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MULIA User Day: Why MODSIM Came Before AI at Dassault Systemes
SIMULIA User Day, 다쏘가 AI보다 MODSIM을 먼저 말한 이유
2026-06-15 / 07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6월, 다쏘시스템의 SIMULIA User Day는 AI를 말한 행사였지만, 무대 위에선 AI보다 MODSIM이 더 강조됐다. 다쏘시스템이 반복한 것은 더 큰 AI 모델이나 더 빠른 알고리즘이 아니라, 설계와 해석을 연결하는 워크플로, 그 과정에서 쌓이는 데이터,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갈 수 있는 추적성이었다. AI가 엔지니어링을 바꾸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 AI가 작동하기 위해선 여전히 사람과 데이터, 연결된 프로세스가 중요하다. 그래서 이날 AI는 마지막 단계로 등장했다. 지금 산업 현장에서 AI 경쟁의 본질은 더 똑똑한 모델을 갖는 것이 아니라, 그 모델이 믿고 일할 수 있는 맥락을 누가 더 많이 갖고 있는가에 있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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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시간 걸리던 작업이 MODSIM으로 4시간이 되고, AI를 쓰면 4초가 될 수 있습니다.” 
다쏘시스템 SIMULIA의 CEO 미셸 애시(Michelle ASH)가 SIMULIA User Day 2026 무대에서 한 말이다. 
지금 시뮬레이션의 화제는 AI다. 하지만 이날 가장 강조된 것은 AI가 아니라 MODSIM이었다. 애시 CEO는 MODSIM을 AI를 쓰기 위한 첫 단계라고 했고, SIMULIA 월드와이드 MODSIM 및 AI 기술 영업 부문의 프란체스코 폴리도로(Francesco POLIDORO) 본부장은 그 단계를 한참 더 풀어 말했다. LG전자 김용연 연구위원은 산업 전체가 AI로 빠르게 움직이는 동안 그들의 조직에 아직 오지 않은 변화를 말했고, 다시 애시 CEO는 인터뷰에서 AI를 믿을 수 있는 조건을 말했다. 
AI를 말하러 모인 사람들이 AI보다는 설계와 해석을 연결하는 방법, 그 과정을 남기는 방법, 그리고 엔지니어가 일하는 방식을 더 오래 설명했다. 이 글은 그 순서를 따라간다.







40시간이 4초가 되는 이유 

‘40시간 걸리던 작업이 MODSIM으로 4시간이 되고, AI를 쓰면 4초가 될 수 있다’는 말과 함께 포드는 “MODSIM이 엔지니어링에 다시 즐거움을 가져다줬다”고 말한다. 애시는 이 포드의 사례와 숫자를 하일라이트했다.
설계와 해석을 따로 진행할 때는 하나의 설계안을 검토하는 데 40시간이 걸렸다. MODSIM을 적용한 뒤 그 시간은 4시간으로 줄었다. 중요한 것은 같은 시간에 한 개가 아니라 열 개의 설계안을 검토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MODSIM은 다쏘가 설계(CAD, CAE)와 해석(시뮬레이션)을 하나의 데이터 위에서 함께 다루는 방식에 붙인 이름이다. 지금까지 이 두 작업은 따로 진행됐다. 설계자가 형상을 만들면 그 파일을 해석 엔지니어에게 넘기고, 해석 엔지니어는 메시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돌렸다. 결과를 보고 설계를 바꾸면, 이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해야 했다. 그런데 MODSIM이 이 둘을 같은 데이터 위에 올려놓고, 설계가 바뀌면 시뮬레이션도 곧바로 따라 움직이게 만들었다. 궁극적으로 4시간에서 4초까지 줄이는 데가 AI의 영역이다.
다쏘는 전 세계 1,600명의 SIMULIA 인력 가운데 절반가량을 R&D에, 그중 약 400명을 Abaqus, PowerFLOW, CST Studio Suite, Simpack 같은 솔버 개발에 투입한다. 이 솔버들을 GPU에서 3배에서 최대 25배까지 빠르게 돌리는 작업을 NVIDIA와 협력해 진행 중이다. 이 NVIDIA와의 협력은 크게 두 갈래인데, 솔버를 GPU에서 더 빠르게 돌리는 일, 그리고 NVIDIA의 데이터센터 자체를 다쏘의 시뮬레이션으로 설계하는 일이다. 양사가 발표한 다섯 개 협력 분야 중 애시 CEO가 직접 관여하는 건 데이터센터 개발과 피지컬 AI의 산업 적용 두 가지다.
“MODSIM은 AI를 쓰기 위한 첫 번째 단계입니다.” 
4초라는 시간은 그 앞의 단계가 갖춰지지 않으면 의미를 가질 수 없다. 솔버를 빠르게 만들고, 그 위에 MODSIM으로 설계와 해석을 연결하고, 그런 다음 AI를 올린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올라가는 게 데이터센터 설계와 산업용 에이전트 플랫폼이다. 
SIMULIA User Day의 전체 순서가 이랬다.









