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블랙스완’ 사태서 강력히 떠오른 아시아 ‘빅4’ 전략
팬데믹 계기 반도체 사이클 급물살, 반도체 개발 동향 주목
2021년 11월호 지면기사  / 신윤오 기자_yoshin@autoelectronics.co.kr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글로벌 반도체 산업을 선도하고 있고, 그 중에서도 한국·일본·중국본토·대만 등 ‘빅4’가 업스트림부터 미드스트림, 다운스트림까지 모든 단계의 글로벌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팬데믹을 계기로 스마트 전자기기 수요가 폭발함과 동시에 신에너지차와 자율주행차 기술이 급격히 발전하면서 반도체 사이클이 또 한 번 급물살을 타고 있는 가운데, 아시아 반도체 빅4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고 한국 딜로이트 그룹이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지난 10년간 ‘소비’가 주도해 온 반도체 산업의 동력은 5세대(5G) 이동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소비+기업’으로 변모하고 있다. 이 가운데  특히 최근 일련의 ‘블랙스완’ 사태들로 인해 반도체 공급망이 여러 차례 위기에 처했던 만큼 빅4의 전략적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에 영향을 주는 블랙스완 이벤트
 

딜로이트는 ‘글로벌 반도체 산업의 중심으로 비상하는 아시아태평양(손재호, 박형곤 파트너 외 11인)’ 보고서에서 빅4의 반도체 산업 발전 양상, 우위 부문, 특징, 과제 등을 심층 분석하고, AI의 응용에 따른 반도체 생산 방식 변화 및 신에너지차·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에 따른 반도체 개발 동향 변화 등을 세부적으로 다뤘다.
 
아태 비중 62%까지 증가

2030년까지 글로벌 반도체 시장 규모가 미화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 중에서 아태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2%까지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반도체 산업에서 아태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
 

국가별로 한국은 AI와 5G 관련 반도체 개발에 R&D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소재 부문에서 강한 일본은 미드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의 발전 및 전반적 반도체 산업의 부흥을 위해 힘쓰고 있다. 중국은 기술자립을 목표로 개발 모델을 추진 중이다. 대만은 이미 반도체 제조에 있어 선두이지만, 총체적 기술 생태계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지속함과 동시에 지속 가능한 친환경 반도체 개발을 위한 연구에도 매진하고 있다.

아태 지역이 반도체 강자라는 사실은 유수 반도체 기업의 본사 위치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0년 매출 기준 세계 최고 15개 반도체 기업 중 5개사가 아태 지역에 본사를 두고 있었고, 이들 5개사 중 3개는 글로벌 1~3위를 나란히 기록했다. 이들 5개 아태 기업은 글로벌 반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했으며, 연간 성장률은 세계 최고 15위에 들었다.

오늘날 세계 유수 반도체 설계 회사들은 제조의 대부분을 아태 지역에 의존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영향력이 강한 제조사는 삼성전자와 TSMC로, 양사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세계 양대 첨단 반도체 공급사 역할을 해왔다. 특히 대만에서 생산되는 반도체 총규모는 글로벌 전체의 절반을 넘는다. 자본(최대 수백억 달러)과 연구 집약적인 반도체 제조 기술 개발에 꾸준히 투자해 온 결과다. 

한국, 일본, 대만, 중국 등 ‘빅4’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매출액 기준 2020년 19%, 10%, 6%, 5%에서 2030년에는 각각 20%, 15%, 10%, 10%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웨이퍼 생산에서 아시아의 비중은 2019년 79%에서 2030년에는 83%까지 증가하는 등 반도체 생산 능력이 아시아에서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각국의 강점과 전략

한국 반도체 산업은 설계, 생산, OSAT, 설비, 소재 부문 전반에 걸쳐 경쟁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막대한 산업 규모를 발판으로 한국 IC 제조사, 반도체 설비 기업, 반도체 소재 기업들은 특화 및 아웃소싱을 아우르는 반도체 가치사슬을 구성하고 있다. 

또한, 한국은 스토리지 부문에서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신기술 도입과 함께 시작된 한국 반도체 산업은 수십년에 걸친 경험으로 기술 축적을 이뤄냈다. 일본과 미국 간 무역 갈등이 고조되고 반도체 산업의 주기적 변동성이 지속되는 와중에도 한국은 신기술(메모리) 도입을 서둘렀고 R&D 투자를 확대했다. 지난 2021년 5월 한국 정부는 반도체 생산, 원자재, 부품, 설비, 첨단 장비, 설계를 모두 통합한 고도로 효율적인 산업 단지를 구축하기 위해 ‘K반도체 전략’을 수립했다. 계획이 순조롭게 이행된다면 한국의 2030년 반도체 수출 규모는 연 2,00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글로벌 반도체 소재 산업에서는 일본 기업들이 52%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웨이퍼 생산 소재는 실리콘 웨이퍼와 포토마스크, 포토레지스트 및 보조소재, 공정 화학물질, 전자 특수가스, CMP(화학적 기계 연마) 폴리싱 소재(용액 및 패드) 등을 포함한다. 일본은 회로, 타깃 소재, OSAT 소재 부문에서 단연 선두다. 세라믹 기판, 수지 기판, 골드 와이어 본딩, OSAT 소재를 포함한 소재 시장에서 일본 제조사들은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일부 품목의 경우 점유율이 80%에 달하기도 한다. 

대만 반도체 산업은 단연 세계 최고이며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최대 강자로, 2020년 기준 글로벌 파운드리 산업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대만은 파운드리 부문뿐 아니라 여타 가치사슬에서도 점유율 확대를 꾀하고 있다. 대만반도체 기업들은 IC 설계, 미드스트림 웨이퍼 생산, 다운스트림 OSAT, 장비 및 소재 부문을 통틀어 다각도로 발을 뻗고 있다.

중국 정부는 국내 반도체 산업 지원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우선 첨단 기술력을 통합, 발전시키기 위해 제14차 5개년 계획에서 반도체 산업 발전 지원을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중국은 14nm 및 7nm 등 첨단 공정뿐 아니라 대량 생산을 달성하기 위한 보다 발전된 제조 공정의 개발 속도를 가속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정리하면, 부문별로 △제조는 한국과 대만이 독점적 지위 차지 △OSAT는 대만과 중국 본토가 주도 △소재는 일본이 절대적 우위 △설계는 글로벌 2군이지만 팬데믹 계기로 모멘텀을 강화하고 있다. 국가별로는 △한국은 제조 및 생산 우위를 기반으로 AI와 5G 반도체 개발에 주력하며 총체적 전환 노력 △일본은 전반적 반도체 산업 부흥에 매진 △중국은 기술자립 개발 모델 추진 △대만은 글로벌 선두 위치에서 총체적 기술 생태계를 구축하려고 한다. 

보고서는 “ 2020년 기준 아시아태평양 자동차용 반도체 기업의 매출액은 122억 달러로 글로벌 시장 내 31.5% 비중을 차지한다. 미주 지역(31.2%)보다도 크고,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합계(37.3%)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수준”이라며, “일련의 블랙스완 사태들로 인해 반도체 산업은 기존 사업 모델을 재고 및 재편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더욱 유연한 반도체 공급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산업의 미래 적응력을 강화하기 위해 반도체 제조사와 공급업체 간 더욱 긴밀한 협력이 이뤄져야 한다. 반도체 공급망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 및 기업 차원에서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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