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렌터카 EV Park 조감도
전 세계적인 e모빌리티 전환. SK렌터카는 현재 보유 차량 약 20만 대 중 2,000여 대의 전기차를 보유 중이다. 생각하기에 따라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 하지만 최근의 제주 ‘SK렌터카 EV Park(가칭)’, 서울 ‘길동 채움’ 충전소는 우리나라 e모빌리티 역사의 중요 이정표, 랜드마크 중 하나가 될 것이고, SK렌터카는 2030년까지 모든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할 것이다. 10년이 넘도록 e모빌리티를 진중하게 탐구해온 SK렌터카의 발자취를 돌아봤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 ‘제주도의 대표들을 찾아서’…그 7년 後 타임라인
- 2009년.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운송 부문 참여
- 2010년. 서울시와 전기택시 배터리 교체 방안 논의
- 2012년. 제주서 20대 레이 전기차로 B2C 단기 EV 렌터카 사업 시작
- 2014년. ‘제주도의 대표들을 찾아서’
- 2016년. SM3 전기차로 B2B 장기 EV 렌터카 사업 시작
- 2017년.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연장 및 정리수순
- 2018년. 제주 실증사업 중단 및 전기차 신규 사업부 설립, 길동 채움 착공
- 2019년. AJ렌터카 인수, 주유소 기반 충전기 구축 사업 시작
- 2020년. SK네트웍스 사업 구조조정, 충전기 구축 사업 중단, EV용 스마트링크 개발 완료
- 2021년. 렌터카사업부 독립, 길동 채움 오픈, 무공해차 전환100 캠페인 참여, EV Park 조성 선포
아침에 내린 봄비로 더욱 청량(淸亮)해진 청계천이 리모델링한 삼일빌딩의 글래스 서피스를 더 투명하게 만들었다. 이곳에 SK렌터카가 있다. SK렌터카가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2030년까지 보유 차량 전량을 전기차로 바꾸기로 결정했다.
5월 28일: 삼일빌딩 로비
20만 대 전기차로
“매니저님, ‘제주도의 대표들을 찾아서’ 기억하세요?”
아침에 내린 봄비로 더욱 청량(淸亮)해진 청계천이 리모델링한 삼일빌딩의 글래스 서피스를 더 투명하게 만들었다. 삼일빌딩을 찾아 이렇게 물은 것은, 얼마 전 사옥을 옮긴 SK네트웍스, 정확하게는 자회사인 SK렌터카 소속이 된 김형식 매니저와 함께 7년 전 겨울여행의 추억을 소환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일기를 쓰셨네요”란 혹평(?)을 듣기도 한 그 여행기는 2014년 겨울 김 매니저와 함께 SK렌터카의 쏘울 전기차를 타고 ‘2030 탄소 없는 섬(Carbon Free Island Jeju)’을 꿈꾼 제주의 일꾼들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을 돌아본, 당시 우리 업계와 SK네트웍스의 e모빌리티에 대한 도전과 고민을 담은 것이었다. 그리고 서로의 소식을 물어오던 시간 중에서 지금 그 ‘속편’을 써야 할 때란 생각이 들었다.
지난해까지 전 세계 도로에는 약 1,000만 대의 전기차가 달렸다. 우리나라는 누적 14만 대를 보급했고, 현대기아자동차는 세계시장에 63만 대를 판매했다. 단순히 이런 차량 대수만 헤아린다면, SK렌터카의 약 2,000대 규모 전기 플릿은 작게 보일 수 있지만, SK렌터카의 진면목을 본다면 e모빌리티를 이해하고 이를 향한 그들과 다른 플레이어의 고민들, 미래 기회를 강조하기 부족함이 없다고 생각했다.
