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김진형 대표이사, 한국AVL
한국AVL의 김진형 대표가 자동차 소프트웨어 산업의 향후 성장에 대한 개요와 SDV로의 변환이 가져오게 될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 특히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관점에서의 도전과 해결방안들을 말한다.
글 | 김 진 형 대표이사, 한국AVL
소프트웨어 정의 자동차(Software-Defined Vehicle), SDV라는 용어는 더 이상 미래지향적인 개념적 용어가 아니며 실제 산업계에서 개발 적용이 본격화되고 있는 현실적인 주제입니다. 차량 소프트웨어는 이제 자동차 연구개발 및 양산에서 중요한 축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점유 증대의 정도를 넘어서서 제품 기획에서부터 개발 목표 및 개발 프로세스 전반에 우선 고려돼야 하는 자동차 산업 전반에서 다뤄야 하는 핵심 주제가 됐습니다.
SDV에 대한 정의는 해석 그대로 하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정의되고 또는 구축되는 차량’을 의미합니다. 그 관점에 따라 여러 측면으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기존의 자동차 개발 및 제조 방식과 차별화되는 점은 SDV가 개발자 관점에서 소프트웨어가 구현하는 ‘기능(function)’과 소비자 관점에서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하는 ‘특징(feature)을 일체화하는 접근이라는 점입니다. 이 개념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끄는 자율주행(Automated), 연결성(Connected), 전동화(Electrified), 공유/서비스(Shared) 영역의 발전과 함께 이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는 핵심 요인이자 매개체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그동안 여러 산업 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용에 도입되고 기여했던 다양한 공학적, 사업적 접근이 자동차 산업에서도 본격적으로 반영되게 되었습니다.
이 글에서는 자동차 소프트웨어 산업의 향후 성장에 대한 개요와 SDV로의 변환이 가져오게 될 자동차 산업의 새로운 변화와 혁신, 특히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 관점에서의 도전과 해결방안들을 다뤄 봅니다.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의 성장 가속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ACES의 지속적 성장과 함께 요구되는 차량 E/E(Electrical & Electronic) 아키텍처의 진화는 앞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을 괄목할 만한 성장으로 이끌 것입니다. 최근 맥킨지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자동차 업계의 성장률을 대략 연평균 3%로 보았을 때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은 9% 이상의 성장률을 기대하고 있으며, 그 핵심 동인은 자율주행과 연결성으로 보고 있습니다.
우선 자율주행 측면에서 단순 보조 기능을 넘어선 레벨 3 이상에 대한 업계가 기대하고 있는 인지, 판단, 제어 측면의 다양한 기능과 그에 해당하는 성능을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해당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의 복잡성이 더욱 심화되고 보다 통합적인 접근을 요구합니다. 또한 스마트폰 등을 통해 고객이 경험해 온 고객 중심의 기능과 서비스에 대한 기대치가 자동차에도 그대로 반영이 되면서 자동차 소프트웨어에 대한 새로운 접근방식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현재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테슬라가 시장 선도적으로 적용한 OTA(Over-The-Air) 방식을 들 수 있습니다.
