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3, HUD 대중화에 노크
콘티넨탈과 콤팩트한 고성능 시스템 적용
2012년 07월호 지면기사  / 글│송 하 임 기자 <arrias@hanmail.net>

더욱 가볍고 콤팩트한, 향상된 성능의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BMW와 콘티넨탈에 의해 최신 BMW 3 시리즈에 장착됐다. 비록 프리미엄 브랜드의 모델에 적용됐지만 HUD가 미드레인지로 내려왔다는데 의의를 뒀다.



BMW의 헤드업 디스플레이(head-up display, HUD)는 1990년대 중반 한 BMW 엔지니어가 도쿄 시내에서 차를 몰다가 떠오른 아이디어에서 출발됐다. 이 엔지니어는 도쿄 지리를 전혀 몰라 오직 내비게이션에 의존해 운전을 했고, 도중 폭우를 만나며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비가 오는 상황에서 제한속도와 내비게이션을 꼼꼼히 체크하면서 운전하기란 여간 위험스러운 것이 아니다.

눈 앞에 표시되는 정보

이즈음 BMW의 한 소규모 R&D팀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는데 주로 투명 디스플레이에 대한 연구였다. BMW는 좀 더 미래의 차에서는 단순히 속도계 등 인스트루먼트 패널의 지침만이 아닌 외부에서 받게 될 다양한 정보를 표시할 디스플레이의 추가가 요구될 것이라 예측하며, 이 정보들을 어디에 넣을까를 고민하던 끝에 운전자의 시선이 머무는 윈드실드에 장착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BMW의 군나르 프란츠(Gunnar Franz) HUD 개발 책임에 따르면 BMW는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LED 등의 첨단 기술 도입에 적극적이었고 윈드실드에 디스플레이 정보를 반사시키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해 최초의 프로토타입을 제작했다. 초창기 BMW의 HUD 개발인력은 4명에 불과했지만 현재는 28명이나 된다.
최신 BMW 3시리즈에 장착된 2세대 HUD는 운전자의 전방 시야 내에서 경고 사항뿐만 아니라 차량 속도,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등의 정보를 표시한다. HUD란 가상 스크린이 보닛 위, 운전자의 약 2미터 전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운전자는 도로에서 눈을 떼지 않고도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LED 라이트 박스는 투명한 디스플레이를 통과하는 밝은 광선을 쏜다. 생성된 이미지는 다시 두 개의 거울을 거쳐 윈드실드에 투사된다. 이미지의 사이즈는 두 미러 사이의 거리에 의해 결정된다. BMW 3시리즈의 경우 A5 용지 정도의 크기다.
이미지는 착시 효과에 의해 마치 운전자의 눈으로부터 약 2미터 거리 전방의 보닛 위에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운전자는 전방 도로와 인스트루먼트 패널을 번갈아 보기 위해 눈의 초점을 조절할 필요가 없어 피로감도 덜해진다.
BMW는 HUD의 특성에 맞춰 윈드스크린 자체를 새롭게 설계했다. 기존의 접합 유리를 사용할 경우 두 개의 이미지가 약 5 mm 떨어져 나타나게 되는데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두 이미지가 서로 중첩돼 나타나도록 윈드스크린을 재설계했다. 또 최적의 시인성 제공을 위해 차량 전방으로 유입되는 빛의 밝기에 순간적으로 대응하는 광전지로 디스플레이 밝기를 조절하도록 했다.


