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벗는 애플의 자율주행 기술
자율주행 테스트에 NASA 출신 4명 포진
2017년 05월호 지면기사  / 글│차원용 대표, 윤 범 진 기자

애플이 지난 4월 14일 캘리포니아 자동차국(DMV)으로부터 자율주행차의 도로주행 테스트를 할 수 있는 면허와 허가를 취득했다. 이 권한은 3대의 차량과 6명의 드라이버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베일에 싸여있던 애플의 자율주행차 관련사업 진출계획이 일부 수면 위로 오르게 됐다.  
캘리포니아 자동차국이 웹사이트에 게재한 정보에 따르면, 애플의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은 2015 렉서스 RX 450h 크로스오버 SUV 3대이다. 구글이 자율주행 테스트에 사용하는 차종과 똑같은 이 차량에는 각종 센서와 컴퓨터를 탑재하고 있으며 비상 시 제어권을 넘겨받을 운영자가 동승한다. 
애플은 2014년부터 ‘타이탄’이라는 프로젝트 명으로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차량을 포함한 자율주행 세트를 모두 자체 개발할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았다. 이 프로젝트와 관련해 애플의 공식적인 발표는 전혀 없었지만, 자동차 관련 기업의 엔지니어나 임원급을 영입할 때마다 애플이 만드는 자동차에 대한 온갖 추측이 무성했다.
 
2016년 7월 프로젝트 타이탄의 리더로, 맥북 에어와 아이팟 등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온 밥 맨스필드가 올랐다는 소식은 새로운 추측을 낳게 했다. 맨스필드는 즉시 차량 부분의 개발을 중지시키고 자율주행 장치 부분, 특히 소프트웨어 개발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이후 애플의 자율주행차 개발에 관한 큰 뉴스가 없다가, 2016년 12월 팀 쿡 CEO가 NHTSA에 보낸 편지에서 자율주행에 대규모 투자와 기술 개발을 하고 있다고 표명한 정도였다. 
업계 분석가들은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실용화되면 무인택시와 배달 서비스 등에 우선 도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의 분석에 의하면, 2030년까지 미국 내 자동차 총 주행거리의 40%를 자율주행 전기차(EV)가 차지할 것으로 추산된다.
 
NASA 출신 영입
 
애플이 자율주행 테스트에 투입할 드라이버 6명의 신원은 밝혀졌다. DMV가 애플에 발급한 자율주행차 공공도로주행 허가증을 보면, 시험 차량의 앞좌석에는 4명의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 요원이 탑승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애플은 지금까지 타이탄 프로젝트에 누가 관여하고 있는지 비밀에 부쳤으나, 비즈니스인사이더와 월스트리트저널이 4월 21일 DMV에 정보공개청구(public records request)를 통해 허가신청서 및 허가증을 확보함에 따라 프로젝트 주도자들의 윤곽이 드러난 것이다.

 
애플은 DMV에 제출한 신청서에서 운전자를 “driver/operators”로 적시하고 있다. 신청서에는 ‘자율주행 테스트’뿐만 아니라, ‘애플 자율 시스템(Apple Automated System)’과 테스트 차량 드라이버의 훈련 프로그램(a walk-through of the training program for test vehicle operators)인 ‘특정 교육 개발 플랫폼(Development Platform Specific Training)’도 포함돼 있다. 
 
애플 자율주행차에 임원급 엔지니어와 박사급 엔지니어가 탑승해 직접 도로주행 테스트를 한다는 것은 알파벳의 12번째 자회사인 웨이모(Waymo)의 역사와 비교했을 때(2009년도부터 시작), 아직은 초기 단계로 볼 수 있다. 웨이모의 경우 소프트웨어가 충분히 안정적일 때까지 수석급 직원들이 매일 직접 테스트를 했으며, 그 다음 하위급 직원들에게 넘겼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들 박사급 엔지니어들이 2016년 10월에 인공지능 이사로 애플에 들어온, 평판 높은 루슬란 살라크훗디노브(Ruslan Salakhutdinov) 교수의 지시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허가증 명단에는 실파 굴라티(Shilpa Gulati)가 맨 먼저 등장한다. 그녀는 2009년 NASA의 재정 지원으로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Europa)을 탐사하기 위한 자율차(autonomous vehicle) 개발 프로젝트 팀의 일원으로 남극(Antarctica)서 일했다. 이후 독일 로버트 보쉬로 옮겨 무인자동차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링크드인(LinkedIn)에는 2015년부터 ‘실리콘밸리 회사'에서 특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으로 소개하고 있다. 
NASA 제트추진연구소(Jet Propulsion Laboratory)에서 근무했던 세 명도 애플의 도로주행 허가증에 이름이 올라 있다. 세 명의 이름은 문을 열수 있는 로봇을 설계했던 폴 허버트(Paul Hebert), 3차원 물체를 찾아내는 알고리즘을 집중 연구했던 제레미 마(Jeremy Ma), 로봇을 위한 모션 계획 알고리즘(motion-planning algorithms)을 설계했던 빅터 황(Victor Hwang)이다.
 
