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호 지면기사
/ 글│김 민 복 (eecar1234@yahoo.co.kr)신흥대학 자동차과 겸임 교수 겸 e-자동차 전기 연구원
저자 소개
김민복 교수는 현대전자(주) 자동차 전장품 생산기술 과장을 거쳐 현대자동차 자동차 품질조사 고객지원 팀장을 역임했다. 그후 현대자동차 정비기술지원 하이테크팀에서 근무했으며, 현재 신흥대학교 자동차과 겸임 교수 겸 e-자동차 전기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최신 자동차 전기, 전자 제어 엔진’ 외 다수가 있다.
연재순서
1. 자동차의 전장품 분류
2. 시동장치
3. 충전장치
4. 점화장치
5. 등화장치
6. 계기장치
7. 자동차용 전선, 커넥터
8. 전자 제어 엔진(1)
9. 전자 제어 엔진(2)
10. 전자 제어 섀시(1)
11. 전자 제어 섀시(2)
12. 전자 제어 에어백 시스템
13. 차량용 냉방 장치 |
공조장치의 개요
차량용 공조장치는 일반적으로 냉난방장치(cooling & heating system)의 공기 상태와 흐름을 제어하는 공기조화(air conditioning) 장치를 말한다. 이는 쾌적한 실내 공간을 제공하는 기능은 물론 내외기 온도 차에 따른 서리 제거나 김 서림 제거 기능 등을 포함한다. 차량의 실내 공간은 협소하고 밀폐돼 있어 유리창에 온습도 차에 따른 서리나 김 서림이 운전자의 시계를 가려 안전 운전을 방해할 수 있다.
또 차량의 실내 공간은 짧은 시간에도 이산화탄소의 농도 증가로 운전자의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차량의 실내는 내외기 공기를 순환시킨다 해도 CO, HC, NOx, PM 등의 도시환경 유해 가스에 쉽게 노출될 수 있어 인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운전자의 피로감 증가와 집중력 저하를 야기하기도 한다. 여름철에 자주 사용하는 에어컨의 증발기(이배포레이터)는 습기와 먼지 등의 퇴적으로 곰팡이, 진드기 등과 같은 미생물 균이 서식해 악취의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최근의 공조장치는 공기 조향 기능은 물론 공기 정화 기능, 악취의 주요 원인이 되는 곰팡이나 먼지 제거를 위한 필터 기능 등이 요구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공기의 조화 기능은 차량의 내외기 온도를 검출해 실내 온도를 제어하는 것을 주요 기능으로 한다. 반면 공기 정화 기능은 외기의 오염된 유해가스가 차량 내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고 AQS(Air Qulity System) 및 실내 공기 환기를 주요 기능으로 한다.
공기의 조화 기능은 제어 방식에 따라 반자동식 공조장치(SATC)와 전자동식 공조장치(FATC)로 구분한다. 공기 정화 기능은 오염된 실내 공기를 환기시키는 환기장치와 외기에 오염된 공기를 차단하는 차단장치를 적용하고 있다. SATC는 사용자의 설정 온도에 따라 실내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공조장치를 말하며 FATC는 사용자의 설정 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는 공조장치뿐 아니라 실내외의 온습도 검출을 통한 보정 기능, AQS 장치와 같은 자동 공기 정화장치를 포함하는 자동 공기 조화장치를 뜻한다. 또 최근의 공조장치는 승원의 체감 특성에 대응해 제어하는 인공지능 공조 기능뿐만 아니라, 보다 더 맑은 실내 공기를 제공하기 위해 별도의 산소 공급장치도 포함하기 시작했다. 차량용 공조장치의 핵심이 되는 ATC(자동 에어컨) 장치에 대해 소개하겠다.
에어컨의 기본 원리
샤워 후 물에 젖은 신체는 바람을 맞으면 시원함을 느낀다. 이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 물이라는 액체가 바람에 의해 증발되면서 주위의 열을 빼앗기 때문이다. 액체가 기체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증발열이 필요하다. 열을 빼앗기는 측(액체가 닿는 측)은 온도가 내려가게 된다. 에어컨(air-con)은 이같이 증발열을 이용해 주위의 열을 빼앗는 것을 기본 원리로 하는 장치다.
