 수 있는 신뢰의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를 주로 전문가 워킹그룹을 통해 하고 있습니다. 워킹그룹은 이 모든 주제와 그 이상을 다루며, 전 세계 그리고 모빌리티 기술 생태계 전반의 엔지니어들을 한자리에 모읍니다.








25년간 이 산업을 취재하고 분석해 온 경험에 비춰 볼 때, AI는 엔지니어링 차원을 넘어 산업 차원의 의사결정 방식을 얼마나 바꿨습니까? 그동안 보도해 온 이전의 기술 전환과 비교해 이번에 진정으로 다르게 느껴지는 점은 무엇입니까?
Kahl      
 25년 동안 많은 것이 바뀌었지만, AI가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제품과 조직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AI는 이미 백오피스 업무를 빠르게 하고, 데이터 분석의 속도와 폭을 넓히며, 시뮬레이션과 예측, 의사결정 지원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산업 차원에서는 계획 주기를 줄이고, 자본을 투입하기 전에 더 많은 시나리오를 시험해 볼 수 있게 합니다.
다만 도입의 속도와 수준은 고르지 않습니다. 어떤 기업은 공격적으로 움직이며 AI를 중심으로 역할과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하고 있고, 어떤 기업은 데이터 품질, 거버넌스, 안전, 지식재산권, 인력에 미칠 영향 때문에 사업과 운영에 AI를 훨씬 신중하게 들여오고 있습니다. AI의 가장 큰 차이는 그 영향 범위입니다. AI는 별도의 기술 프로그램이 아니라 거의 모든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역량이며, 우리는 이제야 그 역할과 영향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보기 시작했습니다.


최근 'AI 정의 차량(AI-defined vehicle)'이라는 용어가 주목받고 있고, 서밋 프로그램에도 반영돼 있습니다. FISITA는 이를 별개의 범주로 봅니까, 아니면 더 넓은 SDV 개념 안의 다음 단계로 봅니까? 업계는 둘 사이를 어디서 구분해야 합니까? 
Kahl      
 FISITA는 이 문제에 대해 공식 입장을 정하지 않습니다. 그 판단은 기업 회원과 학회 회원들에게 맡깁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AI 정의 차량을 완전히 별개의 범주라기보다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이 진화하는 다음 단계로 봅니다.
최근 한 업계 고위 임원이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제야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을 이야기하고 있다면, 이미 늦었을지도 모릅니다." AI는 차량의 거의 모든 영역에 어느 정도씩 적용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가 아키텍처와 연결성, 업데이트 가능성을 제공한다면, AI는 차량이 데이터를 해석하고 상황에 적응하며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방식을 점점 더 좌우합니다.
저는 'AI 정의 차량'이라는 용어가 완성차 업체나 공급업체가 개별 AI 기능을 덧붙이는 수준을 넘어, 차량과 그 개발 생애주기 전반에 지능을 얼마나 설계해 넣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생 제조사들은 기존 체계의 제약이 적은 상태에서 출발했을 수 있지만, AI가 주는 기회가 분명해지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번 서밋에는 기존 완성차 업체와 신생 모빌리티 기업이 함께 모입니다. 이들은 복잡성을 관리하는 방식에서 근본적으로 다릅니까, 아니면 이제 같은 엔지니어링 과제를 마주하고 있습니까? 이런 환경에서 경쟁우위는 개별 기술의 탁월함에서 그것들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는 능력으로 옮겨가고 있습니까?
Kahl      
 문화, 개발 주기, 조직 체계, 위험 감수 성향에는 실제로 차이가 있습니다. 신규 진입자는 처음부터 소프트웨어와 디지털 아키텍처를 중심으로 회사를 꾸릴 수 있고, 기존 제조사는 안전, 검증, 제조, 글로벌 규모에서 깊은 전문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주류 차량을 실제 도로에 내놓는 단계에 이르면 엔지니어링 과제는 같아집니다. 모든 회사는 소프트웨어, 전자장치, 파워트레인, 연결성, ADAS, 점점 늘어나는 자동화 기능과 사이버보안을 차량 제조의 기본기와 함께 하나의 믿을 수 있는 시스템으로 통합해야 합니다. 많은 신생 업체가 기존 완성차 업체 출신의 숙련된 엔지니어와 임원을 영입해 온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경쟁우위는 기술을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검증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업데이트할 수 있는 능력에 있습니다. 그래서 공급망 전반의 협력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서밋의 지역별 심층 세션은 유럽, 북미, 아시아를 다룹니다. 전동화와 자율주행 같은 해법에서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이 공통의 로드맵으로 모일 것이라고 봅니까? 아니면 규제, 인프라, 도로 환경의 차이 때문에 지역마다 다른 길을 걷게 될까요? 결정적인 요인은 기술, 규제, 대중의 수용성, 아니면 다른 무엇입니까? 
Kahl      
 현재 세계 자동차 산업은 세 주요 지역의 정책 결정자들에 의해 형성되고 있으며, 미국, 유럽, 중국은 산업 전략과 자동차 전략에서 서로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이 FISITA의 팟캐스트 'Beyond the Car'에서 이 문제를 다뤘는데, 바로 그 이유로 한 에피소드의 제목이 '글로벌 카여 안녕, 지역 자동차여 안녕하세요(Goodbye global car, hello regional auto)'였습니다. 각 지역은 자국의 역량을 보호하고 키우면서 소비자에게는 매력적인 모빌리티 선택지를 주고 싶어 합니다. 완성차 업체와 공급업체의 과제는 정책 결정자가 요구하는 것과 소비자가 원하는 것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일입니다.
성공은 기술, 규제, 인프라, 비용, 사용자 경험이 만나는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데 달려 있습니다. 핵심 기술, 안전 원칙, 검증 방법에서는 어느 정도 공통점이 늘어나겠지만, 단일한 글로벌 로드맵이 나오리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기술은 보급을 가능하게 할 수 있지만, 그 기술이 어디서, 얼마나 빨리 실현 가능해질지는 규제와 대중의 신뢰,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이 결정할 것입니다.
가장 바람직한 길은 근거와 안전 성과에 대해서는 국제적으로 기준을 맞추고, 실제 구현은 각 지역의 여건을 반영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것이 분열된 세계에서 국제 협력을 촉진하는 FISITA의 역할입니다.


