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여전히 순수 전기차 판매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들이 빠른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체에너지 자동차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가운데 BYD Auto(비야디 오토), 니오(NIO), 리오토(Li Auto), 샤오펑(Xpeng) 등이 자국과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에서도 성장 기회를 얻고 있다. 베스트브로커스가 주목한 BYD와 테슬라, 그리고 중국 전기차 3인방으로 불리는 니오·리오토(리샹)·샤오펑을 살펴본다.
글 | 윤범진 기자_bjyun@autoelectronics.co.kr
전기차 시장은 지속적으로 커가고 있다. 기후변화,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반도체 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 속 전기차로 전환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소비자가 갈수록 늘면서 전기차 수요가 공급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OEM의 경우 테슬라가 여전히 순수 전기차 판매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전기차 제조사들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체에너지 자동차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는 가운데 BYD Auto, 니오, 리오토, 샤오펑 등이 자국과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에서도 성장 기회를 얻고 있다.
최근 베스트브로커스(BestBrokers)의 분석팀은 이같은 추세 속 세계 전기차 판매 순위 상위 OEM(Tesla, BYD Auto, NIO, Li Auto 및 Xpeng)들이 공개한 분기별 보고서와 이용가능한 데이터를 분석해 이들 회사의 판매, 공급 및 전망에 대한 통찰을 발표했다.
베스트브로커스의 앨런 골드버그(Alan Goldberg) 애널리스트는 “NEV(New Energy Vehicles)만 생산하는 제조사를 고려하면, 테슬라는 판매량 면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선두주자지만 중국이 자동차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면서 전기차가 좋은 기회를 맞고 있다. 중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NEV 제조업체에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해 왔고 올 2분기에 BYD가 처음으로 테슬라를 제치고 EV 판매량 세계 1위에 오른 것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세계 1위 BYD Auto
2003년 설립된 BYD Auto는 중국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업체다. 이 회사는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델 모두 보유하고 있지만, NEV에 집중하기 위해 올 3월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했다.
BYD Auto는 올 상반기 6개월 동안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보다 거의 14% 많은 64만 1,000여 대(순수 전기차 32만 3,519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31만 4,638대 등)를 판매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로 등극했다. BYD Auto는 배터리 생산에도 집중하고 있다. BYD의 전기차 배터리 제조 자회사인 핀드림스(FinDreams)는 시장 점유율 8%가 넘는 세계적인 배터리 생산업체 중 한 곳이다.
베스트브로커스는 BYD Auto가 그동안 쌓아온 경험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도 선두자리를 유지하며 당분간 이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BYD Han
혁신의 아이콘 테슬라
2003년 설립된 테슬라는 7년 후인 2010년 6월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테슬라는 다양한 전기차 모델(Model 3, Model Y, Model S, Model X 등)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가장 인기 있는 모델은 Model 3와 Model Y다.
테슬라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양산차를 인도하기 시작한 2012년 3분기부터 올 2분기까지 10년간 누적 289만 9,877대를 팔아치웠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8월 1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누적 판매량 300만 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파격적인 디자인과 첨단 기술로 혁신의 아이콘으로 떠오르며 ‘테슬라 팬덤’까지 만들어냈다. 더욱이 CEO인 일론 머스크는 혁신적인 도전정신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그의 트윗은 시장을 뒤흔들 정도로 영향력이 크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Autopilot)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있는데, 일부 논란과 쟁점에도 불구하고, 오토파일럿은 자동차 산업은 물론 자동차를 둘러싼 생태계 전체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테슬라 Model Y
급성장하는 샤오펑(XPeng)
2014년 설립된 샤오펑은 2018년 첫 번째 전기차 모델(G3)을 출시했다.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G3 모델은 시장서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으며 2020년엔 전기차 세단 P7을 출시했다. P7 모델은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전기차 브랜드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총 인도량은 9만 8,155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3% 증가했다.
2021년 4분기부터 노르웨이에 수출되고 있는 G3에 이어, P7도 해외로 수출되고 있다. 샤오펑은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124% 성장했다.