김 매니저는 “렌터카 회사들의 전기차 전환 고민은 상당 부분 진행됐습니다. 전기차는 모빌리티, 에너지, 통신 등 많은 미래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혁명’입니다. 렌터카 비즈니스도 바꿔놓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생각해 보자. 전기차 전환은 해야만 하는 과제다. 그리고 렌터카 회사에 전기차는 당장 대량 주문과 할인, 중고차 판매로 이익을 남기는 기존 내연기관 상품을 이용한 비즈니스 공식을 적용하기 어렵다. 플릿 운영 측면에서는 충전이 곧 시간이자 돈, 서비스이기 때문에 전기차와 충전을 잘 이해하고 차량 회전율을 더욱 완벽하게 관리할 수 있어야만 한다. 고객 차원에서는 예약부터 운행, 충전, 경로 안내 등을 포함한 주행경험과 반납까지 모든 것이 완벽하게 진행되는 상품과 경험이 제공돼야만 한다. 한편으로, 전기 플릿 사업에는 전기차, 충전 비즈니스, 커넥티드, 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과 활용 전략뿐 아니라, 에너지 저장과 재판매, 배터리 재활용, 플릿의 배출 저감에 따른 탄소배출권 등 또 다른 기회들이 따른다.
“SK렌터카 사업은 차량 인가대수 약 20만 대 수준이기 때문에 단순히 4,000만 원대 전기차로 플릿을 모두 교체한다고 가정하면 무려 7조 원의 사업이 되는 셈입니다. 중요한 것은 SK렌터카가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 캠페인에 참여하면서 2030년까지 보유 차량 전량을 전기차로 전환하기로 한 것입니다. 올해는 1,700억 원을 들여 전기차를 구매할 것인데, 전기차 1대당 4,000만 원으로 단순 환산하면 약 4,000여 대를 바꾸는 것입니다.”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 캠페인은 환경부가 주관해 2030년까지 기업 보유, 임차 플릿을 친환경차로 전환하는 캠페인으로, 차량 구매 보조금, 충전기 설치 보조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SK렌터카 EV Park(가칭)’는 우리나라 e모빌리티 역사에 남을만한 거대 프로젝트 중 하나다. 6월 28일 현장을 찾았다.
6월 29일: 제주 SK렌터카 EV Park(가칭)
3,000대와 7,200 kW
7년 전 주인공이 제주에서 발이 되어준 레이, 쏘울 등 ‘전기차’ 그 자체였다면, ‘속편’의 하이라이트는 ‘SK렌터카 EV Park(가칭)’다.
이것은 정말 우리나라 e모빌리티 역사에 남을만한 거대 프로젝트 중 하나다. SK렌터카는 6월 25일 제주 지점에서 ‘제주 여행의 시작, 중간, 마지막을 함께’라는 모토로 SK렌터카 EV Park 조성 선포식을 가졌다. ‘백문이 불여일견’인지라 28일 시간을 내 현장을 찾았고 음성을 통해 김 매니저에게 설명을 들었다.
“EV Park는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의 일환으로 제주 지점을 내년 하반기까지 전기차 전용지점, 전기차의 메카로 탈바꿈시키는 프로젝트입니다. 공항 3분 거리에 7,200평 규모의 압도적 스케일 위에 3,000대의 단기 EV 렌터카가 들어갈 것이고, 7,200 kW급 충전소가 구축될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전력공사와 하는 한국형 무공해차 전환100 협력사업 일환이다. ▶e모빌리티 전용 SK렌터카 지점 구축 ▶SK그룹 차원의 e모빌리티 전환을 위한 공동협력 ▶e모빌리티를 활용한 가상발전소(VPP), 전력수요관리(DR) 등 신규 서비스 모델 개발이 주요 내용이다.
EV Park 사업은 그 모토처럼 여전히 전기차 경험이 없고 생소한 국민들에게 렌터카가 EV 첫 경험을 제공하며 e모빌리티를 확산시킬 최전선이기 때문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제주에서 그 역할과 환경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SK렌터카가 전기차 렌털 및 고객 서비스를 개발하면 한전이 충전 인프라 구축을 담당해 올해부터 새로운 전기차를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한전이 충전시설을 단계적으로 확충한다.
“전체 7,200 kW는 어마어마한 규모입니다. 일반적인 3,000개 가구가 쓰는 전기 양과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한 사이트에 이처럼 단기 EV 렌터카 3,000대, 7,200 kW를 충전할 수 있는 곳은 단시일 내에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 것 같습니다. 여기에 SK렌터카 이름이 들어가는 것입니다!” 김 매니저가 설명했다.