올해 서밋은 FISITA 회장인 김창환 현대자동차 부사장이 주최해 한국에서 열립니다. 글로벌 엔지니어링 관점에서 지금 한국은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해외 참가자들이 서밋과 현대자동차그룹 연구개발 시설 방문을 통해 무엇을 얻어가기를 바랍니까?  
Kahl      
 한국은 역동적이고 빠르게 움직이는 모빌리티 기술 개발의 중심지입니다. 한국의 주요 자동차 그룹들은 배터리와 전기차, 반도체,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과 AI 정의 차량, 자율주행, 로보틱스, 목적기반차량(PBV), 미래항공모빌리티(AAM)에서 세계적 수준의 역량을 갖추고 더 넓은 의미의 모빌리티 기업으로 자리를 옮겨 가고 있습니다. 그 야망이 세계로 뻗어 가는 모습은 현대자동차그룹이 2025년부터 2028년까지 자동차 생산, 철강, 로보틱스에 걸쳐 미국에 26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한 계획, 북미 시장을 겨냥해 멕시코에 전기차 생산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기아의 6억 4,900만 달러 투자, 그리고 로보틱스와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현대자동차그룹이 11억 달러를 들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경영권 지분을 인수한 데서 볼 수 있습니다.
2026 FISITA 서밋에 참가하는 모든 분이 더 단단한 국제적 관계를 쌓고, 업계의 가장 복잡한 과제는 꾸준한 엔지니어링 대화와 협력을 통해서만, 그리고 물론 이번 행사의 주제처럼 모빌리티의 복잡성을 끌어안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을 더 분명히 느끼고 돌아가기를 바랍니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저작권자 © AE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