왜 MODSIM인가

“수행한 작업의 대부분은 파일을 이리저리 전달하고 변환하는 과정에서 사라집니다.”
폴리도로 본부장이 기존 모델링-시뮬레이션 프로세스를 설명하며 한 말이다. 설계자는 형상을 만들고 그 파일을 해석 엔지니어에게 넘긴다. 해석 엔지니어는 메시를 만들어 솔버를 돌린다. 설계가 바뀌면 이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MODSIM은 이 선형 구조를 순환형으로 바꾼다. 설계와 시뮬레이션이 같은 데이터 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MODSIM이 통합하는 영역은 구조 해석 하나가 아니다. 구조(Structures), 유체(Fluids), 모션(Motion), 진동·음향(Vibro-acoustics), 전자기(Electromagnetics)까지 다섯 갈래의 물리 도메인이 하나의 객체 위에 올라간다. 이 다섯 도메인은 다쏘가 오랜 시간 사들인 솔버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CST, exa, wave6, Opera 같은 이름들이 바로 다쏘가 인수해 온 회사들의 흔적이다. MODSIM은 그 레거시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가져온 작업이다.
동일한 데이터 모델, 동일한 사용자 환경 안에서 형상을 바꾸면 해석 쪽에 알림이 가고, 몇 번의 클릭으로 결과가 다시 나온다. 폴리도로의 발표에서는 이 장면이 굴착기 시트, 로봇 팔의 전기모터, 음료수 병의 사출 성형 사례에서 반복됐다.
“이 형상에 대해 어떤 시뮬레이션이 수행됐는지 언제든 추적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의 근거가 된 모델이 무엇인지도 역으로 따라갈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맥락을 가진, 구조화된 데이터가 AI를 위한 출발점이 됩니다.”
음료수 병을 설계한다면, 사출 성형으로 패리슨의 두께를 최적화하고 그 결과를 그대로 압착·낙하 시뮬레이션에 연결한다. 이 전체 과정을 템플릿으로 묶으면, 스크립트나 복잡한 코딩 없이 전문가가 아니어도 웹 화면에서 몇 개의 파라미터만 조정해 같은 분석을 반복할 수 있다.
기술 이야기는 여기까지다. 문제는 이 기술이 회사 안으로 들어갈 때 무엇이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다. 