나머지 2명은 전 테슬라의 엔지니어이자 스탠포드대학교 박사인 크리스토퍼 데이비드 가다(Christopher David Gadda)와 제어 시스템 박사인 데이비드 로사(David Rosas)이다. 
애플이 NASA에서 무인기기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전문가들을 투입한 것은 앞서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경쟁사들을 재빨리 따라잡기 위한 포석일 가능성이 높다.
 
허가신청서에 나타난 애플의 기술
 
비즈니스인사이더가 4월 21일 입수한 애플의 허가신청서 내용과 스크리브디(Scribd)에 마이키 켐벨(Mikey Campbel)이 올린 23장짜리 문서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기술 수준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일단 웨이모와 비교했을 때, 애플 자율주행차는 트랙 수준이라 초보 수준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이제 막 트랙에서 도로로 나올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애플은 ‘자율 시스템(automated system)’을 개발해왔고, 캘리포니아 주에서 도로주행 테스트를 하기 전, 테스트 차량 드라이버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인 ‘특정 교육 개발 플랫폼’을 통해 드라이버를 훈련시켜왔다. 
허가신청서에는 “개발 플랫폼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주변의 사물과 상태를 모니터링한다”고 기입돼 있다. 또 “이 기술은 조향, 가속, 감속을 위해 전기 신호를 전송할 수 있으며, 역동적인 운전 주작이 가능하다.”고 주정부가 정한 서식에 따라 기록돼 있다. 또한 “충돌사고 발생 이전의 상황에 대한 정보를 보존 가능”이라고 돼 있다.
 
항상 수동운전으로 전환할 준비가 요구되는 드라이버


캘리포니아 주정부 규정에 따라, 애플의 드라이버는 자율 시스템에서 수동운전으로 전환하는 훈련을 받도록 의무화돼 있다.
교육의 주요 키는 자율주행차가 핸들을 잡으라고 경고할 때 매뉴얼 모드로의 전환과 경고에 관계없이, 드라이버가 스스로 판단해 매뉴얼 모드로 전환하는 방법에 관한 것들이다. 
훈련 패킷에 따르면, 애플 직원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자율주행차에는 로지텍(Logitech)의 컨트롤러가 장착돼 있으며 와이어로 연결된 페달을 이용해 동력을 발휘한다. 자율 시스템과 개발 플랫폼은 전자적으로 제어된다. 예를 들어 조이스틱 혹은 자율 소프트웨어로 테스팅하는 것이다. 애플은 이에 대한 언급은 피했다. 
또한 신청서에는 애플의 자율주행차 안전 드라이버들이 훈련 과정에서 7가지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고 돼 있다. 각각의 안전 드라이버는 개인 코스로 보이는 각 코스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서 2번의 연습 주행(practice run)과 3번의 시험(trial)을 통과해야 한다. 
 
다음은 7가지 테스트로, 유형에는 기본 운행(Basic Maneuver)-간섭하고 운전대를 잡는 매뉴얼 모드(Intervention)-조건부(Situational)가 있다. 
기본 운행에는 30 mph의 저속주행(Low Speed Driving)과 65 mph의 고속주행(High Speed Driving)이 있다. 매뉴얼 모드의 간섭에는 예각 U-턴(Tight U-Turn), 급 핸들링(Sudden Steering Input), 급가속(Sudden Acceleration), 급제동(Sudden Braking)이 있다. 조건부에는 턴 신호와 실제의 모순(Conflicting Turn Signal and Action)이 일어날 경우 매뉴얼 모드로 전환해서 차선을 변경한다. 
애플이 DMV로부터 자율주행차의 도로주행 테스트를 할 수 있는 면허와 허가를 취득했다고 해서, 내일이라도 당장 애플 자동차를 거리에서 볼 수 있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향후 적절한 시점에 실제 도로에서 테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해서는 엄청난 데이터가 필요하기 때문에, 애플은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실제 도로주행 테스트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AEM_Automotive Electronics Magazine


<저작권자(c)스마트앤컴퍼니. 무단전재-재배포금지>

PDF 원문보기

본 기사의 전문은 PDF문서로 제공합니다. (로그인필요)
다운로드한 PDF문서를 웹사이트, 카페, 블로그등을 통해 재배포하는 것을 금합니다. (비상업적 용도 포함)

  • 100자평 쓰기
  • 로그인


  • 세미나/교육/전시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