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트앤설리번 카번 무크티야르 사장
INTERVIEWEE:
프로스트앤설리번의 무크티야르 사장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자동차 및 수송산업 관련 다수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GM, 포드, 스냅온, 루카스, 현대자동차, 타타, 델파이, 보쉬, DHL, 브리지스톤 등이 대표적 사례다.
Q. 한국에서 전기차가 과연 친환경차인가란 논쟁이 있는데.
A. 하이브리드 카(H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레인지익스텐더(eREV)는 물론 내연기관을 활용하지 않고 배터리로만 구동하는 도시형 전기차(CEV), 저속전기차(NEV), 연료전지차 (FCEV) 그리고 고성능의 전기차(HPEV) 등 다양한 유형의 전기차가 도입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 차들의 등장과 보급의 핵심은 ‘친환경성’입니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친환경성이 화석연료와 신재생에너지 등 발전원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시간이 갈수록 나아질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당장 테일파이프를 통한 배출이 없어 도시의 공해문제, 시민 건강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자동차에서 다양한 파워트레인 기술이 공존할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CEV는 분명히 미래의 ‘유일한’ 솔루션은 아닙니다. 다양한 파워트레인과 연료가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예상대로라면 2020년까지 내연기관을 일부 활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포함한 충전하는 전기차의 볼륨은 전체 시장의 2~3%를 차지할 것입니다. 하이브리드 카의 경우엔 이보다 좀 더 높아 5~6%를 점유할 것입니다. 그리고 에탄올, 바이오연료, 천연가스차(NGV) 등의 대체연료차가 10~11%를 차지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기차가 폭넓은 사회적 동의를 얻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해결해야할 문제가 있습니다. 가장 중대한 도전 중 하나는 배터리 기술의 향상과 가격에 있고, 충전 인프라 그리고 소비자와 OEM에 대한 정부의 지원이 중요합니다. 이같은 문제가 해결되면 전기차는 배출가스 저감과 낮은 유지비용이란 장점을 추가해 가격과 성능에서 내연기관과 경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전 세계적인 도시화의 가속은 시민들의 평균 주행거리를 떨어뜨리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순수 전기차의 약점인 제한적 주행거리 이슈는 갈수록 덜 중요해질 것입니다. 또한 카 셰어링, 렌탈과 같은 새로운 대안 비즈니스 모델이 요구되면서 전기차의 보급은 늘어날 것입니다. 단기적인, 소비자 관점에서는 하이브리드 카가 가장 대중적인 선택일 것입니다.
Q. 전기차 보급이 예상보다 저조한데.
A. 지난해 일본 대지진으로 전기차 공급에 큰 차질이 있었습니다. 사실상 글로벌 전기차 생산은 일본에서만 이뤄졌기 때문에 지진은 전기차의 글로벌 확산에 큰 타격을 입혔습니다. 그러나 올해부터 공급은 다시 상승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순수 전기차는 2020년까지 전체 파워트레인의 2~3%를 점유할 것입니다. 지역별로 보면 서유럽과 북미에서 각각 6~8%, 5~7%로 가장 높은 셰어를 마크할 것이고, 다음으로 동유럽이 4~6%를 기록할 것입니다. 중국, 한국, 일본 등 아시아 주요국의 전기차 점유율은 1~2%가 예상됩니다.
한편, 혼다의 인사이트와 같은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2017년까지 연 100만 대가 생산될 것이고, 토요타 프리어스 방식의 풀 하이브리드는 연 220만 대가 생산될 것입니다. BMW 3시리즈의 마이크로 하이브리드는 크게 대중화돼 연 1,590만 대가 될 것입니다.
Q. 미국의 소비자들은 전기차를 어떻게 보고 있나.
A. 지난해 프로스트앤설리번은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기름값이 얼마만큼 오르면 3개월 내에 차의 교체를 고려해 보겠냐는 질문을 던져봤습니다. 경제적 문제로 응답자의 46%는 기름값과 관계없이 차를 바꿀 의향이 없다고 했지만, 전체의 24%가 갤런 당 5달러가 된다면 더 효율이 좋은 차로 교체하겠다고 답했습니다.
프로스트앤설리번은 2017년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순수 전기차가 59%, eREV 7%,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29%를 차지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지역에 따라 구분해 보는 것이 더 정확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유럽에서는 하루 50~80 km 를 주행하는 운전자가 그리 많지 않고, 이에 따른 운행 특성으로 배터리만 이용하는 CEV의 선호도가 높을 것입니다. 반면 북미에서는 상대적으로 운행거리가 길어 주행불안증이 나타나기 때문에 내연기관의 힘으로 주행거리를 좀 더 연장하는 플러그인 타입이 더 대중적일 것입니다.
미국인에 대한 지난 설문조사 결과, 그들은 차를 전기차로 바꿀 때 주행거리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대개 26~35세의 도시에 거주하고, 연 1만~1만 4,000마일을 주행하는, 소득 수준이 10만~15만 달러의 미드 사이즈 세단을 타는 남성들이 전기차를 염두에 두고 있었습니다.
북미지역에서 주목할 만한 트렌드로는 배터리 기술 향상과 함께 풀 하이브리드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풀 하이브리드의 보급률이 이미 높은 북미에서는 2017년이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전체 전기차 시장의 38%를 점유할 것이고 2020년이면 45% 이상을 차지할 것입니다.
