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인테리어 HMI의 스페셜리스트로 자리매김한 대성전기가 이번엔 인테리어 램프에 HMI, 커넥티비티, 조명의 요소를 통합해 운전자를 이해하고 차 스스로 감성을 창조하는 지능형 조명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
<린스피드 스쿠바(Rinspeed sQuba).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계없음>
「어느 무더운 여름 밤. 그녀와 교외로 드라이브를 나간다. 일렉트로닉 뮤직과 함께 차에는 은은한 사이언 톤의 간접 조명이 채워지며 차창 밖으로 흘러가는 네온사인의 잔상과 함께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한다. 시원한 색채가 실내를 더욱 쾌적하게 느껴지게 한다. 엑셀을 밟아 속도를 높이니 조명의 강도가 서서히 낮아진다. 얼마쯤 지났을까. 맵 램프는 모처럼의 데이트가 방해받지 않도록 받지 말아야 할 전화에 대해 붉은 램프를 점멸시켜 알려준다. 비가 내리기 시작하고 무드 조명 톤은 옐로우 계열로 바뀌며 실내를 아늑하게 만든다. 슬로우 템포의 재즈, 와이퍼와 빗소리가 무드 조명과 어우러지며 드라이브의 운치를 더한다. 어느 카페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면 실내조명은 도난방지 장치가 되고 실내 공기의 질을 체크해 자동 정화한다.」
커가는 램프의 비중
아마도 미래의 자동차에서 실내조명은 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지도 모르겠다.
운전석의 다양한 시스템은 또 다른 시스템과, 차량 내·외부의 정보 및 기능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면서 지능화되고 있다. 지능화에는 차량 내외부의 모든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나 다양한 센싱 시스템의 안전과 연결성, 사람과 기계 간 조작과 반응에 대한 음성인식·햅틱·광인지 등의 HMI(Human Machine Interface)는 물론 디자인, 조명, 공기질 등 감성에 대한 것도 포함된다. 실내조명은 감성 지능이란 측면에서 운전석의 혁신을 이끌 것이다. 감성 지능은 타인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운전자를 이해하고 차 스스로가 이에 대응하는 것이다. 운전자를 이해하는 방법은 센서를 통해 운전자나 운전자 주변의 환경을 인식하거나 운전자 스스로가 선택하는 것이다.
실내조명은 기본적으로 차량의 루프에 장착돼 운전자의 필요에 의해 실내 어둠을 밝혀 주는 편의장치다. 수납 공간 등 다양한 필요에 의해 등장한 오버헤드 콘솔(OHC), 화장 거울 이용 시 작동하는 선바이저 뒤의 베니티(vanity) 램프가 그동안의 혁신이었다면, 앞으로는 터치 또는 터치리스(touchless) 등 HMI의 개선, 공기청정·도난방지 등 기능의 통합, 시스템 연동 또는 주변 센싱을 통해 다양한 감성을 불어넣는 무드(mood) 조명이 될 것이다.
실내조명은 인테리어 혁신에서 소외돼 있었다. 제한된 기능성과 비용 문제 때문이다. 그러나 프리미엄 카에서 LED 간접 조명이 인기를 얻으며 감성적 디자인이 크게 주목받고, 램프의 크기와 도난방지와 같은 기능 통합성이 커지면서 다양한 혁신의 허브로 부상하고 있다.
트랜스미션이 연결된 램프
대성전기의 경태호 책임연구원은 “조명의 새로운 가능성은 특히 프리미엄 카에서 중요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예를 들어 감성 조명과 관련한 혁신은 미래 고객이 직접 조명 패턴을 커스터마이즈하고 주행 특성, 외부 온도, 음악 장르나 템포 등의 요소와 연동돼 자동으로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량용 햅틱의 인식률을 보완하기 위해 광인지 기능을 포함시킨 루미노 햅틱(Lumino Haptic) 인터페이스와 스티어링 휠 햅틱(Steering Wheel Haptic) 장치를 개발 상용화해 인테리어 HMI의 스페셜리스트로 자리매김한 대성전기는 실내조명에서 또 다른 인테리어 혁명을 준비 중이다. 대성전기는 2009년 10월 현대아이에이치엘의 내장 램프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실내조명 사업에 나섰다. 현재 대성전기의 제품은 현대ㆍ기아자동차, 르노삼성, 쌍용차에 공급되고 있다.