AI보다 먼저 바뀌는 것

산업 전체로 보면 변화의 속도는 가팔랐다. 1년 전만 해도 제조·기계 분야에서 AI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91%였다. 그런데 1년 만에 그 비율은 55%로 줄었고, 제조업의 Agentic AI 도입률은 6%에서 24%로 네 배가 됐다. AI는 더 이상 실험 단계의 기술이 아니다. 실제 업무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기계공학 직군의 GDPval 점수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산업 전문가와 동등한 수준을 50점으로 놓을 때, 작년 이맘때 25.3점이었던 점수는 20개월 만에 49.5점이 됐다. 전문가 수준에 거의 도달한 셈이다.
그런데 LG전자 김용연 연구위원이 본 문제는 다른 곳에 있다.
“대부분의 CAE 엔지니어들은 회사에서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곳에 없습니다. 데이터를 가장 먼저 들여다보는 사람들이 그 데이터로 회사를 움직이는 위치에는 있지 못합니다.”
김 연구위원에 따르면, 제품 하나를 개발할 때 거치는 업무는 22종, 상세 업무로는 약 440개다. 그런데 그중 34%는 문서 작업과 보고서에 잠식돼 있다. 산업 전체의 AI는 전문가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는데, 실제 조직은 여전히 데이터를 전달하고 정리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
그래서 김 위원의 해법 순서는 도구가 아니라 데이터에서 시작됐다. 설계 지식의 데이터 맵을 구축하고, 부서 사이에 끊어진 디지털 스레드를 연결한다. AX를 DX화하고, DX를 CX화한다. 그리고 사내 데이터 연결에서 멈추지 않고, 고객과 협력사까지 같은 디지털 스레드 안으로 끌어들인다.
“물리성. 사람의 손에 닿는 영역은 아직도 기계공학 엔지니어들이 분명히 필요한 분야입니다.”
도구보다 데이터, 데이터보다 연결이 먼저다. 이것은 폴리도로가 “맥락을 가진 구조화된 데이터가 AI의 출발점”이라고 한 것과 같다. 그런 맥락을 만드는 일이 모든 곳에서 여전히 진행 중이다.







신뢰는 구조에서 나온다

AI가 엔지니어링에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나오는 질문은 성능이 아니다. 결과를 믿을 수 있는가, 이 설계가 어디서 왔고, 어떤 해석을 거쳤고, 누가 바꿨으며, 어떤 근거로 최종안이 됐는가다. 애시 CEO가 IP 보호를 묻는 질문에 가장 먼저 추적성을 꺼낸 이유도 그랬다.
“저희는 CAD부터 다양한 시뮬레이션 작업, MODSIM을 통한 변경 사항, 그리고 최종적으로 검증된 제품까지 그 전체를 추적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데이터 관리 설명이 아니다.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 전체를 거꾸로 따라갈 수 있어야 AI의 답도 신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종 검증까지 가지 못한 설계, 시도됐다가 폐기된 부품, 중간에 바뀐 파라미터까지 시스템 안에 흔적으로 남는다. 그래야 인증과 검증, 감사가 가능해진다.
권한도 같은 문제다. 애시는 데이터를 세 영역으로 나눠 설명했다.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정보, 다쏘의 산업 지식과 노하우, 그리고 고객의 IP다. 에이전트형 AI가 작업할 때 중요한 것은 단순히 얼마나 많은 데이터에 접근하느냐가 아니라, 누가 어떤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정하는 일이다. 같은 회사 안에서도 어떤 사용자는 특정 정보에 접근할 수 있고, 다른 사용자는 접근할 수 없어야 한다. 다쏘가 말하는 주권 클라우드와 AI 데이터 거버넌스는 이 경계를 관리하는 구조다. AI를 현장에 들여오기 위해서는, 먼저 AI가 어디까지 알고 어디까지 행동할 수 있는지를 정해야 한다.
추적 가능한 데이터가 실제로 어떤 모습인지는 이날 데모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F1 차량이 실제 크기로 가상 공간에 떠올랐고, 그 위로 공기의 흐름과 압력이 색으로 입혀졌다. 중요한 것은 시각화 자체가 아니었다. 화면을 채운 데이터가 CAD에서 시작해 MODSIM을 거쳐 생성된 해석 결과라는 점이다. 설계와 해석, 변경 이력이 같은 맥락 안에서 연결돼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장면이었다.
LG전자의 발표 역시 다른 말로 같은 문제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요구사항, 설계, 검증, 대응으로 이어지는 단계마다 데이터가 끊기고, 그 결과가 다음 의사결정으로 이어지는 데 시간이 걸린다. 김 위원은 이를 ‘단절된 디지털 스레드’라고 불렀다. 다쏘가 추적성과 신뢰를 이야기했다면, LG전자는 연결되지 않은 데이터가 조직 안에서 어떤 비용을 만드는지를 보여준 셈이다.



