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본지의 파트너, 드라이빙더내이션의 루앤 하몬드 CEO가 ‘로이터스 오토모티브 서밋’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LIVE PANEL: The Future of Design” 세션 좌장을 맡아 유명 카 디자이너들의 토론을 이끌었다. 세션에서 4개 카 메이커의 최고 디자인 책임들은 차량 재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루앤 하몬드가 소감을 전한다.
글|루앤 하몬드(Lou Ann Hammond) 객원기자, www.drivingthenation.com
동영상|https://www.youtube.com/embed/NRPfBrnrJdk
루앤 하몬드
루앤 하몬드는 드라이빙더내이션(Driving the Nation)의 CEO이자 저널리스트로 30년 이상 전 세계를 누비며 자동차, 에너지 산업 이슈를 전하고 있다. 일본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을 나왔다. 석유기업 셰브론(Chevron)에서 1986년까지 근무했고, 같은 해 최초의 인터넷 자동차 웹진이자 현재 최장기 카 모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는 카리스트닷컴(www.carlist.com)을 설립하며 미디어계에 입문했다. 자동차 산업 전문기자로 WSJ, CNN, MSNBC, CNBC, The Today Show, NBC Nightly News, Fox Business News 등 TV, 라디오의 단골 게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위민 인 오토모티브(Women in Automotive)'의 보드멤버이자 '위민스 월드카 오브 더 이어(Women's World Car of the Year)'의 심사위원이다.
‘로이터스 오토모티브 서밋(Reuters Automotive Summit)’은 전 세계 CEO, 혁신가들이 참여해 미래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의제를 설정하고 토론해 온 가장 오래된 OEM 주도의 컨퍼런스 중 하나다. 이번 서밋에는 5,000명 이상의 게스트들이 등록했는데, 사실 서밋 전체는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등록자의 60%는 미국, 30%는 유럽, 10%는 아시아 출신이었다.
코로나 대유행은 행사를 가상으로 진행하도록 만들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처럼 이 가상회의가 오히려 더 많은 관심을 끌어 모았다. 서밋은 코로나19와 사회적 거리두기 시대에 맞춰 디지털 플랫폼, 라이브 스트림으로 이뤄졌다.
서밋의 마지막 날 열린 “LIVE PANEL: The Future of Design” 세션의 좌장으로서 유명 카 디자이너들과 함께 토론을 했다. 이 패널 토론에는 디자인 학도들도 무료로 참여할 수 있어 60명이 더 참석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자동차를 디자인해 볼 수 있었고, 그들은 디자이너에게 보여줄 차를 스케치하면서 구불구불한 라인들을 그렸다. 8명의 학생들이 스케치를 제출했다[스튜던트 카 디자이너 수상자는 GAC R&D의 첨단 인테리어 디자인 부분 인턴 안킷 우킬(Ankit Ukil)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내가 봐온 새로운 현상은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를 위한 브랜드 모두를 만드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현대차가 제네시스를 출시했을 때 마케팅은 ‘뽐낼 필요가 없는 사람들을 위한 럭셔리’였다. 그리고, 이전과는 전혀 다른 해에, 나는 우리 시대 최고의 자동차 디자이너 4명과 함께 다음의 차와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기뻤다.
- 데이브 마렉(Dave Marek), 어큐라 크리에티브 디렉터, 혼다 R&D 아메리카
- 앤드류 스미스(Andrew Smith), 캐딜락 디자인 책임, GM
- 헨릭 피스커(Henrik Fisker), CEO, 피스커 오토모티브
- 슈테판 지라프(Stefan Sielaff), 디자인 총괄, 벤틀리 모터스
코로나 환경
다음과 같이 디자이너들에게 물었다.
“COVID-19 이전에는, 각 디자이너가 대륙에서 대륙으로 건너가 동료들을 만나기 위해 뛰어다녔습니다. COVID-19는 이것을 변화시켰고, 이런 것과 함께 여러분은 변화된 디자인을 보고 있나요? COVID-19는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의 설계, 사업 수행 방식을 변화시켰습니다. 다른 아티스트들과 함께 인하우스 크리에이팅 작업에 있어 어려움은 없나요?”