EV Park 현장은 본래 AJ렌터카의 서브 브랜드인 빌리카 지점이 있던 곳이다. SK렌터카는 AJ렌터카를 인수 통합해 SK네트웍스에서 분사하기 전까지 지점을 3번이나 옮겼는데, 비로써 큰 야망과 함께 차고지를 바꾸면서 제주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위치에 가장 크게 자리 잡게 된 것이다.
한편, SK렌터카는 올해 1,700억 원을 들여 전기차 약 4,000대를 구매할 계획이다. 코나 EV가 단종되고 니로 EV 밖에 없는 상황에서 아이오닉을 기다리다 보니 판매가 상당히 늦춰지긴 했지만, 차가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
“SK렌터카 20만 대뿐 아니라, SK그룹 차원의 ESG 경영으로 그룹사 전체 임원, 업무용 차량 모두를 전기차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차만 바꾸는 게 아니라 사업, 인력 등 모든 것에 변화가 생기는 것입니다.”
SK렌터카가 보유한 아이오닉5를 포착하고 사진을 찍으면서 2009년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부터 시작된 SK렌터카의 e모빌리티 이야기를 들었다.
5월 28일: 삼일전집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
삼일빌딩 뒷골목에서 SK렌터카가 보유한 아이오닉5를 우연히 포착하고 사진을 찍는 동안, 전집에서 식사를 마치는 동안 7년의 공백을 메워나갔다. 그 시작은 2009년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운송 부문 참여부터다.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에 참여한 기업 중 아직도 전기차 사업을 하는 업체는 거의 없습니다. 충전의 경우 LG산전, 효성, 일진 등 많은 대기업이 참여했었는데 지금은 없고 중소기업들이 시장의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김 매니저가 말했다.
제주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은 e모빌리티 관련 현대자동차, 배터리 3사, 전장 부품사 등 지금의 우리 전기 수송산업 플레이어들의 경쟁력을 높인 산파 역할을 했다. 인프라와 차를 만들고 실제로 해보면서 어디에 문제가 있는지, 무엇을 보완하고 더 해야 할지를 알아보는 테스트베드였다. 여기에는 지능형 소비자, 지능형 운송, 지능형 신재생에너지, 지능형 전력망, 지능형 전력서비스 등 총 5개 분야에 12개 컨소시엄 유관기업 170개사가 참여해 기술검증과 비즈니스 모델 발굴을 목표로 했다. 그에 따라 운송 분야에 전기차 80대가 투입됐고 완속, 급속 충전기 등 170여 기가 설치되면서 제주를 ‘전기차의 메카’로 만들었다. 여기서 SK렌터카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고 컨소시엄 업체의 전기차를 활용하면서 비즈니스 모델 개발에 나섰다. 예를 들어 배터리 퀵드롭과 같은 혁신적인 방식도 시도했다.
“당시 SM3 모델에는 배터리 퀵드롭 방식이 있었는데, SK네트웍스는 2010년 서울시와 전기택시를 이런 방식으로 해보는 것을 고민했었고, 얼마 후 제주에서 반자동 퀵드롭 방식을 테스트하기도 했습니다. 결과는 배터리 교환이 아무리 빨라도 15~20분이 걸려 그럴 바에는 그냥 급속충전을 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냈습니다” 김 매니저가 말했다.
SK렌터카의 최초 전기차 렌털 사업은 2012년 제주에서 20대의 레이 전기차와 함께한 B2C 단기 렌터카 사업이었다. 당시엔 제주 역시 충전 인프라가 부족했었기 때문에 하얏트 호텔 등 충전이 가능한 지점을 포함한 시설과 하나투어 등 여행사와 손잡아 전기차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고객이 처음으로 전기차를 경험해볼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장기 렌터카 사업에서는 2016년 제주 전기차 엑스포를 계기로 SM3 전기차를 가지고 처음으로 첫 상품을 출시했다. SK렌터카 하면 관광,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하는 단기 렌터카를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그 비중은 지금도 20%가 되지 않는다. 핵심은 법인 및 개인 장기 렌터카이고 이것이 첫 전기화 시도였다.
