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트렌드의 급속한 진전과 뉴커머의 도전(예: 테슬라의 질주)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강자들을 동요케 만들었고, 토요타에게도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과감한 리더의 결단을 요구했다. 토요타스러운 우븐 시티 미션과 함께 미래의 모빌리티 기업을 위한 강력한 소프트웨어 중심 전환이 전개되고 있다.
글|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2020년도 CES에서 토요타의 아키오(Akio Toyota) 사장은 ‘우븐 시티(Woven City)’를 천명했었다. ‘꿈의 구장(Field of Dreams)’과 그 영화에 나오는 “당신이 만들면 그들이 찾아올 것이다(If you build It, he will come)”란 대사를 인용하면서, 사람-건물-자동차가 데이터와 센서로 연결되고 서로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며, 안락하고 효율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제공하게 될 미래의 도시를 자율주행, AI 기술과 함께 창조해 이를 실증하겠다고 선언했다. 전 세계 기업을 대상으로 동참을 부탁했다.
2018년, 토요타는 자율주행과 첨단 안전을 위한 소프트웨어 기능 통합과 강화를 위해 계열사인 덴소, 아이신과 합작해 토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 어드밴스드 디벨롭먼트(Toyota Research Institute - Advanced Development, TRI-AD)를 출범시켰고, 우븐 시티 프로젝트가 발표된 지 6개월이 지난 현재, 다음 단계로의 이행을 위해 TRI-AD의 구조조정을 전격 발표했다.
아키오 사장
이 조정의 핵심은 두 가지다. ▶과거 토요타가 직조기계 제조사에서 자동차 제조사로 탈바꿈했듯이 비즈니스의 풀 모델 전환을 꾀한다는 것 ▶야심찬 ‘우븐 시티’의 근간이 될, 모든 것이 연결되는 자율주행과 커넥티드 카의 미래를 위해 더욱 신속한 속도와 규모로 소프트웨어 중심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토요타의 이동성 주도권을 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같은 미래 전환에 대한 강력한 의지, TRI-AD의 구조조정과 함께 아키오 사장은 파격적으로 개인 자격의 투자 의사까지 밝히기도 했다.
아키오 사장은 “이는 미래에 대한 답이 없기 때문입니다. 미지의 시대에 도전함에 따라 개인의 헌신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업은 ‘어느 정도 수준의 이익을 얻기 위해 이 정도 투자한다’는 논리에 근거해 의사결정을 내리고, 큰 조직은 과거의 성공과 경험을 바탕으로 일을 하려고 합니다만, 나는 다른 방식으로 일을 하려 합니다. 더 많은 사람들의 얼굴에 웃음을 줄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아키오 사장이 토요타가 모빌리티 회사가 될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 토요타는 그들이 강력한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하드웨어와 함께 작동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물론 이는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현재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C.A.S.E. 트렌드의 급속한 진전과 뉴커머의 도전(예: 테슬라의 질주)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의 강자들, 토요타에게도 경종을 울림과 동시에 리더의 과감한 결단을 요구했다. 이 전환이 지금 토요타스러운 미션과 함께 소프트웨어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다.
TRI-AD의 구조조정
우븐 플래닛
자율주행 기술 개발과 전개의 가속화를 위해 연구와 실제 제품 사이의 견고한 파이프라인 구축을 위해 설립된 TRI-AD는 새로운 이름의 지주회사 우븐 플래닛(Woven Planet Holdings)과 2개의 운영회사 우븐 코어(Woven CORE), 우븐 알파(Woven Alpha)로 나뉘어 소프트웨어 기반 사업의 향상과 확장을 꾀한다.
아키오 사장은 “우븐 플래닛의 플래닛은 이 회사가 지구촌 모든 시민의 통합된 미래에 기여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는 희망과 기대를 담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모두를 위한 공유된 기회’라고 봅니다”라고 말했다.
