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나타’ 하이브리드와 現代
대림대학교 김 필 수 자동차학과 교수
2010년 02월호 지면기사  / 

위기와 기회

국내 효자 수출품목인 자동차의 중심에는 현대자동차가 있고, 현대자동차는 곧 국내 자동차의 역사다.
70년대 후반 국산 수출차의 효시가 되었던 ‘포니’가 나온 지 30여년이 지난 현재 현대자동차는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리고 아직도 변신중에 있다. 이렇게 짧은 역사를 가진 회사가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발돋음한 케이스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양적인 수준은 물론, 질적인 면에서도 세계가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욱 경이적이다.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은 현대자동차를 두려움의 존재로 보기 시작했다. 막을 내린 디트로이트 모터쇼(North American International Auto Show)에 전시된 YF쏘나타의 외부 디자인부터 실내 인테리어까지 꼼꼼히 살피는 세계 자동차 메이커 소속의 전문가들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최근 들어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세계를 희망으로 이끌기 시작했다. 특히 자동차 분야는 경제의 바로미터로서 세계 각국이 가장 중시하는 분야 중 하나다. 그러나 자동차 메이커들 간 합종연횡이 보편화되는 등 급변하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언제든지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가고 있고, 이는 메이커들의 허리띠를 더욱 졸라 매게 하고 있다. 또한 미국 빅3가 무너지면서 자동차 산업은 앞을 내다보기 더욱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고 친환경, 고연비, 소형화라는 3대 요소를 얼마나 충실하게 만족시키느냐란 숙제가 메이커들을 압박하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소비자는 개성이 강하고 까다롭게 변했으며, 세계 각국은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친환경 요소를 의무사항으로 몰아가고 있다. 메이커들은 합종연횡을 통해 더욱 강한 거대 공룡들로 변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공세는 더욱 강화되고 있고 유럽은 클린 디젤엔진 등으로 무장하면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미국은 정부의 후원 하에 재결집을 시도하고 있다. 그 동안 움추렸던 중국도 야심을 드러내면서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우리의 입지는 줄어들고 틈새시장은 더욱 흐려지고 있다. 갈 길이 위태롭고 더 어려운 길이 돼 가고 있다. 그 중심에 현대자동차가 있다.


베스트셀러 이상의

국내 시장에서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하반기에 등장한 토요타의 대표 모델인 ‘캠리’의 대응 모델인 ‘YF쏘나타 2.4GDi’를 출시하고 일전을 치룰 준비를 마쳤다. 신형 쏘나타의 향방은 현대자동차 입장에서 전체 판도를 좌우하는 중심축인 만큼 가장 민감하고 전력을 기울이는 부문이다. 올 상반기에 결과가 도출될 국내 중형차 시장은 이외에도 국내 다른 메이커들과 일본의 혼다, 닛산 등 다양한 기종이 한판 겨룰 태세로 일촉즉발 상황에 있다. 이런 이유에서 쏘나타는 국민적 관심을 끌며 언론의 한 가운데 있었다.
쏘나타는 가장 긴 고유 모델로서 새로운 장치를 장착하고 업그레이드되면서 베스트셀러 모델이 돼 왔다. 이번에도 국내 최초 가솔린 직접분사 엔진인 2,400cc GDi를 장착하면서 진가를 발휘했다. 가솔린 직접분사 엔진은 기술적 자립을 이뤄내기 매우 어려운 분야다. 디젤엔진의 직접분사식과 달리 초고압의 분사 기술과 실린더 내의 형상 등 다양한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해야만 가능한 분야이기 때문이다. 일본 등의 선진 메이커들이 절대로 기술이전을 하지 않기 때문에 자립해 얻을 수밖에 없는 엔진이다. 이 대단한 엔진이 바로 쏘나타에 장착됐다. 우리 자동차 역사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새 시대의 개척자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더 큰 장이 하나 더 추가될 것이다. 바로 쏘나타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하이브리드 카는 현실적으로 가장 친환경적인 자동차로 그 중요성이 매우 큰 기종이다. 앞서 언급한 친환경, 고연비 등을 만족시킬 기종이며 당분간 전기차나 연료전지차 등의 차세대 자동차가 나오기까지 가솔린 하이브리드 카들은 친환경차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 대통령이 언급하며 관심이 크게 고조된 전기자동차의 경우엔 가격이나 배터리 내구성, 고속 충전기 같은 인프라 구축 등 다양한 문제가 공존해 완전한 보급형 양산차가 출시되려면 상당한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하이브리드 카들이 일반에 판매되기 시작했다. 이미 일본의 대표적인 모델인 ‘프리어스’등 다양한 하이브리드 카가 수입돼 판매되기 시작했고, 일부 모델들은 정부의 혜택도 함께 받고 있다. 자칫하면 한 순간에 국내 친환경 자동차시장이 일본산 수입차로 물들 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많은 메이커들은 전체 특허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전 세계 하이브리드 자동차시장의 80% 이상을 석권하고 있는 일본의 그늘을 피해 하이브리드 카를 개발하기 매우 어려운 실정에 있다. 그동안 국내 관공서나 지자체들에서 5년 간 약 3,500대의 국산 하이브리드 카가 운행돼 왔지만, 이 차들의 기술 자립도와 성능은 크게 떨어진다. 또 지난해 7월 최초 양산 모델이 된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 카가 발표되기도 했지만, 이 차는 어디까지나 징검다리 모델인 만큼 진정한 기술적 자립을 이룬 하이브리드 카라고는 할 수 없다. 하이브리드는 우리가 필히 극복하고 질적으로 우수한 우리 고유 모델을 만들어야 할 분야다.
올해 말 또는 내년 초면 드디어 현대자동차의 쏘나타에 가솔린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장착한 신형 차가 출시될 것이다. 이 자동차는 일본의 특허를 피하면서 수출용으로 제작돼 국산 하이브리드 카의 대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해외에서 일본산 하이브리드 카와 경쟁하면서 새로운 시장개척의 첨병 역할을 할 것이다.
쏘나타는 우리 자동차 역사에서 이름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장수 모델이자 한국 자동차 역사를 써 내려가는 모델이다. 세계 최장수 모델로 세계인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아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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