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V의 등장
일상생활의 필수요소인 자동차는 100년 전 처음 개발된 이후 지금까지 끊임없는 기술적 진보를 거듭해 왔지만, 가솔린이나 디젤을 사용해 동력을 발생시키는 내연기관이란 점에서 기본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국제유가 급등과 각국의 환경규제 강화 등으로 이제 자동차의 기본구조도 바뀌어야 하는 새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 시발점에 HEV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 기후협약과 같은 국제 환경 변화와 배럴 당 100달러가 넘는 유가, 그리고 국내 사용 에너지의 96%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적인 문제로 HEV 및 연료전지자동차(Fuel Cell Hybrid Vehicle, FCHV)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HEV는 가솔린이나 디젤 등의 엔진에 전기모터를 결합해 두 동력원이 각각의 특성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에서 작동하도록 해 높은 에너지 효율을 얻음으로써 자동차 배기가스 저감과 함께 연료소비 효율을 개선하는 자동차다.
HEV는 오래전부터 개발되어 왔으나, 두 개의 동력원을 차체에 탑재해야 하는 이유로 주로 대형차 위주로 개발돼 왔다. 그리고 1997년 토요타가 세계 최초로 미드 사이즈의 HEV Prius를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상용화가 시작됐다.
에너지 저장장치
HEV는 전기 모터 구동에 필요한 전력을 차량 내에 장착된 에너지 저장장치(배터리)를 통해 얻는데, 배터리는 기존의 충전방식에 추가해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때 나오는 잉여의 에너지로도 충전(회생제동 시스템)하기도 한다.
HEV용 에너지 저장장치의 요구 특성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우수한 고출력 및 충전이고, 둘째는 전지성능 안정성으로 SOC 40~80% 정도에서 전지 충전과 방전 특성 모두 효율 향상 및 열 발생 최적화가 필요하다. 셋째는 긴 수명이며, 넷째는 안전성이다. 자동차 특성상 진동, 충격, 열에 의한 전지의 폭발, 화재 위험요소의 배제 기술이 필요하다.
충분한 검증을 통한 신뢰성 확보가 필요하기 때문에 내진, 내충격성을 위한 고강도 밀폐구조, 냉각구조, BMS(Battery Management System) 기술 개발이 요구된다. 여기에 적합한 시스템으로 연구개발이 진행 중인 에너지 저장 시스템으로는 42 V VRLA(Valve regulated Lead Acid) 전지, 커패시터, Ni-MH 전지, Li-ion 전지 등이 있다.
이 중 Ni-MH 전지는 이미 개발 및 상용화가 완료됐다. 전세계에 판매되고 있는 HEV에 장착된 전지 시스템은 모두 Ni-MH 전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며, 전지 성능 및 신뢰성 등도 검증된 상태다. HEV용 Ni-MH 전지 생산은 일본의 Panasonic EV Energy(PEVE)사가 거의 독점 생산하고 있다.
Li 전지는 우리나라의 경우 LG화학, 삼성SDI, SK 모바일 에너지 등 2차 전지 업체가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Li 전지는 HEV용 전지에 적용하기 위해서 안전성, 경제성 및 신뢰성의 추가 확보가 필요해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들이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2009년 출시되는 현대자동차의 HEV에 적용 예정이다.
토요타의 시사점
HEV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토요타자동차는 HEV용 배터리 증산을 위해 올해 봄부터 HEV용 Ni-MH 전지 생산 능력을 50% 확대하기 위해 마쓰시타전기산업과 합작공장 신설을 진행 중에 있으며(출처: 일본경제신문 08.07.15), PEVE는 HEV용 Ni-MH 전지 개발 엔지니어들을 향후 1년간 현 인원의 1.5~2배로 증원할 방침이다.
Ni-MH 전지 생산은 토요타의 HEV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2010년 초에 현재 연간 생산능력의 2배에 해당하는 100만 대 수준으로 증대시킬 계획이다. HEV용 전지의 적용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 시판되고 있는 HEV에 Ni-MH 전지를 지속적으로 장착하고, 향후 10년 안에 한정적으로 투입 예정인 Plug-In HEV(PHEV)에 리튬이온 전지를 장착할 방침이다.
토요타는 또 차세대 금속-공기전지의 연구를 추진하기 위해 50여 명으로 구성된 전지연구부를 신설해 2030년을 목표로 개발에 착수했으며, 2년 후에는 연구개발 인력을 두 배로 확충할 것을 발표했다. 이는 Ni-MH 전지와 Li 전지의 자원한계 문제와 연료전지 개발에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판단해 새로운 전지 개발에 착수한 것으로 예측된다(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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