“최초의 장기 EV 렌터카 사업은 대실패로 끝났습니다. 아이오닉의 일 충전 주행거리가 200 km를 넘는 상황에 우리 상품이 SM3 전기차에 한정된 것이 실패의 한 이유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제주 실증사업은 2017년 6월까지 연장되긴 했지만, 실제로는 정리수순이었고 내부적으로도 ‘전기차는 아직 빠른 것 같다’는 결론을 내고 있었습니다. 대신 저희는 ‘스마트링크’ 차량 관제 단말기 사업에 힘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이 B2B 사업은 3만 대 이상 운용되고 있습니다.”
2017년 중 그동안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분야에 집중하던 김 매니저와 전기차 팀이 잠시 방향 전환해 집중한 것이 바로 ‘스마트링크’인데, 이것이 현재 e모빌리티 신규 비즈니스 창출에 중요 교두보가 되고 있다. 스마트링크 플랫폼.
5월 28일: 삼일빌딩 접견실
e모빌리티의 교두보 스마트링크
SK렌터카는 2019년 초 AJ렌터카를 인수, 사업 역량을 크게 높이며 현재 전국 약 170여 개 네트워크, 인가대수 기준 약 20만 대의 렌터카를 운영 중이다. 운용의 기술 측면에선 세계 최초 사물인터넷(SKT LoRa)을 적용한 차량 운행관리 시스템 ‘스마트링크’를 도입(현재 Cat.M1 망)했고 고객의 차량 선택 편의성을 위해 AI, VR 적용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 전국 650여 개소 스피드메이트 인프라, 다양한 멤버십으로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2017년 중 그동안 스마트그리드 실증사업 분야에 집중하던 김 매니저와 전기차 팀이 잠시 방향 전환해 집중한 것이 바로 ‘스마트링크’인데, 이것이 현재 e모빌리티 신규 비즈니스 창출에 중요 교두보가 되고 있다.
“스마트링크는 기본적으로 법인 플릿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10년 이상 된 사업입니다. 예전에 업무 차량을 관리하는 인력이 있어 키를 주고 받아 운행하고 반납하는 형태였다면, 이런 번거로움을 통신 단말기 설치만으로 해결한 것입니다. 플릿 운용 비용의 절감, 안전하고 효율적인 주행, 관리의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 SK텔레콤의 망, 블루투스, 단말기를 활용해 운전자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GPS와 티맵 기반 실시간 위치 관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OBD2를 통해 차량의 CAN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해 차량 관리의 효용을 높이는 것입니다. 핵심은 예를 들어, 고객이 스마트링크를 통해 50대의 플릿을 운용하던 것을 40대로 줄일 수 있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 스마트링크는 지난해 11월 전기차용으로 애플리케이션 영역을 넓혔다. 팀은 디지털 전환이 대유형이던 3년~4년 전부터 전기차, 배터리, 플릿 운용 데이터를 모두 갖고 있는 곳이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 차량의 GPS 데이터를 갖고 있는 곳은 많지만, 배터리를 포함한 전기차의 주요 컴포넌트에 대한 각종 정보를 포괄적으로 수집하고 분석하고 있지 않았다. 심지어 배터리 메이커인 SK이노베이션도 그들의 배터리가 나가면 어떻게 쓰이는지 잘 몰랐다.
김 매니저는 “OEM은 전기차를 판매한 후 자사 정비망에 다시 들어오기 전까지 그 차를 만날 수 없습니다. UVO와 같은 텔레매틱스 단말을 통해 데이터를 받기는 하지만 차를 소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제약이 있습니다. 하지만 SK렌터카는 차를 4년 계약으로 내보내면서도 소유하고 있어 통신 단말을 통해 주행, 주행환경에 따른 운행 패턴, 고장 코드, 모터와 배터리 셀 등의 각종 상황 정보를 초 단위로 수집하고 분 단위로 전송할 수 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배터리 상태는 어떤지, 충전을 어떻게 하면 배터리를 더 오래 쓸 수 있는지 등과 관련해 각 셀의 최대/최저 온도, 최대/최저 셀 전압, 누적 충방전 횟수, 동작시간, 급속/완속충전 여부, 냉각상태, 실제 배터리와 디스플레이 SOC 간 차이, 회생제동, MCU, VCU 등의 데이터를 활용한다. 이를테면, 테슬라가 언제나 커넥티드된 자사 차량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 분석해 e파워트레인 효율성, 서비스를 꾸준히 개선하듯이 EV용 스마트링크로 플릿 효율성을 더욱 높이고 SK렌터카의 렌털 비즈니스 및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찾는 것이다.
