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n European Craft Meets Software-Defined Mobility
유럽의 전통이 소프트웨어를 만날 때
메르세데스-벤츠 테크 이노베이션의 SDV 리더십 전략
2025년 07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메르세데스-벤츠 테크 이노베이션 마커스 레트슈타트 부사장  
Markus Rettstatt, Vice President of Mercedes-Benz Tech Innovation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는 OTA를 넘어 자동차 산업의 판을 새로 짜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테크 이노베이션의 마커스 레트슈타트(Markus Rettstatt) 부사장은 이를 “가치 창출 방식의 지각 변동”이라 부르며, 코드 우선(code-first), 오픈소스, AI, Rust, 그리고 모듈형 아키텍처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한다. 그는 특히,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조직 문화와 개발자 경험이라 강조하면서 유럽과 아시아가 함께하는 공동 표준과 협업 생태계 구축을 제안했다. 레트슈타트 부사장과의 인터뷰는 전통적인 완성차 기업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하는 여정이었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IN ENGLISH





먼저, 메르세데스-벤츠 테크 이노베이션에 대해 소개해주시고, 그룹 내에서 담당하고 계신 역할과 미션에 대해서도 들려주셔요?    
Rettstatt        
초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 테크 이노베이션(Mercedes-Benz Tech Innovation GmbH)은 메르세데스-벤츠 그룹(Mercedes-Benz AG) 산하에서 가장 큰 독일 소프트웨어 허브입니다. 저희는 메르세데스-벤츠의 100% 자회사이자 전략적 파트너로서, 기술 혁신, 디지털 제품, 첨단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저는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DV)와 ADAS/자율주행 부문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메르세데스-벤츠의 최고 소프트웨어 책임자(CSO) 및 최고 엔지니어와 긴밀히 협력해 전사적인 소프트웨어 전환을 이끌고 있습니다. 특히, 차별화되지 않는 미들웨어 영역에서의 오픈소스 협업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해 모든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SDV를 단순한 OTA 기반 서비스의 진화가 아니라, 자동차 산업 구조 전반의 근본적인 변화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런 전환 속에서 메르세데스-벤츠나 유럽, 혹은 전통적인 자동차 산업이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달성해야 할 것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Rettstatt        
SDV의 부상은 단순히 OTA 기능의 진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는 자동차 산업에서 가치가 창출되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지각변동 수준의 전환입니다. 이 변화의 선두에 서기 위해 유럽과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세 가지 전략적 차원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플랫폼 혁신 ▶생태계의 민첩성, 그리고 ▶문화적 재구성입니다.
중국의 전기차 기업들이 빠른 시장 진입이라는 이점을 갖는 반면, 유럽은 여전히 강력한 엔지니어링 역량과 브랜드 자산이라는 확고한 강점을 갖고 있습니다.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업그레이드 가능한 플랫폼을 실현하고, 협업 중심의 생태계를 활성화하며, 소프트웨어를 중심에 두는 문화를 구축해야 합니다.
또한 유럽이 보유한 규제 리더십도 적극 활용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EU 시장 전반에 걸쳐 OTA 및 사이버 보안 관련 인증 절차를 간소화한다면 출시까지의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습니다. 배터리 디지털 트윈이나 V2X 인프라와 같은 범유럽 차원의 이니셔티브도 매우 중요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SDV 시대에 단순히 적응하는 것을 넘어, 유럽의 맥락에서 이 시대를 새롭게 정의하는 것입니다. 즉, 최첨단 소프트웨어 기술과 유럽이 지켜온 품질, 안전, 지속가능성의 전통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것입니다.


 

SDV의 부상은 단순히 OTA 기능 진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가치가 창출되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변화하는 지각변동이다.
이 변화의 선두에 서기 위해 유럽과 전통적인 완성차 업체들은
세 가지 전략 차원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재정의해야 한다. 
바로 ▶플랫폼 혁신 ▶생태계의 민첩성, 그리고 ▶문화적 재구성이다.