액체가 기체로 변화하는 것을 기화라고 하면 기화할 때 주위의 열을 빼앗는 것을 증발 잠열이라 한다. 따라서 에어컨 장치는 사용하는 액체 가스가 기체를 액체화 할 때 증발 잠열이 큰 냉매를 이용하게 된다. 냉매는 증발하기 쉬운 기체 가스로 액상 상태로 저장된다. 이를 위해 에어컨 장치는 기체를 압축하기 위해 컴프레서(compressor)라는 압축기를 사용한다. 사용되는 냉매 가스는 주로 인체에 무해하며 증발 잠열이 우수한 refrigerant-134a(HCFC)와 같은 가스가 사용된다. 냉매 가스를 이용한 에어컨 장치의 순환 구조는 기본적으로 그림 2와 같이 압축기(compressor)→응축기(condenser)→리시버 드라이어(receiver drier)→팽창 밸브(expansion valve)→증발기(evaporator)의 냉매 순환 부품으로 연결된 냉매 순환관을 통해 이뤄진다.
냉매 가스가 밀봉된 순환관 내에는 기화된 냉매를 액상화 한다. 액상화된 냉매는 다시 기화시켜 주위의 열을 빼앗는다. 이곳에 사용되는 R-134a의 냉매는 냉매 투과나 수분 흡수율이 높다. 이에 따라 냉매의 순환관은 보통 나일론으로 코팅된 고무 호스를 사용해 냉매 투과를 방지하고 있다. 보통 기체를 압축하면 냉매의 증기압 선도에 따라 기체는 액체로 변하게 되는데 일정 온도에서 냉매를 압축하면 기체는 쉽게 액체 상태로 변한다.
기체 상태의 냉매 가스를 액체화하기 위해서는 압축기가 필요하다. 이 압축기를 통해 냉매 가스를 압축하게 되면 압축된 냉매는 압력 상승과 함께 온도가 상승한다. 이렇게 압축된 고온 고압의 냉매 가스는 일정 온도 이하가 되지 않으면 액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압축된 고온 고압의 냉매 가스는 온도를 낮추기 위해 별도의 냉각 팬과 방열이 쉬운 방열 코어(cooling core)가 달린 콘덴서(응축기)가 필요하다. 이 콘덴서에는 냉각 효율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동 쿨링 팬(cooling fan)이 달린다.
콘덴서를 통해 액화된 냉매는 리시버 드라이어를 통해 일시적인 저장과 함께 냉매 가스에 포함된 수분 및 슬러지(sludge)를 내부 필터를 통해 여과하게 된다. 여과된 중온 고압의 액상 냉매는 익스팬션 밸브를 통해 흘러가 기화하기 쉽게 무화 상태로 변화하고 익스팬션 밸브의 출구측으로 냉매량을 조절한다.
리시버 드라이어로부터 흘러나온 고압의 액상 냉매는 바로 기화시키면 충분히 기화가 이뤄지지 않는다. 이에 따라 익스팬션 밸브를 통해 액상의 고압 냉매를 무화 상태로 만들어 내보낸다. 무화된 저압의 냉매는 증발기를 통해 기화된다. 증발기는 방열이 잘 되도록 알루미늄제의 방열 핀(pin)으로 만들어 주위의 공기 열을 빼앗는다. 공기 열을 빼앗긴 공기는 주위의 온도를 끌어내려 블로워 모터를 통해 차량의 실내로 토출되고 실내는 냉방 효과를 얻게 된다. 증발기의 출구로부터 흘러나온 저압의 기체 냉매는 다시 액체화를 위해 압축기의 입구측으로 흡입돼 압축되는 순환 과정을 반복한다. 이처럼 냉매 가스가 에어컨 장치의 순환관 내를 순환하는 일련의 과정을 냉매의 순환 사이클이라 한다. 냉매 가스의 순환 사이클을 반복하게 하는 장치는 에어컨 장치의 기본 원리가 된다. 따라서 에어컨 장치의 성능이 우수하려면 무엇보다 냉매의 순환 사이클의 각 구성 부품이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냉매 가스