“SK렌터카는 현재 EV용 스마트링크를 300대 운용하고 있습니다. 계획대로면 올해 구매할 약 4,000대에 단말기가 장착돼야 합니다. 하지만 테슬라와 니로 전기차 일부를 제외하면 모델이 교체기에 있어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의 국산 전기차가 많이 팔리지 않고 있습니다. 아이오닉5와 EV6 등 새로운 국산 전기차가 물꼬를 터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길동 채움은 SK네트웍스의 마지막 주유소이자 충전소로 남아 있다. 사람과 차 모두를 충전하고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하면서 2019년 말까지 전국 30개소, 총 50기의 급속충전기를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충전사업은 2020년 극적으로 반전됐다.
6월 28일: 길동 채움
반전의 충전 비즈니스
2018년 제주 실증사업이 중단되고 전기차가 아직 이르다는 판단이 있었지만, SK네트웍스는 오히려 전기차 관련 신규 사업부를 설립했다. 이때부터 e모빌리티 관련 전 영역을 다시 돌아보며 많은 보고서를 써냈고, 충전 비즈니스를 해야겠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 결과, 이듬해인 2019년부터 SK네트웍스 주유소 기반 충전기 구축 사업이 시작돼 총 26개소에 50 kW, 100 kW급 충전기 설치가 진행됐다.
“우리는 단순히 충전기만 깔려 있는 충전소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과 차 모두를 충전하고 라이프스타일을 접목한다는 컨셉 아래 주유소와 주변 인프라를 활용하고자 했습니다. 예를 들어 충전소 주변에 편의점이 있으면 운전자가 최소한 잠시 쉴 수 있고, 무인 빨래방, 북카페와 같은 시설이 있으면 충전과 함께 라이프스타일에 전기차를 접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김 매니저가 말했다.
그 결정판이 바로 2018년 착공해 올 1월 탄생한, 현대자동차와 함께 만든 국내 최초 전기차 전용 충전소 ‘길동 채움’이다. 6월 28일 길동 채움을 찾았다.
길동 채움 1층에는 급속충전기 8기가 있다. 1층 일부와 2층 전체에는 유명 커피 브랜드 테라로사가 입점해 있다. 기획 단계부터 테라로사 김용덕 대표는 건축가 민현준 교수와 함께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3층에는 ‘SK매직’ 브랜드의 가치와 요리, 문화 등을 경험할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it’s magic’이 4월부터 문을 열었다.
충전소에는 아이오닉5 2대와 수소연료전지차 넥쏘(홍보를 위한)가 한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데, 800V 시스템의 아이오닉5는 350 kW급 충전기로 충전량 10%에서 80%까지 20분 만에 충전할 수 있다. 요금은 1 kW당 299원(할인 미적용)으로 1만 3,000원에서 1만 5,000원이면 충전한다. 현대자동차의 인스트럭터에 따르면, 하루 30대 정도가 이곳에서 급속충전을 한다.
그는 “아직 승용 전기 모델보다는 업무용인 전기택시, 포터 일렉트릭 트럭 비중이 큽니다. 차가 충전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테라로사에서 시간을 보냅니다”라고 설명했다.
테라로사에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해 it’s magic을 찾으니 럭셔리한 키친이 나타났고 마침 ‘요리가 있는 음악회’를 위한 연주팀 카라멜클래식의 리허설이 있어 눈과 귀가 즐거웠다.