우리는 흔히 SDV 전환의 출발점이 반도체와 차량 E/E 아키텍처의 진화라고 듣습니다. 모듈형 SoC, 칩렛, 중앙집중형 및 존(Zone) 아키텍처와 관련된 주요 이슈나 도전 과제에 대해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Rettstatt      
 SDV 전환은 반도체와 E/E 아키텍처에서 시작되지만, 그 진정한 영향력은 회로도가 아니라 고객의 만족에서 드러납니다.
모듈형 SoC와 중앙집중형 컴퓨트 플랫폼은 차량이 스마트폰처럼 진화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자율주행 기능이나 인포테인먼트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죠.
존 아키텍처는 배선 복잡도를 줄여주며, 그로 인해 몰입형 디스플레이나 친환경 소재와 같은 새로운 공간 활용이 가능해집니다. 칩렛과 도메인 컨트롤러는 성능과 비용의 균형을 최적화하지만, 고객이 진정으로 신경 쓰는 것은 그 결과입니다. 리콜은 적고, 업데이트는 매끄럽고, 실내 경험은 더 똑똑한 것, 그게 핵심입니다.
무엇보다도, 이런 아키텍처는 복잡함 없이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합니다. AI가 탑재된 중앙 플랫폼은 운전자의 행동을 학습해 주행 감각, 엔터테인먼트, 에너지 사용까지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죠. 기술 용어는 필요 없습니다. 그냥 ‘내 마음을 알아주는 차’이면 되는 겁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칩 제조사나 클라우드 기업들과 긴밀히 협력해, 이 복잡성을 잘 추상화해야 합니다. 개발자가 사람들이 사랑할 수 있는 앱을 만들 수 있도록 하고, 그 이면에서는 강력한 사이버보안을 보장해야 합니다.
결국 고객은 ‘존 아키텍처’라는 말을 기억하지 않을 겁니다. 대신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차’를 기억하겠죠. 이 모든 혁신을 조용히 가능하게 해주는 기술 스택이야말로 진짜 숨은 영웅입니다.


SDV를 바라보는 관점은 기업마다 조금씩 다릅니다. 어떤 곳은 ‘데이터 중심’ 접근을, 또 어떤 곳은 ‘확장성’, ‘고객 경험’, 또는 ‘코드 우선(code-first)’ 개발을 강조하곤 합니다. 부사장님은 특히 아키텍처 중심 개발과 ‘코드 우선’ 접근을 지속적으로 강조했는데, 왜 이 원칙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Rettstatt        ‘코드 우선(Code-First)’은 자동차 산업에서 오픈소스 발전을 실질적으로 가능하게 해주는 실용적인 접근입니다. 이는 실현되지 않은 이론적인 표준보다, 실제로 작동하고 배포가능한 수준의 소프트웨어, 예컨대 보안 프로토콜, CI/CD 파이프라인, 실시간 텔레메트리 같은 것들을 우선시하자는 뜻입니다.
이런 마인드셋을 받아들이면, 안전성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혁신의 속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핵심은 ‘오픈 거버넌스’에 있습니다. 투명하고 포용적인 프로세스를 통해 신뢰와 품질 보증, 산업 전반의 장기적인 호환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이것은 기존의 표준화 방식에 반대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더 빠르고 협업적인 방식으로, 실제 작동하고 테스트 가능한 신뢰할 수 있는 표준을 만들어가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SDV 관점에서 인공지능(AI)은 어떤 의미를 가지며, 이런 적응형 AI를 미션 크리티컬한 시스템에 안전하게 통합하는 동시에 글로벌 표준화에도 기여하려면 어떤 접근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Rettstatt        
AI는 SDV의 핵심적인 기반 기술입니다. 운전자 지원 기능부터 스마트 에너지 관리, 그리고 극도로 개인화된 사용자 경험까지, AI는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 맥락에서 AI는 ‘적응성(adaptability)’을 의미합니다. 즉, 시간이 지남에 따라 스스로 학습하고 개선하며 진화하는 차량이죠.
하지만 미션 크리티컬한 시스템에서는 ‘안전’이 무엇보다 우선입니다. 그리고 AI의 확률 기반 특성은 새로운 위험 요소를 수반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건한 안전 프레임워크 안에서 AI를 계층적으로 통합해야 하며, 우리는 ‘코드 우선(code-first)’ 개발에서 강조하는 것과 동일한 업계 간 협업과 오픈 거버넌스를 통해 표준화의 진화를 가속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실시간 모니터링, 결정론적 (fallback) 대처 방식, 그리고 엄격한 테스트가 필수입니다. 예측 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AI는 전통적인 제어 시스템과 함께 작동해야 하며, 극한 상황에서도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어야 합니다. 동시에 EU AI Act나 ISO 등의 글로벌 규제 흐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안전하고 상호운용 가능한 AI’가 예외가 아니라 기본이 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야 합니다.