혼다의 데이브 마렉은 매주 비행기를 타고 한 곳에서 차를 만들고 그 차를 밀링(milling)해 중국이나 일본으로 보내는 법까지 설명했다. 디자이너는 조정을 하고 더 많은 밀링 작업을 수행한 다음, 추가 연구를 위해 차를 다시 미국으로 보낸다고 했다.
“이는 우리가 배운 스트림라인과 거의 흡사하긴 하지만 보지 않고는 자동차를 만들 방법이 없습니다.” 마렉이 말했다.
지라프의 팀은 영국 크루(Crewe)에 더 가깝게 모여 있지만 이후는 Zoom과 함께 하고 있다고 했다. “스튜디오에는 추진력이 있어야 하고 창의적인 흐름이 필요합니다. Zoom에서 잼 세션을 가질 수는 없습니다. 이것이 제가 걱정하는 것입니다.” 지라프 총괄이 말했다.
캐딜락의 스미스 책임은 “대유행 이전 사람들과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피스커 오토모티브의 CEO이자 디자이너인 피스커 역시 유사한 답을 했다.
“저는 클레이 모델을 사용하고 디자인을 직접 보는 것을 지지합니다. 디자인 센터가 하나뿐이기 때문에 운이 좋았습니다. 우리는 막 디자인을 승인했고 COVID-19 직전이었습니다. 제게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더 잘 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피스커 오션
세일즈
충동구매는 차량 구매의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이 충동구매를 위해 그들은 어떻게 디자인을 할까.
피스커의 헨릭은 많은 사람들이 온라인 구매에 얼마나 쉽게 적응했는지가 놀랍다며 실제로도 모든 주문이 온라인에서 이루지고 있다고 말했다.
앤드류 스미스는 우리가 지금까지 할 수 있는 가장 비싼 구매 중 하나가 자동차라며 “단지 도로를 주행하는 차를 보는 것만으로도 거래가 성사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마렉은 “신발 한 켤레는 쉽게 돌려보낼 수 있지만 차는 어렵다”면서 온라인 조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라프는 그의 경험을 말했다. 2020년 초 세계가 문을 닫았을 때 벤틀리는 코치빌딩한 12대의 바칼라(Bacalar) 한정판 모델을 갖고 있었고 각각의 고객이 이 차 한 대에 150만 파운드(23억 원)를 투자했다. 하지만 놀랍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 차를 보지도 못했다. 12대는 일주일도 안 돼 모두 팔려버렸다.
마지막으로, “스크린에서 시각화할 수 없는 한 가지가 크기”라는 피스커와 지라프의 말에 스미스와 마렉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문이나 광고에서는 차량의 크기를 알 수 없다.
벤틀리 바칼라
안전성의 내재
자동차에는 안전이 내재돼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의한 3,600개가 넘는 규정을 바탕으로 디자이너들이 차를 만든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자동차 회사들이 그들의 일을 하고 있다면 소비자들은 NHTSA의 기준을 알 필요가 없다. 또 안전은 디자이너가 세상에서 가장 멋진 차의 디자인을 갖고 있다는 생각에 대한 것도 아니다. 그리고 NHTSA는 그것을 망치고 있다. 이것은 사고를 당하지 않는 것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사고 당했을 때의 안전에 대한 것이다.
때문에 인상적인 디자인의 핵심 중 하나는 과거의 탐나는 디자인을 오늘날의 안전과 기술로 포장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고려할 때, 디자이너들은 신차를 설계할 때 얼마나 많은 생각을 해야만 할까? 자동차가 자율주행차라고 해도 이런 디자인이 그렇게 중요할까?
2022년형 혼다 어큐라 MDX
자율주행 = 엔터테인먼트
인테리어 기술은 익스테리어보다 더 큰 의미를 갖게 될까?
