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카 메이커와 서플라이어는 더 큰 이미지, 고해상도와 컬러, 좁은 장치공간이란 미래 요구와 이를 활용하는 HUD를 개발하기 위해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차세대 HUD에서 내비게이션 애플리케이션은 경로를 실제도로 위에 완벽하게 포개 표시하는 방향으로 개발되고 있다. 컨택트 아날로그라 불리는 증강현실 HUD가 이르면 올 CES, 늦어도 올해 안에 필드 테스트용 데모 카로 등장할 전망이다.
Mission Possible
2011년 말 개봉된 미션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Mission: Impossible: Ghost Protocol, 2011)에서 자동차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아마도 고성능 플러그인 전기차 BMW i8보다 윈드실드 전체를 활용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였을 수도 있다. 톰 크루즈(Tom Cruise)가 운전석에 앉으면 전면의 윈드실드 전체가 거대한 내비게이션으로 바뀐다. 안전하고 신속한 추적을 위해 손동작으로 가상의 디지털 맵을 옆으로 치우자 조수석에 앉은 폴라 패튼(Paula Patton)이 맵을 건네받아 그녀 앞쪽의 윈드실드에 띄워놓고 상세 검색을 진행한다. 극장 스크린 상에는 윈드실드 위에 맵이 입혀진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맵은 사람의 눈으로부터 최소 2m 전방에 떠 있는 가상 영상이다.
놀라운 것은 근 미래를 다룬 공상과학 영화, 미션임파서블·007 시리즈와 같은 첩보물에 등장하는 신기술이 대개 기술은 존재하지만 가까운 시일 내에 상용화가 불가능한 반면, 이 HUD는 상용화가 멀지 않았다는 점이다. 영화가 개봉된 시기를 전후로 BMW, 아우디, 다임러 등은 ‘컨택트 아날로그(contact analog)’라 불리는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 HUD에 대한 미래와 현재 개발 진행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라스베가스 CES 등 전시회에 데모 세트를 공개했다. 또 AR HUD는 다양한 데이터와 상세한 맵을 표시하기 위해 큰 이미지와 또렷한 디테일을 제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기존의 LCD·LED가 아닌 예를 들어 DLP(Digital Light Processing) 방식의 HUD가 필요한데 DLP HUD는 국내에서도 이미 현대·기아자동차가 차세대 대형 플래그십 세단에 적용키로 했다.
DLP 방식은 시스템의 심장부인 표시 디바이스에 DMD(Digital Micromirror Device)를 채용한다. 이것은 표면에 극소의 미러를 무수히 배치한 칩으로, 미러 하나가 화소(pixel) 하나에 대응한다. 1픽셀에 14∼16 ㎛의 초소형 미러가 신호에 따라 반사 각도를 조절하며 이미지를 구현한다. 고선명 디지털TV와 같은 대용량, 고화질, 고휘도의 동영상 처리에 적합하다. 종전의 차량용 HUD는 레이저, LED, LCD 방식을 이용했다. 이 경우 DLP 대비 비용은 저렴하지만 명암 대비, 선명도 등은 물론 사용되는 부품수가 많아 장치 부피가 커지는 약점이 있다.
투명 아이패드가 윈드실드로
아우디의 번하르트 센너(Bernhard Senner) 책임연구원은 “프로젝션에 있어 아우디는 DLP 기술로 가고 있다. DLP는 더욱 강한 밝기와 명암 대비를 제공한다”며 “구형(curved form)에 의한 왜곡없이 장치 내의 두 개의 비구면(aspheric) 미러는 이미지를 키우고 직접 윈드실드에 쏴 매우 정밀하다”고 말했다.
유닛이 작아진다는 말은 스크린 크기나 스크린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실제로 지난해 2012 CES에서 아우디는 DLP 유닛의 장점을 활용해 대시보드에 무려 3개의 HUD를 달아 데모했다. 아우디의 컨택트 아날로그 AR HUD는 운전자는 물론 보조석 승객 전용, 그리고 전체 승객을 위한 중앙 HUD 등 총 3개의 HUD로 구성됐다. HUD에 보여지는 영상 크기는 그리 크지 않지만 매우 디테일한 디지털 여행 가이드, 뉴스, 전화와 관련된 사진과 비디오 영상 등을 보여줬다.
센너 책임은 “우리는 영상이 표시되는 부분을 아이박스(eyebox)라 부르는데 위치는 종전의 HUD보다 좀 더 높고 크기는 기존의 약 4배 크기로 아이패드와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운전자용 HUD는 주행안전성을 위해 고정된 이미지와 간단한 애니메이션만 표시하고 운전자에게만 보인다. 그러나 안전과 크게 관계없는 조수석 승객을 위한 HUD에는 모든 비디오 기능이 가능하고 고스트 프로토콜처럼 영상이나 그림을 끌어올 수 있다. 내비게이션 경로에서 나타나는 POI를 손동작을 이용해 좌측에서 우측으로 끌어오거나, 운전자가 보내면 조수석의 승객이 이를 이어 받아 디테일한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CES 시현 당시에는 좌우로의 이동만 가능했지만 아우디에 따르면 아이패드 터치스크린에서의 조작 방식처럼 다양한 컨트롤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컨트롤은 이미지와 적외선 감지를 위한 두 개의 카메라로 사용자의 제스처를 감지해 이뤄진다.
