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만든다
“자동차 산업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생산 모델 수가 급격히 증가한 반면, 모델 당 판매대수는 감소해 원가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각종 규제와 중국, 인도 등 신흥국가의 거센 추격에도 대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김창규 과장은 “소비자들의 니즈가 다양해지고 프로슈머화(생산자화) 되고 있어 자동차 메이커들이 경쟁적으로 R&D 투자를 늘리고 있다”며 “세계 자동차 산업은 경쟁심화와 환경 및 안전 규제 강화 등 제약요인이 증가하면서 업계 판도의 재편이라는 격변기에 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내우외환(內憂外患)에도 불구하고 세계 자동차 산업은 혁신과 신흥경제권을 중심으로 글로벌 모터라이제이션(자동차 구입 열풍)의 가속화에 따라 연평균 2~3% 대로 지속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은 생산 600만 대, 수출 500억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생산력은 세계 톱 5의 지위에 올라 있고 품질과 브랜드 파워는 선진 메이커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그러나 2015년 세계 자동차 4강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세계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 자동차에서 친환경차로 급속히 전환되고 있으며 IT 융합으로 즐거움과 편리함이 강화된 지능형 자동차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러한 이른바 “미래형자동차” 개발은 최첨단 기술개발에 따른 불확실성과 대규모 투자를 동반하므로 기업 독자 노력으론 한계가 있다. 정부는 세계적 기업들도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그린카”와 한국차만의 브랜드파워로 내세울 수 있는 미래형 지능차인 “슈퍼 IT카”를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집중 육성해 나갈 계획이다.
김과장은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 확보 해법은 브랜드, 즉 이미지 빌딩에 있다”면서 “하이브리드란 이미지로 토요타가 전차종의 경쟁력을 높였듯이 우리는 강력한 ICT(Information·Communication Technology) 기술 위상을 자동차에 적용키로 했다”고 말했다.
정부는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도전을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마련 중이다. 김과장은 “우선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한 ‘그린카 4대 강국’ 진입을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면서 “하이브리드 기술 수준을 더욱 높이는 동시에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카(PHEV) 개발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리튬이온 전지로 점프
현재 EU는 CO2 배출량을 2012년부터 평균 130 g/km로 규제키로 했고, 미국은 2005년부터 자동차 판매량에 따라 친환경차를 일정 규모 이상 판매토록 의무화한 ZEV 규제를 적용 중이다. 김과장은 “캘리포니아 등 9개 주는 ZEV 규정을 위반 시 대 당 5,000달러의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상 규제를 준수하지 못하는 메이커는 퇴출시키겠다는 뜻”이라며 그린카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지식경제부와 현대자동차 그리고 LG화학·SK에너지·SB리모티브 등 배터리 3사, 자동차부품연구원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용 배터리 공동개발을 위한 포괄적 업무제휴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정부는 하이브리드 카 경쟁의 핵심이 될 배터리 개발에 2013년까지 매해 800억 원, 총 4,000억 원을 지원하고 개발 감독하며, 기업들은 1조 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김과장은 “배터리와 전기모터 기술에 있어서 우리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현대차가 추진하는 그린카 상용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토대가 갖춰질 것”이라며 “PHEV 개발은 모든 메이커들이 동일선상에서 출발하고 있어 우리의 기술 선점이 가능한 분야로,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는 곳은 일본과 우리 밖에 없다”고 말했다.
IT코리아 자동차로
“보쉬 등 유수의 회사들의 조사에 따르면, 1만5,000달러에서 2만 달러 사이의 차량 판매에 있어 엔터테인먼트나 안전 등의 기능적인 차가 시장을 주도할 전망입니다. 소비자들은 친환경차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선루프 등 기능적인 면에 더 선뜻 돈을 지불합니다.”
정부는 그린카와 더불어 미래형 슈퍼 IT카 개발을 적극 지원키로 했다. 슈퍼 IT카 개발이란 한국의 차별화된 브랜드 구축의 상징적 컨셉으로 운전자에게 첨단 안전, 네트웍이 연결된 정보의 편의, 감성과 취향을 높이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 등을 제공하는 최첨단 차를 만드는 것이다. 지난 상반기 지경부의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이 현대, 마이크로소프트와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개발을 위한 차량 IT 혁신센터 설립에 나선 것도 슈퍼 IT카 정책의 한 예다.
정부는 NEW IT 전략,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우선 차량용 반도체 개발을 꼽고 있다. 차량용 레이더, 카메라, 자이로 센서, 라이더, 전력반도체, 제어 모듈 등은 가혹한 환경조건에서 견뎌야 하는데 우리 기업이 이를 직접 제조해 넣게 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량 고가로 수입 중인 전력용 반도체의 핵심기술을 국산화해 IT 전장부품의 고품질·저가화를 유도하고, 고안전 차량 실현을 위한 각종 센서와 제어기, SW 등 단위부품 개발 및 안정성, 신뢰성 확보를 위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향후 국내 자동차 전장부품 산업이 괘도에 오르면 폭스바겐 등 비교적 서플라이어와 관계가 느슨한 자동차 메이커들을 대상으로 국내 자동차 전장업체들의 해외 공급선 확보를 지원할 계획이다.
전장 부문에서 우리 기업들은 이미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게 김과장의 평가다. 김과장은 “현대, 만도 등이 꾸준히 R&D를 해왔고, 삼성전자나 하이닉스도 이미 차량용 반도체 개발 경험과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미래형자동차 개발정책은 산자부와 정통부가 통합되고 융합 프로젝트가 실현되면서 재정적 지원도 강화된다. 김과장은 “구 정보통신부의 R&D 엔진실이던 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오래 전부터 자동차 부문 기술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 왔다”며 “내년 해당 신규사업에 200억 원 규모의 예산이 투입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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