기능안전성과 개발 민첩성 사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POSIX/Linux, Adaptive AUTOSAR, 미들웨어, 컨테이너화, 가상화와 같은 기술을 둘러싼 현재 가장 중요한 논의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Rettstatt      
 자동차 소프트웨어에서 안전성과 민첩성을 조화시키기 위해서는 각 계층에서 신중한 엔지니어링 선택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Eclipse S-CORE와 같은 프로젝트는 고성능 ECU를 위한 오픈소스 코어 스택을 안전성과 보안 표준에 부합하게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우 인상적인 비전을 보여줍니다.
Linux는 인포테인먼트나 커넥티비티 영역에서 여전히 주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비결정론적 특성으로 인해 안전이 중요한 시스템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이퍼바이저나 인증된 RTOS를 통해 안전 영역을 분리하고, Linux는 비안전 기능을 처리하도록 분리하는 하이브리드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 방식은 유연성과 규제 준수를 동시에 만족시켜줍니다.
Adaptive AUTOSAR나 ASAM 같은 표준은 개방성을 향해 점차 진전하고 있지만, 비즈니스 모델이나 기존 구조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은 모듈형 미들웨어, 컨테이너 기반의 개발 워크플로, 그리고 인증 요건을 충족하면서도 민첩성을 잃지 않는 개발 도구에 있다고 봅니다.
컨테이너화(Docker 등)는 개발 속도를 크게 높여주지만, 안전 영역에서는 더 강력한 격리가 요구될 수 있고, 이는 가상화를 통해 달성할 수 있습니다. 혁신은 컨테이너로, 안전은 가상 머신(VMs)으로, 이런 혼합 접근 방식이 점점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이제 업계의 과제는 이 두 가지를 정밀하게 조율하고, 목적에 맞게 설계하는 것입니다.


SDV 개발은 도메인별로 다양한 프로그래밍 언어와 진화하는 표준을 필요로 한다고 들었습니다. 이런 흐름을 이끄는 근본적인 요인은 무엇이며, 실제 개발 현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나타나고 있나요?
Rettstatt      
 이 모든 변화의 근본 원인은 ‘복잡성’입니다. SDV는 제동 시스템부터 클라우드 API에 이르기까지 매우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며, 각각은 서로 다른 신뢰성, 안전성, 성능 요구사항을 가집니다.
전통적으로는 C++이 안전이 중요한 분야에서 주로 사용돼 왔지만, 요즘은 Rust가 점점 주목받고 있습니다. Rust는 높은 성능과 메모리 안전성을 동시에 제공하며, 컴파일 타임 보장 덕분에 버그를 줄이고, 과거에 분산되어 있던 코드베이스를 통합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중앙 집중형 컴퓨팅 플랫폼에서는 Rust의 동시성(concurrency) 처리 능력이 특히 빛을 발합니다. 도메인 간 실시간 조율에 효과적이죠.
하지만 이건 단순히 도구의 문제가 아닙니다. 근본적으로는 개발에 대한 ‘사고방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Rust의 생태계는 현대적인 협업 개발의 정신을 그대로 반영합니다. 스타트업들은 이런 흐름에 자연스럽게 적응하고 있지만, 기존 전통적인 OEM들은 팀을 재교육하고, 벤더 종속 구조를 풀어내며 소프트웨어 중심의 문화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런 변화는 단지 이상적인 미래가 아니라 실제로 효과를 내고 있는 현실입니다. 더 빠른 반복, 더 적은 버그, 이제 SDV의 시대는 완벽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지금 바뀌어야 합니다.

 
SDV 전환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이런 조직적인 문제로 보입니다. 툴링, 시뮬레이션, 테스트 환경, 전반적인 개발자 경험 측면에서는 어떻게 개발자들을 더 잘 지원할 수 있을까요?
Rettstatt  
 맞습니다. 개발자들은 지금도 여전히 레거시 시스템, 서로 맞지 않는 도구들, 그리고 단절된 표준들 사이를 헤매고 있습니다. 특히 Rust 같은 새로운 언어의 도입과 관련된 조직적‧문화적 전환이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이런 혼란이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하죠. 그래서 저는 ‘개발자 경험’을 아예 핵심 아키텍처로 간주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는 통합된 코드베이스, 정돈된 툴체인, 일관된 API가 필요합니다. 명확한 문서화, 시뮬레이션 프레임워크, 실제 사례 기반의 테스트 환경도 마찰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CI/CD, 컨테이너 기반 테스트 환경, 클라우드 개발 세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물론 긍정적인 변화도 보이고 있습니다. 팀들이 DevOps 원칙을 받아들이고, 부서 간 협업과 현대적인 언어 스택을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변화를 더 넓게 확산시키기 위해서는 개발자 중심의 사고방식을 조직 문화 속에 깊이 심어야 합니다. 권한 부여가 곧 새로운 생산성입니다. 이제는 통제를 통해 지키는 것이 아니라, 신뢰와 지원을 통해 성장시켜야 할 때입니다.


 

자동차 표준은 이제 살아 있는 생태계가 돼야 한다.
반복가능하고, 검증가능하며, 개방돼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속도와 안전을 함께 충족시키며,
표준을 ‘장벽’이 아닌 ‘기회의 도구’로 만들 수 있다.