샤오펑의 성공은 정부 보조금뿐만 아니라 이전 광저우자동차그룹(Guangzhou Automobile Group, GAC), 알리바바 그룹(Alibaba Group), 샤오미(Xiaomi)와 같은 중국 최대 기업에 몸담았던 설립자와 이사진에 기인한 바도 있다. 가장 주목할만한 주주로는 에스펙스(Aspex), 코듀(Coatue), 힐하우스 캐피탈(Hillhouse Capital), 세콰이어 캐피탈 차이나(Sequoia Capital China)가 있다. 샤오펑은 이들 투자 전문회사들로부터 5억 달러 투자를 유치했다.
베스트브로커스는 샤오펑이 차량용 반도체와 배터리 공급 부족으로 인해 생산 차질이 있었음에도 성장 전망을 낙관했다.
샤오펑 P7
골드만삭스가 주목한 리오토(Li Auto)
2015년 설립된 리오토는 2019년 전기차의 대량 생산을 시작했으며 2020년 7월 30일 미국 나스닥에 상장됐다. 올해 상반기(H1) 판매량은 전년동기 대비 두 배 늘었다.
흥미로운 사실은 리오토의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이자 주력 제품인 전기 SUV 리원(Li ONE)이 큰 성공을 거두었다는 것이다. 리원은 2019년 첫 출시 이후 2022년 7월 31일까지 누적 생산량 20만 대를 기록했다.
리오토의 발표에 따르면, 플래그십 스마트 SUV인 Li L9 모델은 지난 6월 21일 첫 출시 이후 누적 예약 판매 5만 대를 돌파했으며, 이 중 확정 주문량은 3만 대에 이른다. 그러나 리오토는 2분기 재무보고서에서 3분기에 2만 7,000대~2만 9,000대의 차량이 인도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것은 최근 중국 쓰촨성 전력난과 공급망 차질에 기인한다. 그럼에도 리오토는 올 상반기에 전년 대비 100% 성장했다.
리오토는 최근 자체 실리콘 카바이드(SiC) 전력 모듈을 개발하고 대량 생산하기 위해 중국 쑤저우에 전력반도체 연구개발(R&D) 및 생산 기지 건설에 착수했다.
리오토 Li L9
유럽에 노크하는 니오(NIO)
2014년 설립된 니오는 2018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됐다. 니오의 첫 번째 전기차 모델인 EP9 일렉트릭 하이퍼카(EP9 electric hypercar)는 2017년 출시됐다. 니오는 ES8(2018), ES6(2018), EC6(2019) 등 3가지 모델을 추가로 출시했지만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었다. 그러나 EC6 크로스오버의 수요 증가와 새로운 모델인 ET7(2021) 세단의 출시로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럭셔리 전기차 세단 ET7은 3가지 배터리 옵션(70-75 kWh, 100 kWh, 150 kWh)으로 올 3월부터 생산되고 있는 플래그십 모델이다. 이 모델은 벤츠, BMW, 아우디와 같은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와 정면 승부를 염두에 두고 있다. 니오는 올해 독일을 비롯해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ET7은 이 계획의 핵심이다. 니오는 8월부터 ES7 SUV를 인도하기 시작했으며, 테슬라 Model Y와 직접적인 경쟁 모델인 중형 ET5 세단을 곧 인도할 예정이다.
니오는 올 상반기에 전년동기 대비 21%가 조금 넘는 출하량을 기록했음에도, 2020년 출시한 BaaS(Battery as a Service)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EV 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BaaS는 배터리를 빼고 자동차만 구입한 후 배터리를 구독 형태로 임대하는 개념이다. 때문에 모든 니오 모델은 차량 가격에서 7만 위안(약 1만 달러)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니오는 BaaS 네트워크를 중국에만 국한하지 않고 노르웨이로 확장하고 유럽 BaaS 스테이션 중 일부를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에 개방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이를 통해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 네트워크인 슈퍼차저와 유사한 잠재적 레버리지를 제공할 계획이다.
니오는 ADaaS(Autonomous-driving-as-a-service) 투자로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ADaaS는 서비스로서의 자율주행 플랫폼을 통해 운전자에게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한다. 니오는 승용차와 로보택시 모두를 위한 레벨 4 전기 자율주행차를 구현하기 위해 모빌아이와 협력하고 있다.
니오 ET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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