Q. 아시아 지역에서 저속전기차의 가능성은 어떻습니까?
A. NEV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2017년까지 전체 전기차 중 14%의 셰어를 가져갈 전망입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할 때 점유율이 꽤 높은 편입니다. 그러나 제한적인 운행거리, 그리고 일본, 한국, 싱가폴, 호주 등의 주요 지역에서 높은 가격과 안전성 문제로 대중적인 차가 되긴 힘들 것입니다. NEV는 니치마켓으로 남아 있을 것이고, 2017년까지 8,000~1만 대 규모의 시장이 될 것입니다.
Q. 충전 인프라의 확대가 중요한데.
A. 충전 인프라 구축은 재정적 실행 가능성에 달려 있습니다. 때문에 세계 각국 정부는 충전 인프라의 전개에 민간합작 모델(Public Private Partnership, PPP)을 도입하려 애쓰고 있습니다. 이것은 주로 전력회사가 주도하는 민간 부문의 투자와 관계되며, 민간이 투자하는 동안 정부는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일을 진행함에 막힘이 없도록 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충전 인프라가 설치될 땅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까다로운 문제입니다. 대도시의 높은 땅값은 전체 프로젝트의 상업성을 불투명하게 만들기 때문에 정부의 개입과 역할이 특히 중요합니다. 네덜란드의 사례를 보면 이미 전국에 2,500개의 충전 포인트를 설치하고 있습니다. 이중 단 27%만이 사유지에 충전기가 설치된 경우입니다. 각국은 지역적 여건을 고려한 그들만의 국가충전 인프라 개발 로드맵을 마련하고 발전시켜야 할 것입니다.
Q. 연료전지차는 여전한가.
A. 연료전지차는 수소연료로 구동합니다. 때문에 수소충전 인프라 네트워크를 구축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투자가 이뤄져야만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세계 메이저 정유사들이 재정적 이유로 이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습니다. 이는 연료전지차의 심각한 제약이 되고 있습니다.
Q. 서울의 전기차 보급 상황이 그리 좋지 않은데.
A. 서울은 꽤 괜찮은 출발점에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몇몇 세계적 도시들은 이미 훨씬 많은 수의 전기차를 보급했고 충전 인프라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난해 주요 도시의 전기차 보급대수를 비교해 보면 로스앤젤레스가 2,000대, 로테르담 1,000대, 암스테르담 750대, 베를린 350대, 함부르크 350대, 바르셀로나 280대, 뉴욕 238대, 나가사키 155대 등입니다. 글로벌 전기차 보급 대수는 올 들어 카 셰어링, 렌탈과 같은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과 충전 인프라의 확충으로 크게 늘어나고 있습니다.
승용차 외에도 버스나 전기 경트럭(LCV) 등이 우체국, 수퍼마켓, 관공서, 쓰레기차, 항만 화물, 수송 등의 애플리케이션에 도입될 수 있습니다. 이들 애플리케이션은 주행거리와 루트가 정해져 있습니다. 유럽과 북미지역 대부분에서는 이같은 용도로 버스, 경트럭 및 그 이상의 전기 상용트럭에 대한 파일럿 프로젝트가 활발히 전개되고 있습니다.
Q. 끝으로 독자들에게 한 말씀.
A. 최근 OEM 간의 파트너십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파트너십은 배터리 기술, 충전 기술의 표준화 등과 관계된 전기차 개발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또 이는 OEM 뿐만 아니라 배터리 서플라이어, 정부, 인프라 기업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전기차 시장을 확대하고 전기차를 실제화 하는데 매우 중요할 것입니다.
프로스트앤설리번, EV 포함 11개 메가트렌드 발표 프로스트앤설리번이 지난 6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Global Community of Growth, Innovation and Leadership 2012: KOREA”를 개최하고 미래 산업 변화와 글로벌 메가트렌드에 대해 논의했다. 프로스트앤설리번 아시아태평양 지역 마노이 메농(Manoj Menon) 이사는 11개의 메가트렌드를 선정하고 ‘기업, 커리어, 산업에의 메가트렌드의 영향’을 주제로 발표를 했다. 11개 메가트렌드는 ▶커넥팅 디바이스로 연결되는 사용자 ▶클라우드 컴퓨팅 ▶도시화 ▶전기차 ▶스마트그리드 ▶신 비즈니스 모델 ▶인구의 변화와 Y세대 ▶상업용 위성의 수와 비즈니스의 증대 ▶나노, 플렉서블 전자기기, 배터리와 에너지 스토리지의 진보, 스마트한 원자재, 그린 IT, 태양광 기술, 3D 통합, 자율주행, 화이트 바이오테크, 레이저 등 톱 10 기술의 부상 ▶정보와 사이버 보안의 부각 ▶도시화에 대응하는 고속열차의 요구 등이다. ICT 부문 앤드류 밀로이(Andrew Milroy) 부사장은 메가트렌드와 핵심 기술에 대해 스마트시티, 전기차 등을 예로 들며 에너지 뿐만 아니라 도시화, 자동화, 정보통신, 환경 등 다양한 메가트렌드가 집약된 개념이라며 혁신을 통해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융합 기술이 업계 간 장벽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했다. 밀로이 부사장은 ‘테크비전(TECHVISION) 2020’이란 주제 발표에서 “시장 잠재력과 투자 규모 등을 고려해 지속가능한 에너지와 그린환경, 자동화, 정보통신 관련 글로벌 메가트렌드를 선정했다”며 “특히 에너지 문제는 생태환경과 각종 산업분야에 막대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어 대규모 투자와 기술혁신 등 수많은 이슈와 시장을 발생시킬 것”이라고 했다. 쫟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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