전문가는 사라지지 않는다

동료(Companion). SIMULIA User Day 내내 반복된 단어다.
다쏘는 AURA, LEO, MARIE를 Assistant나 Agent가 아니라, Virtual Companion이라 불렀다. AURA는 ‘The Business Expert’, LEO는 ‘The Engineer’, MARIE는 ‘The Scientist’였다. LEO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MARIE는 마리 퀴리에서 이름을 가져왔다. AURA는 사람이 아니라 AI 에이전트들이 스스로 지은 이름으로 ‘Assisting You to Realise your Ambitions’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또 다른 동료이기 때문이다.
이 동료가 할 수 있는 일의 범위는 분명히 그어져 있다. 
“비전문가의 활용은, 상대적으로 위험이 낮은 영역에 머물 거라고 봅니다. 설계 단계에서 물리적 거동을 점검하고 설계를 조정하는 것, 그 정도죠. 최종 검증, 안전 요건과 인증 요건을 점검하는 단계는 여전히 전문가의 몫입니다. 어떤 정부나 신중한 기업도 그 부분을 당분간 바꾸지는 않을 거예요.” 애시 CEO가 말했다.
전문가의 역할은 사라지는 게 아니라 옮겨진다. 직접 모든 작업을 수행하는 사람에서, 비전문가가 쓸 워크플로와 가드레일을 설계하는 사람으로 바뀐다. 도구가 허용된 범위 안에서 쓰이고 있는지 점검하고, 마지막 검증을 책임지는 역할이다. 애시는 그녀의 배경에서 광산의 대형 트럭을 예로 들었다. 운전은 이미 자동화됐지만, 사람의 판단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자동화된 운행도 여전히 사람이 정한 한계와 절차 안에서 움직인다.
이런 역할 이동은 워크플로 자체의 재설계를 동반한다. 다쏘의 한 고객사는 처음 5개 워크플로에서 시작했지만 이후 52개를 추가로 찾아냈고, 지금은 57개를 다시 설계하고 있다. 이건 워크플로가 잘못된 게 아니라, 과거의 맥락에선 충분히 최적화돼 있었지만 새 기술 위에서는 최적화 자체가 다시 설계돼야 했던 것이다. 
Agent는 대신 행동한다. Companion은 함께 행동한다. 
이날 AI가 가장 마지막에 있던 이유는, MODSIM, 데이터, 추적성 등은 모두 AI가 혼자 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MODSIM 없이는 4시간이 없고, 데이터 없이는 추적성이 없고, 사람 없이는 검증과 통제가 불가능하다.







Beginning Model

모두가 산업용 파운데이션 모델을 이야기하는 시대다. 시간이 지나면 모델 자체는 서로 닮아갈 수 있다. 애시 CEO도 이를 ‘Beginning Model’이라고 불렀다. 차이는 모델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위에 무엇을 쌓느냐에서 생긴다.
다쏘가 반복해 말한 것도 AI 모델이 아니다. CAD에서 시뮬레이션, 제조, 데이터 관리, 공급망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플랫폼이다. 제품을 만들기 전에 가상에서 먼저 만들고, 떨어뜨리고, 조립하고, 다시 쓰는 전 과정을 연결하는 방식이다. LG전자는 그 비전이 한 회사의 연구소 안으로 들어갔을 때의 모습이었다. 수많은 업무를 분해하고, 단절된 디지털 스레드를 찾아내고, 검증 단계에 몰려 있던 리소스를 설계 초기로 앞당기는 일.
SIMULIA User Day에서 AI는 새로운 기능으로 등장하지 않았다. AI가 제대로 동작하기 위해 엔지니어링이 먼저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마지막 단계로 말해졌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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