SDV는 개방성과 협업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으며, 플랫폼이 확장될수록 인접 산업과의 연결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오픈소스 협업이 왜 중요하며, 어떻게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런 개방에 대한 기여와 상업적 차별화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고 있습니까? ------질문
Rettstatt        오픈소스는 전략적 인프라입니다. 모두가 더 빨리 달릴 수 있도록 함께 만드는 ‘공유 고속도로’ 같은 것이죠. 고객들은 누가 어떤 미들웨어를 자체 개발했는지에 관심 없습니다. 그들이 기대하는 건 럭셔리, 안전, 그리고 혁신입니다.
따라서 차별화 요소가 아닌 공통 기술 스택에서는 협업을 통해 리소스를 절약하고, 그 에너지를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는 경험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SDV는 스마트시티, 웨어러블, 에너지 그리드와도 긴밀하게 연결됩니다.
만약 각 OEM이 각자 고립돼 개발을 이어간다면, 그 결과는 ‘단절’이고, 이는 결국 진보를 막는 벽이 됩니다. 반대로 개방성은 상호운용성을 가능하게 하고, 차별화는 브랜드 가치를 정의합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Eclipse SDV 같은 이니셔티브에 적극 기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공유 플랫폼이야말로 속도, 신뢰성,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저희팀은 맞춤형 UI/UX, AI 기반 자율주행, 그리고 감성을 자극하는 엔지니어링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오픈소스는 자선이 아닙니다. 그것은 혁신의 ‘촉매제’입니다.









자동차 산업은 ‘규제가 산업을 정의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규제와 표준화, 기술 리더십이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습니다. 그런데 부사장님은 “전통적인 표준화 방식은 SDV에는 너무 느리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그리고 소프트웨어 중심 개발 속도에 맞는 새로운 표준화 방식은 어떻게 가능하다고 보시는지요?  
Rettstatt      
 여기서 핵심 과제는 바로 ‘속도의 차이’입니다. 하드웨어 개발은 수십 년의 주기로 이뤄지지만, 소프트웨어는 몇 주 만에도 진화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소프트웨어 표준화를 하드웨어처럼 느리게 다루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예를 들어 OTA 업데이트는 예전엔 매우 낯선 기술이었지만, 지금은 매달 이뤄지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고 있죠. 그런데 표준화에 몇 년이 걸린다면 이 흐름을 따라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제가 강조해 온 것처럼, ‘코드 우선(Code-First)’의 원칙은 표준 개발에도 적용돼야 합니다. 즉, 이론이 아닌 실무 중심으로, 실제 작동하는 코드를 함께 만들어가며 거기서 표준이 자연스럽게 도출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죠.
‘업스트림 우선(Upstream-first)’ 협업도 매우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공급업체가 공유 코드를 수정했다면, 그 수정 사항을 다시 커뮤니티에 환원해야 합니다. 그래야 파편화를 막을 수 있습니다. 또, 재사용을 장려하되 브랜드 고유의 차별화도 가능하도록 모듈형 API를 정의해야 합니다. 마치 안드로이드 위에 픽셀 UI나 삼성 UI가 얹히듯이 말이죠.
그리고 거버넌스 방식도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 합니다. 더 이상 PDF 문서 중심이 아니라, 깃허브(GitHub) 워크플로처럼 실시간으로 테스트되고 진화하는 형태가 돼야 합니다. 자동차 표준은 이제 살아 있는 생태계가 돼야 합니다. 반복가능하고, 검증가능하며, 개방돼 있어야 하죠. 그래야만 속도와 안전을 함께 충족시키며, 표준을 ‘장벽’이 아닌 ‘기회의 도구’로 만들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SDV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는 한국, 일본, 그리고 더 넓은 아시아 자동차 생태계의 개발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신가요?  
Rettstatt      
 SDV로의 전환은 미래 모빌리티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공동의 기회입니다. 아시아는 반도체, 소비자 전자제품, 제조 경쟁력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이런 강점을 개방형 협업과 결합한다면, 안전하고 유연하며 글로벌하게 상호운용 가능한 플랫폼을 함께 개발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Eclipse SDV와 같은 이니셔티브를 통해 개방형 모듈형 소프트웨어 기반을 구축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의 혁신가들과 더 깊은 협력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과 정밀한 엔지니어링 역량은 이 새로운 시대를 형성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자산입니다.
우리는 공동 표준, 개인정보 보호 체계, 디지털 인재 양성에 대한 투자로 이런 미래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SDV는 어느 한 기업이 홀로 가는 길이 아닙니다. 그것은 함께 도약해야 하는 여정입니다.
우리, 함께 그 길을 만들어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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