지주회사인 우븐 플래닛은 그룹 전체의 전략적 의사결정을 맡는다. 특히 협업, 모빌리티 서비스와 비즈니스 기회의 창출을 포함한다. 플래닛은 그들의 비즈니스가 전통적인 도시의 개념을 뛰어넘는 스케일이 될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편, 우븐코어는 자율주행 모빌리티 실현을 위한 기술개발을 책임지고, 우븐 알파는 ‘알 수 없는’이란 의미처럼 우븐 시티를 통해 미래의 여정에 필요한 연구개발과 실험을 담당한다.
우븐 코어
TRI-AD의 제임스 커프너(James Kuffner) CEO는 “2018년 설립된 TRI-AD의 목표는 토요타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었고, 다른 하나는 첨단 연구개발과 차량 양산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자율주행은 끊임없이 발전해야하는 기술이고 강력한 시스템을 통해 수많은 운전상황에 대응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승용차에 동승했을 때 직접 운전했을 때보다 제동이 느리거나 갑작스러워 크게 불안감을 느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또, 익숙한 도로에서 운전자 스스로는 인지 못할 수 있지만, 비가 오거나 바람이 세게 불 때와 같은 기상 조건에서 주행 방식을 바꿀 것이다. 토요타는 누구나 안전한 느낌을 가질 수 있는 운전자 지원,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하기 위해 운전자에 따라 달라지는 변화들, 날씨와 같은 외부 요인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하며, 이것이 바로 우븐코어가 AI와 소프트웨어 기술을 통해 하는 일 중 하나다.
또한 자율주행 기술이 상용화되면 우븐코어의 엔지니어들은 차량이 제공할 데이터를 바탕으로 운전자와 탑승자의 안심과 안전감을 높일 수 있도록 자율주행과 첨단 안전기술의 진화에 지속적으로 힘쓸 것이다.
우븐 플래닛, 우븐 코어, 우븐 알파의 역할
우븐 알파
“모바일폰 산업에서 일어난 일을 살펴보면, 구형 폰에서 소프트웨어는 하나의 특정기기에 대해서만 개발됐지만, 이제는 기기(하드웨어)가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iOS, 안드로이드와 같은 강력한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다양한 서드파티 개발자가 쉽게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참여할 수 있게 되면서 음악, 사진, 편집 등 수많은 기능이 더해졌습니다. 커넥티드 카를 비롯한 모빌리티의 세계에서도 지금 이런 혁신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리의 꿈은 토요타 그룹이 개발한 세계적인 모빌리티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Arene라 불리는 이 프로젝트가 커넥티드 모빌리티 서비스와 함께 토요타의 경쟁 우위를 높여줄 플랫폼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
커프너 CEO
커프너 CEO는 우븐 알파가 담당하는 Arene 프로젝트에 대해 이렇게 설명한다. 올 1월에 발표된 토요타의 우븐 시티 실현을 우븐 알파가 주도하지만, 미래의 토요타 비즈니스의 근본이 될 자체 OS Arene 개발이 바로 우븐 알파의 프로젝트 중 하나다.
Arene은 자동차/모빌리티를 위해 프로그램이 가능한 OS 개발 개념이지만, 단지 OS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한 감이 있다. Arene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나 iOS와 같이 생태계를 표현하는 방식이다. 개발자 툴을 포함한다. 또 Arene은 최첨단 툴, API, 안전 빌딩 블록 등을 갖춘 차량 개발 플랫폼으로서, 당장의 목표는 안전과 보안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며, 막대한 비용을 초래하는 차량 소프트웨어 개발을 간소화하면서 테슬라처럼 모든 차를 프로그래밍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차를 우리의 일상생활에 참신한 방법과 기능으로 통합하는 완전히 새로운 차량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시장에 대한 에코시스템이 창출된다.
커프너 CEO는 “전통적인 플레이어와 뉴커머가 협업할 수 있는 유연한 소프트웨어 환경을 제공해 최고의 성능을 만들어내겠다는 것입니다. Arene은 현재 개발 중입니다. 모두를 고려해야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라고 말했다.
우븐 알파와 Arene팀은 모빌리티의 미래에 있어 매우 중요한 영역이지만, 자동차의 전통적인 부분은 토요타가 담당한다. 따라서 Arene의 개념이 완성되려면 우븐 알파와 전통적인 토요타의 강력한 협업이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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