콤팩트한 풀 컬러 HUD

2004년 세계 최초 컬러 HUD를 적용한 BMW는 최신 BMW 3 시리즈에 콘티넨탈과 협력해 풀컬러 HUD를 장착했다. 콘티넨탈은 2003년부터 HUD를 생산하고 있다.
콘티넨탈에 따르면 기존의 제한적 컬러 스펙트럼에 비해 최신 HUD는 새 화이트 LED를 통해 모든 색상의 이미지를 TFT 디스플레이에 투영한다. 화이트 LED 기술은 향상된 명암 대비를 제공하고, 이를 통해 현저하게 향상된 선명도를 제공한다. 이에 따라 나이트 뷰 디스플레이(night view display)와 같은 기능도 가능해진다.
새 이미지 생성장치는 15개의 LED만을 사용함으로써 전력 소비량을 크게 줄인다. 이는 LED 128개를 사용하는 기존 버전과 비교할 때 약 3분의 1 수준이다. 즉 밝기는 같지만 전력 소모가 22 W에서 10 W 미만으로 줄어들어 냉각 요구량이 감소했고 이에 따라 시스템 크기도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헤센주 바벤하우젠의 BMW와 콘티넨탈의 엔지니어들은 HUD를 미드레인지급 차량에 적용하기 위해 크기와 무게를 줄이고 제조비용을 낮춘다는 두 가지 목표에 중점을 뒀다. 디스플레이에서 윈드실드에 이미지를 투영시키는 광학 부품들을 새롭게 배치한 결과, 필요한 부품의 수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었고, 첨단 소재를 적절히 사용함으로써 부피와 무게를 이전 대비 거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시켰다. 새 HUD는 부피 3.8 ℓ, 무게가 1.5 kg에 불과해 거의 모든 차량에 보다 쉽게 적용할 수 있게 됐다.
부품 수가 감소한 것은 제조비용 측면에서도 이점이 된다. 그러나 비용과 제조과정을 최적화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HUD의 모듈러 레이아웃(modular layout)이었다.
모듈러 레이아웃은 특정 차량만을 위한 부품을 거의 사용하지 않도록 설계됐다. 그 결과 다른 부품을 사전에 만들어 준비해야 하는 일이 사라졌고, 한 시리즈의 모든 차종을 하나의 생산라인에서 해결할 수 있게 됐다. BMW 3 시리즈의 세단과 컨버터블 차량 간 생산전환에는 각 차종별 앞 유리 굴곡에 따라 맞춰진 다른 종류의 광학경이 필요할 뿐이다.


위치가 조정되는

BMW의 최신 HUD는 운전자가 운전석에서 컨트롤러를 이용해 HUD의 위치를 간단히 조정할 수 있다. 이는 여러 명의 운전자가 한 차를 이용할 경우 특히 큰 장점이 된다. HUD의 위치 조정은 스테퍼 모터(stepper motor)를 이용해 가능한데, 스테퍼 모터를 통해 HUD 내부에 있는 광학경을 기울이면 운전자에게 보이는 보닛 위 영상의 위치가 이동한다.
BMW와 콘티넨탈은 HUD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기 위해 그들의 풍부한 경험을 활용하고 있다. 내비게이션과 운전자 보조 시스템(DAS)으로부터 전달된 데이터를 운전자의 시야에 겹쳐 보이게 하는 “증강 현실” 기반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른바 콘택트 아날로그(Contact Analogue) 기능을 탑재한 HUD는 도로, 표지판 등 외부 환경의 실제 물체에 디지털로 생성한 가상의 표시를 덧붙이는 HUD다. 내비게이션 정보나 운전자 보조 장치의 정보를 창밖 도로 풍경의 해당 위치에 정확히 표시한다. 내비게이션 상의 이동 경로를 실제 도로에 겹쳐 표시할 수도 있고, 차량이나 안전 관련 물체가 눈에 잘 띄도록 강조해 표시한다. BMW는 이를 위해 이미 투사 면적이 거의 윈드실드 전체에 달하는 HUD의 프로토타입을 개발했다.
콘티넨탈의 HMI 부문 엘코 스폴더(Eelco Spoelder) 수석은 “증강 현실은 우리에게 흥미진진한 연구 분야다. 앞 차와의 거리에 대해 경고를 해야 할 경우, 운전자의 실제 시야에서 앞 차는 빨간 색으로 표시돼 강조될 것이고, 운전자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의 방향 표시 화살표나 차선변경 경고를 도로 위에서 바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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