70년대와 80년대에 젊은이들은 스테이션 웨건이나 밴을 사서 내부를 뜯어내고 잠잘 장소나 파티 장소로 만들며 우드스톡 카를 탄생시켰다. 지금 우리는 샤워기, 화장실, 그리고 킹 사이즈 침대와 함께 35피트짜리 RV로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사람들은 그들의 집 대신 RV를 사 자유의 길로 가고 있다. 차에서 오락은 이처럼 항상 셀링 포인트 중 하나였다.
가장 신랄한 질문 중 하나는 “운전하지 않는다면 어떤 경험을 얻습니까?”라는 마렉의 물음이었다.
피스커의 말처럼 미래의 차별 요소는 소프트웨어와 디자인의 융합일 것이다. 피스커는 자율주행 고속도로에 진입하면 더 급진적인 디자인을 보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캐딜락의 스미스 책임은 수퍼크루즈가 GM이 인테리어를 디자인하는 방식, 더 편안한 자세가 운전자의 컨트롤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소개했다.
소비자는 이미 실제 사람이 아닌 인공지능과 대화하는 방법을 배우고 있다. 실제 사람이 아닌 AI와 대화를 확장하는 것이 더 쉬워졌다. 예를 들어, 하만 카돈(Harman Kardon)은 집에서 스마트폰으로, 또 자동차로 엔터테인먼트를 원활하게 전달하는데 노력 중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자율주행차 디자인의 진화와 발전에 영향을 미칠 ‘법안’도 있다. 물론 디자이너는 이것이 미래의 자동차 제작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확인하기 위해 좀 더 기다려야 할 것이다.
캐딜락 수퍼크루즈 맵과 LYRIQ 인테리어
지속가능성
자동차 디자이너들은 지속가능성이 디자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지라프는 자동차의 중량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확실히 그것은 차량 디자인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중량과 지속가능성은 디자인 분야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아하는 문구는 피스커가 한 말이었다. 그것은 “지속가능한 무언가로 지갑을 만들 수 있다고 해서 100,000마일 동안 앉을 수 있는 시트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는 것이다.
명확한 것은 다음과 같다.
▶앤드류 스미스의 말처럼 ‘COVID-19 시기에 카 메이커가 새로운 차를 마케팅하는 것은 이미 시장에 출시된 차를 새로 뜯어고치는 것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이점은 특히 그의 첫 전기 SUV 오션(Ocean)과 함께 시장에 나설 헨리 피스커에게 큰 도전이 되고 있다.
▶지속가능성은 미래의 큰 문제다. 명백하게 연비나 ‘전기차 대 가솔린’의 비교뿐 아니라, 더 지속가능한 다른 소재, 에너지로 자동차를 생산하는 방법을 찾아야만 한다.
▶중량 대 파워의 비율은 주요 고려사항이다. 배터리가 자동차의 핵심이 될수록 중량은 더 나간다. 3D프린팅 부품은 가벼워 인기가 있지만, 디자이너들은 대부분의 3D프린팅 부품이 차 내부의 일부라고 보고 있다.
▶COVID-19로 인한 가장 중요한 디자인 차이는 라이드 셰어링을 위해 제작된 차량에 있다. 오늘날 고객과 운전자 사이에 있는 무엇처럼 승객 사이에 플렉시 글래스가 놓이게 될 것인가?
자동차 구매의 대부분이 충동구매인 세상에서, 자동차 디자이너의 역할은 더욱 중요할 것이다. COVID-19가 지속되는 동안 그 어느 때보다 온라인 구매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온라인 구매는 더 이상 과음 했을 때 QVC나 홈쇼핑 네트워크를 시청하면서 하는 그런 것이 아니다. 브랜드 더치(Dutch) 오븐을 구입해 사워도우(호밀빵 반죽) 빵을 만드는 것은 쉽지만, 자동차 구매는 다르다. 자동차 구매는 여전히 보고 만져봐야 한다.
데이브 마렉 디렉터가 말했듯이, 우리는 누군가가 차에 타서 운전하고 싶도록 유인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매력적인 차를 만들어야만 한다. 그리고 이것은 COVID-19 동안에도 모든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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