운전자와 조수석 승객을 위한 HUD 외에 윈드실드 중앙에는 모든 탑승객을 위한 세 번째 HUD가 있고, 이는 현재의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와 같은 역할을 한다.
마법의 내비게이션
현재의 HUD는 운전자의 눈으로부터 대략 2 m 전방 허공에 내비게이션, 속도 등 차량 정보를 표시한다. 그러나 아우디, BMW 등이 개발 중인 컨택트 아날로그 AR HUD는 가상 이미지를 차량의 30 m 전방까지 표시할 수 있다. 이 말은 실제 거리 위에 내비게이션 경로 정보를 표시한다는 말이다.
센너 책임은 “AR HUD가 장착된 차로 교차로에 진입하게 된다면 도포 포장 위에 겹쳐진 투명한 방향 지시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아우디가 개발 중인 AR HUD는 내비게이션 경로를 윈드실드를 통해 보이는 실제 차선, 교차로 등 외부 도로환경, 표지판, 차량, 보행자와 같은 실제 사물 위에 투명 이미지를 겹쳐 보이게 하는 것이다. 투명한 경로 표시는 차가 교차로에 근접할수록 실제 도로에 맞춰 크기가 커진다. 완벽한 원근법이 적용돼 구현된다. 센너 책임은 “작게 표시되던 경로 표시는 50 m 전방에서부터 커지기 시작하고 거리가 10미터가 되면 도로 위 실제의 물리적 방향지시 안내 마킹과 동일한 크기가 된다”고 설명했다.
컨택트 아날로그는 언덕에 대해서도 입체감이 적용되고 언덕 정상 너머에도 대응한다.
BMW의 AR HUD 경우엔 특정 길을 따라 가라는 내비게이션 지시를 실제 도로 위에 마치 매직 카펫(guiding carpet)을 깔아 놓은 것처럼 해당 차선 위에 완벽하게 투명 색상을 입혀 보여준다. BMW에 따르면 경로 지시와 실제 도로 차선의 완벽한 일치를 위해 GPS, 차량의 센서 시스템, 차선의 수평도(lane-level) 데이터 등을 포함하는 도로 맵이 요구된다. 내비게이션 시스템은 디지털 도로 맵 정보에 기반해 최선의 루트를 추정한다. 차선의 수평도 정보를 구할 수 있다면 경로가 결정되고 필요한 차선이 산정된다. GPS와 차량의 센서 시스템을 통해 끊임없이 위치 정보를 제공받고 차선을 검지하면서 주어진 경로에서 최선의 차선을 비교한다. 만일 차량이 다가오는 변경 상황에 대해 최적의 차선을 유지하고 있지 않다면 시스템은 카메라 시스템의 신호를 활용해 3D 도로상황 모델을 만들어내고 지시를 외부 환경 위에 포개 보인다.
BMW의 한 관계자는 “대개 이같은 AR HUD의 이미지는 종전과 다르게 두 개 이상의 레이어로 구성된다. 가까운 레이어는 운전자의 눈으로부터 2.5 m 앞에서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와 관련된 정보를 표시하고 두 번째 스크린인 먼쪽 레이어는 운전자 눈으로부터 약 8 m 앞에 위치해 전방 도로나 사물에 대한 안내 와 정보를 표시한다”고 설명했다.
심도는 8 m에서 그 이상까지인데 너무 먼 쪽까지 가상 영상을 적용할 경우 운전방해 및 인식의 문제가 있을 수 있어 어디까지 적용할지를 검토 중이다. 첫 번째 레이어에는 먼쪽 레이어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이를 보완하는 기능에 대한 정보가 포함된다.
OEM의 HUD 디자이너는 내비게이션의 표시 방법으로 카펫, 화살표, 차선 한 가운데 위치하는 가상 표지판과 같은 다양한 상상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인식되고 운전방해를 야기하지 않는 방법을 찾고 있다. 예를 들어 가느다란 화살표의 경우 시인성이 낮고 문자를 넣기 힘들다. 또 카펫과 같은 콘셉트를 이용할 경우 먼쪽 레이어에서 카펫의 길이를 어느 정도로 해야 시인성이 좋고 운전부하가 덜 한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ADAS 애플리케이션
BMW와 아우디는 동일하게 AR HUD에 대한 운전자 지원 시스템 애플리케이션을 고려하고 있다. 예를 들어 충돌방지 시스템이나 적응형 순항제어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전방의 차량을 하이라이트함으로써 운전자가 보는 실제 도로와 사물 위에 정확한 포인트가 나타나 종전과 비교해 매우 정확한 안내 및 안전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기존처럼 정보를 읽기 위해 특정 부분에 포커스 할 필요가 없어진다.
BMW의 관계자는 “적응형 순항제어 시스템을 활성화할 경우 AR HUD는 어떤 차가 선도 차량으로 돼 있는지, 프리셋 된 순항거리 등의 정보를 실제 도로와 차량 후면에 하이라이트하며 표시해 줘 쉽게 구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BMW와 아우디는 나이트비전 애플리케이션도 개발 중이다. 나이트비전을 켜면 HUD는 보행자의 진행 방향과 차로부터의 이격 거리를 표시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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