냉매 가스는 냉매 누출에 의한 유해성과 위험성이 충분히 단속되지 않으면 안 된다. 따라서 냉매 가스가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조건은 독성이 없고, 증발 잠열이 커야 한다. 증발 잠열이 크면 적은 양의 냉매로도 기화열이 증가하게 돼 냉방 작용이 크다. 둘째는 응축 압력이 적당하며 증기 비체적이 적은 것이 좋다. 기체를 냉각시켜 응축할 때는 대기압 이상 적당한 압력에서 응축하는 것이 좋다. 증기의 비체적이 적을수록 압축이 용이하다. 응축 압력이 너무 낮으면 불응축 가스 유입이 쉽다. 반면 너무 높으면 순환관의 연결부가 파열될 수 있다. 또 압축기로 흡입되는 증기의 비체적이 적을수록 압축이 용이해 장치를 소형화 할 수 있다. 셋째 압축기의 토출 가스 온도가 낮고, 임계 온도가 충분히 높으면 좋다. 압축기의 토출 가스 온도가 높으면 체적 효율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순환관 내에 윤활유의 탄화나 열화로 분해가 일어나기 쉽고 윤활 작용이 저하 될 수 있다. 또 임계 온도가 낮은 기체는 임계 온도 이상에서 압력을 아무리 높여도 응축되지 않아 에어컨 기능을 저하시킨다. 이 밖에 냉매 가스가 갖춰야 할 조건은 부식성 및 내마모성 등에 우수해야 한다.
보통 차량용 냉매 가스는 증발 잠열이 우수한 refrigerant-12 가스(일명 freon gas)를 사용해 왔으나 지구의 오존층 파괴 금지 물질로 사용을 금하고 있어 최근에는 오존층 파괴가 없는 R-134a(CH2FCF3) 냉매가 주로 사용된다. 차량용으로 사용하는 R-12(CCI2F2)나 산업용으로 사용하는 R-22(CHCIF2)는 프레온계 냉매로 CI(염소) 성분을 포함하고 있어 대기 중에 누출될 경우 오존층을 파괴시켜 태양으로부터 자외선 차단 역할을 하지 못하게 한다. 이와 같은 이유로 CFC(염화 불화 탄소) 물질은 2005년 일본 교토에서 발효된 교토 의정서에 따라 금지 물질로 규정됐다. R-134a 냉매 가스는 다른 물질과 잘 반응을 하지 않는 안정된 분자 구조를 갖고 있어 오존과 만나도 반응하지 않는다. 또 R-134a는 표 1과 같이 R-12와는 유사한 열역학적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 유해성 및 불연성이 없어 차량용 냉매로 사용되고 있다.
유럽 환경 위원회는 2011년부터 신규 자동차에 대해 GWP (global warning potential)가 150 이하인 냉매만을 사용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천연 물질인 CO2 냉매를 적용한 시스템을 규제 일정에 맞춰 개발하고 있다. GWP 지수는 이산화탄소를 1로 하였을 때 메탄은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잠재 능력이 CO2에 21배 크다는 의미에서 21로 표시한다.
열부하와 냉방 능력
차량은 다양한 열에 의한 부하에 노출돼 있어 실내에는 이에 대한 대책이 강구되고 있다. 차량의 열부하는 보통 4종류로 분류한다. 이는 인체에 의한 열부하, 태양으로부터의 복사 열에 의한 열부하, 대류 및 전도에 의한 열부하, 내외기의 자연 환기에 의한 열부하 등이다. 열부하로부터 냉난방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서 차량을 복사열이나 내외기의 자연 환기로부터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대로 냉방 능력을 향상하기 위해서는 인체로부터 열부하나 엔진으로부터의 열전도를 쉽게 방사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차량의 실내에는 차체와 판넬, 트림 보드(trim board)를 통한 열부하 차단이 중요하다.
한편 냉방 능력은 냉동기가 열량을 얼마만큼 빼앗을 수 있는가를 나타낸다. 보통 냉방 능력은 단위 시간당 얼마나 열량을 빼앗을 수 있는지를 kcal/h의 단위를 써서 나타낸다. 차량은 태양에 노출되면 실내 온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시트 및 대시보드 등은 가열돼 축열하게 된다. 이 상태에서 에어컨을 작동하면 축열된 열은 밖으로 배출되는데 이때 발휘할 수 있는 냉방 능력을 최대 냉방 능력으로 나타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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