대성전기의 실내조명 포트폴리오는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지도, 책 등을 보기 위해 국지적으로 조명을 비추는 맵 램프, 실내를 가능한 넓게 밝히기 위해 실내 중앙과 운전석 앞쪽에 위치하는 룸 램프, 기본적인 맵 및 룸 기능 외에 S/ROOF SW와 안경 수납 등 편의장치를 추가한 다목적 오버헤드 콘솔(OHC), OHC와 룸 기능을 통합한 디럭스 램프 등이 있다. 또 선바이저 안쪽에 위치해 실내 화장 거울 이용 시 작동하는 베니티(vanity) 램프, 적재물을 싣고 내릴 때 사용되는 러기지(luggage) 램프도 있다.
경 책임은 “그동안 실내조명은 벌브(Bulb) 광원을 이용해 단순 조명 기능만 제공해 왔지만 최근에는 LED의 친환경성과 RGB 컬러의 장점을 이용하면서 감성 무드 조명이란 콘셉트가 추가됐고, HMI나 구조적으로 기계적 스위치 작동 방식에서 터치 타입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좀 더 미래의 램프는 차량의 센싱 기능을 통해 더욱 다양한 기능과 시나리오를 추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K9에 양산 적용 중인 디럭스 램프는 실내조명의 미래를 보여주는 단초다. 대성전기는 2009년 10월부터 OHC와 룸 램프 기능을 통합한 디럭스 램프 개발에 착수했으며, 기아와 공동개발을 통해 지난해 3월부터 K9용 디럭스 램프를 양산하고 있다.
디럭스 램프는 롱 바디 형태로 K9의 윈드실드부터 센터 룸에 이르는 루프에 길게 장착된다. 이 램프는 LED의 다양한 색상 구현이란 장점을 직접 및 간접 무드 조명을 통해 연출한다. 기아는 K9에 흰색과 붉은색의 간접 조명을 채택해 실내에 아늑한 느낌을 주게 했다. 이 램프는 K7과 뉴 오피러스에도 적용됐는데, 무드 조명의 컬러, 조명에 무늬를 입히는 투명 매질 표면 디자인 등이 서로 다르다.
그러나 K9의 디럭스 램프가 특별한 것은 실내조명으로는 최초로 와이어가 아닌 CAN 통신을 적용했다는 점이다. K9의 디럭스 램프는 도어 정보 외에 트랜스미션 정보를 읽어 주차 상태와 주행 상태에 따라 무드 조명의 휘도를 자동적으로 달리한다.
경 책임은 “기아는 언제나 신기술에 강한 욕구를 보인다. 그럼에도 K9에 구현된 기능은 디럭스 램프 콘셉트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며 “초기 콘셉트는 매우 다양해 예를 들면 레인 센서를 연동시켜 우적량을 감지해 실내에 따뜻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조명을 연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초 콘셉트에서 디럭스 램프는 온도 센서가 외부 온도를 센싱해 덥다고 판단하면 자동으로 시원한 계통의 컬러를 간접 조명에 적용시킨다. 차속 센서를 통해 차가 점점 고속으로 접어들게 되면 조명의 필요성이 감소함에 따라 밝기를 페이드 아웃시킨다.
또 K9에 장착된 디럭스 램프는 기계적 스위치를 적용하고 있지만 최초 콘셉트는 터치 방식의 인터페이스를 제안했다. 경 책임은 “터치 스위치를 적용하면 스킨을 보다 슬림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점 외에도 슬라이드 터치를 통한 컬러, 휘도 조정을 세밀화 할 수 있고 터치 수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부여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기능 통합
대성전기의 이 램프 시스템은 이밖에도 지능형 공기청정 시스템(Intelligent Air Quality System, IAQS), 실내 침입감지 시스템(Anti-Theft Alarm System, ATAS), 블루투스 스마트폰 연동 등을 포함했었다.
기본적으로 이 지능형 실내조명 시스템(IILS)은 기계식 스위치를 제거하고 렌즈 면을 터치해 작동시킨다. 터치 횟수에 따라 휘도량 조절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1회 터치 시 100% 휘도, 2회 75%, 3회 터치 시 50%의 휘도를 낼 수 있도록 세팅된다. 1자형 또는 라운드형 터치 슬라이드 기능은 슬라이드 양에 따른 세밀한 휘도량 및 컬러 조절을 가능하게 한다. 또 IILS는 근접 기능을 내장해 모션 센서를 통해 램프 표면에 손가락이 근접하면 램프가 점등하거나 인터페이스에 아이콘이 팝업 되게 함으로써 심플하고 모던한 디자인을 가능케 한다.