사실, 이 길동 채움(충전소)은 SK네트웍스의 마지막 주유소이자 충전소로 남아 있다. 2019년 말까지 전국 30개소, 총 50기의 급속충전기를 구축하겠다는 야심 찬 충전사업은 2020년 극적으로 반전됐다. ‘홈 케어’와 ‘모빌리티’ 집중 성장 전략이란 SK네트웍스 전사 차원의 구조조정이 이유였는데, 이때 199개 주유소 비즈니스가 현대오일뱅크에 매각되면서 계획의 근간이 날아가며 충전사업도 공중에 뜨게 됐다.
김 매니저는 “2018년 장사 잘되는 주유소를 밀어버리고 충전소를 짓는다는 결정을 할 만큼 회사의 e모빌리티에 대한 의지가 강했습니다만, 근본적으로 충전 인프라 사업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란 물음은 여전하다고 봅니다. 비용도 문제지만 충전기를 직접 깔고 운영하기에 조금 늦은 감이 있고, 전국 단위 인프라 구축이 힘들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렇다고 SK네트웍스가 충전사업에 대한 고민을 아예 접은 것은 아닙니다. 지금은 전기 렌터카부터 집중하자는 것입니다.”
SK렌터카는 EV용 스마트링크 단말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탄소배출권 비즈니스, V2G와 같은 새로운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5월 28일: 삼일빌딩 접견실
뉴 비즈니스
모두 같은 이야기를 한다. 그들의 고민은 전기차 가격은 여전히 비싸고, 충전은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며, 기존 생각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이다. 전기차를 내연기관과 같은 차로 생각하고 충전을 주유와 같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전기차는 분명히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충전이 그런 것이고 탄소배출권이나 V2G와 같은 것이 그런 것입니다. 우리는 EV용 스마트링크 단말을 통해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김 매니저가 말했다.
SK그룹은 2050년 이전 기업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RE 100(Renewable Energy 100%)을 목표로 세우고 이를 실천 중인데, 이 과정에서 SK렌터카와 SK텔레콤이 EV 스마트링크 단말을 차에 장착해 정확하게 차에서 전기를 얼마만큼 충전하고 방전했는지를 파악, 데이터를 기반으로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탄소배출권을 확보하면 거래를 통해 발생하는 수익을 고객과 셰어할 수 있다. 내연기관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비즈니스다.
본래 EV용 스마트링크의 시작은 김 매니저가 이를 배터리산업화센터와 연계해 보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김 매니저는 “재활용센터에 폐배터리가 들어오면 차량 안전을 위해 철저하게 패키징된 배터리 팩을 분해하고 배터리 상태를 체크한 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터리 관련 데이터를 언제나 수집, 분석할 수 있다면 센터에 들어오기 전부터 모든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에 배터리를 분해할 필요가 없고, 용량에 맞춰 이를 차에 다시 사용하거나, ESS 등 다른 용도로 활용하면서 낭비를 줄이는 등 효율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차에서 나오는 데이터는 갈수록 그 종류, 활용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오닉5는 이전의 전기차보다 더 많은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데이터들이 렌터카 비즈니스는 물론 탄소배출권, ESS, VPP, V2G, 예방정비 등 신사업의 기반이 될 수 있다.
“기존 충전 사업자들은 충전이 되고 있는지, 얼마만큼 됐는지 정도만 알 수 있지만, SK렌터카는 정말 다양한 정보를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서비스를 가능하게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주는 전기를 저장할 곳이 부족하고 ESS의 한계가 있어 풍력발전기의 블레이드를 세워 발전을 못하게 하는데, 여기서 3,000대의 전기 렌터카를 활용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물론, 이런 고민과 아이디어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전 세계 주요 기업들, 현대자동차와 같은 글로벌 OEM, 유틸리티 기업 모두가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SK렌터카에게도 기회가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김 매니저와 미팅을 마친 오후, 삼일빌딩에서 바라본 남산 하늘은 깨끗했다.
SK렌터카가 위치한 삼일빌딩 회의실에서 바라본 남산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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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더 보조금을 헛되게 낭비할것이라는 기사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전기차 렌터카가 수리비용이 비싸 수리가 안돼 제주도에 쌓여있으며 낭비된 보조금만 수조원이라는 기사가 나온지 얼마 안됐는데 위의 기사는 너무 편파적이지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