IAQS는 온습도 센서, CO2 센서, VOC 센서를 통합하고 파워윈도, HVAC, 시동 스위치 등을 연동시켜 필터를 통해 악취 물질, 배기가스, 휘발성 유기물, 곰팡이, 이산화탄소 등을 자동 제거할 수 있게 한다.
ATAS는 초음파 센서 모듈을 이용해 실내 침입을 감지해 도난 경보를 해준다. 대성전기의 ATAS는 차량 주변에서의 움직임 및 외부 차체 충격에 대한 오감지 경보를 완전히 차단한다.
경 책임은 “브라질에서 도난경보 시스템이 의무장착화 됐고 세계 주요지역에서 관련 수요가 늘고 있어 ATAS를 램프에 통합하는 추세”라며 “룸 램프에 ATAS를 내장하면 별도의 케이스 제작이 불필요해진다. 또 저전력 소모가 장점인 대성전기의 시스템은 단 2개의 초음파 센서로 1~3열까지 감지한다”고 설명했다.
핸즈프리 컬러 연동 기능은 외부로부터 폰 콜이 들어오면 맵 램프의 무드 컬러가 변경됨으로써 시각적인 알림 기능을 제공한다. 원하지 않는 전화에 대해 특별한 색상의 세팅이 가능하다. 부가적으로 핸즈프리 통화 시 지정된 방향의 일정 범위 내에서만 소리가 출력돼 통화할 수 있도록 하는 초지향성 스피커가 탑재된다.
터치리스 조명
경 책임은 “대성전기의 실내조명 로드맵은 크게 터치, 오토매틱 간접 조명, 터치리스 조명으로 요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의 터치 애플리케이션은 무드 컬러를 극대화한다. RGB 성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어 사용자가 원하는 색으로 실내조명을 구성할 수 있다. 풀 컬러 구현이 가능해 날씨, 계절, 시간, 장소에 따라 사용자가 직접 원하는 컬러를 선택할 수 있다. 또 룸 램프 및 차량 전체 무드 조명을 통합제어 할 수 있어 운전자의 현재 감성에 따른 적절한 조명 색상 및 밝기 조절이 가능하다.
대성전기는 광섬유 내장 무드 조명도 개발 중이다. 정전용량 터치 필름을 적용해 배광 렌즈를 직접 터치하는 방식으로, FPCB를 이용해 굴곡면에 터치 버튼 및 슬라이드 버튼도 둘 수 있다. 광섬유 무드 조명은 기존 도광판 적용 제품 대비 향상된 곡면 조명 효과를 준다. 렌즈 터치 점등 방식으로 조작성도 매우 뛰어나다. 경 책임은 “‘ㄷ’자 또는 링 형태의 조명의 경우 꺾이는 부문에 브라인드 스폿이 존재한다. 대성전기는 이 문제를 최적화하기 위해 광섬유나 LED 제어 기술을 통해 전체 밝기를 균일하게 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대성전기는 IR 반사식 모션센서를 이용한 비접촉 모션 센싱 인테리어 램프도 개발했다. 이 램프는 근접 센싱 기능을 통해 웰컴 기능을 가능하게 하고 보다 쉽고 편리하며, 안전한 제어가 가능하다.
경 책임은 “디자인 측면을 적극 고려해 램프가 루프 내에 있고, 기어 구조를 설치해 어프로치 센서나 터치 센서를 이용해 램프가 자동으로 돌출되거나 덮개를 열고 나오는 램프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대성전기는 뛰어난 제품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시뮬레이션 과정을 거친다. 완벽한 광학 디자인 구현을 위해 구조 분석, 열분석, 광학 분석 등을 수행한다. 구조 분석은 제품 설계에 대한 신뢰성 확보 및 오류 검증을 통한 품질 확보 기능을 수행하는 과정이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스위치 브라켓, BEC 등에 대한 선형/비선행 구조해석, BEC, 메모리 파워시트, REPS 등에 대한 진동해석을 통해 취약부분을 개선한다. 열분석은 전장품의 전기적 열적 동시 해석을 통한 해석 정확도 향상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통해 제품 원가절감 및 품질 확보를 실현한다. 또 HM RAM/FAM, LD U/H 등 다수제품의 열 해석이 진행된다. 광학 분석은 광학 시뮬레이션을 통한 현장감 있는 광학 현상을 눈으로 직접 확인해 제품 제작 없이 광학 특성을 파악한다. 제품 개발에 대한 개발비 절감 및 설계 기간 단축에 필수적 과정으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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