이런 방향성 측면에서 앞으로 자동차 하드웨어는 점점 더 표준화, 보편화되는 반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는 각각의 차별화를 주도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가치창출의 형태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물론 이런 말이 이제 더 이상 하드웨어가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며, 하드웨어가 소프트웨어로 하여금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도록 돕는 중요한 캐리어의 역할을 맡게 된다는 관점의 해석이 더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그림 1 | 2030년까지 발전가능성을 가진 자동차 소프트웨어 시장의 핵심 동인 분석
SDV 전환에 따른 개발 프로세스의 변화
SDV 전환을 주도해야 할 자동차 제작사들 앞에 놓인 큰 과제는 현재 보편적으로 양산 중인 자동차 E/E 아키텍처를 향후 어떤 전략으로 전환해 나갈 것인가입니다. 현재 분산형(Distributed) 아키텍처는 향후 자율주행, 연결성 등에서 요구하는 데이터 처리, 연산속도, 커뮤니케이션 효율, 와이어링 하니스(Wiring Harness)의 복잡성 및 비용 등의 측면에서 근본적인 한계가 있어 제작사들은 보다 집중적(Centralized)이고 컴팩트하며 확장 가능한(Scalable) 아키텍처를 추구하게 된 것입니다. 예를 들어 현대자동차나 폭스바겐 그룹의 경우, 기능집중형(Domain centralized) 아키텍처를 채택해 몇 개의 기능 영역으로 제어기를 각각 통합한 후 ‘Cross-domain fusion’을 통해 기능안전성 및 정보보안 측면에서 Domain 제어기들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개발 중입니다. 반면 테슬라, BMW, 벤츠 등은 기능집중형 단계를 건너뛰고 중앙에서 차량 컴퓨터가 지역 제어기들(Zone controllers)을 관리하는 중앙집중형(Vehicle centralized) 아키텍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이런 E/E 아키텍처로의 전환은 자동차 소프트웨어의 개발 주체와 개발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기존의 분산형 아키텍처에서는 대부분의 경우 참여한 부품기업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형태의 임베디드 시스템을 납품해 왔기 때문에, 이런 블랙박스 모델 형태에서는 고객맞춤형 소프트웨어 기능 변경이나 추가 및 업데이트 등을 통한 차별화 접근이 수월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새로운 E/E 아키텍처 기반에서는 기존 IT 산업에서 경험했던 개발 규칙들, 미들웨어, 가상화 기술 등을 도입해 소프트웨어를 모듈화하고, 하드웨어 추상화 및 표준화를 통해 소프트웨어와의 결합관계를 더욱 단절함으로써 E/E 아키텍처의 유연성과 확장성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접근해야만 합니다.
그림 2 | 아키텍처 특성 및 해당 아키텍처를 적용한 기업별 사례
SDV 전환이 자동차의 진화를 지능형 모바일 단말기와 유사한 방향으로 이끌면서 개발 비용과 개발 주기, 개발 프로세스에 있어서도 새로운 요구사항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기존의 전통적인 자동차 연구개발은 ‘순차적 개발 프로세스(Waterfall development process)’로서 각 파트의 개발팀은 각자의 기능 개발에 집중하고 각각의 개발 단계는 폭포수처럼 유동적인 모델로 운영되는 전반적인 진행 계획에 따라 이뤄집니다. 그리고 개발 후반부에 각각의 결과물에 대한 시험과 검증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투입됩니다. 이런 프로세스는 높은 비용과 긴 개발 주기를 가질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시장 출시 기간의 단축, 소비자의 요구 및 시장 수요에 신속히 대응하는 제품의 개발 및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추구하는 SDV 개념과 모순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애자일 개발 프로세스(Agile development process)’의 도입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로서 새롭게 도입하게 된 개념이 데브옵스(DevOps)입니다. 데브옵스는 소프트웨어 개발과 운영의 합성어로, 소프트웨어 개발자와 IT 전문가 간의 소통, 협업 및 통합을 강조하는 개발 환경이나 문화를 말합니다. 데브옵스는 IT 산업에서 웹사이트나 앱, 알고리즘을 개발함에 있어 소프트웨어 개발조직과 운영조직 간에 유기적으로 대응해 제품과 서비스의 좀 더 빠른 시장 출시, 확장된 비즈니스 모델, 빠른 업데이트 등에 대한 대표적 장점을 가진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프로세스는 데브옵스로 전환돼 오랫동안 체계적으로 잘 구축돼 사용해온 V Model을 대체하는 것일까요? 많은 전문가는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두 접근방식 모두 서로의 보완을 위해 공조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기존의 고위험 관련 개발항목들은 안전성, 내구성 등 중요한 측면의 위험 완화 보장을 위해 계속 V Model에서 관리되는 반면, 새로운 영역, 특히 고객 친화적, 신속 대응, 사용 기간 내내 지속적 업데이트가 필요한 영역에서의 소프트웨어 응용 프로그램은 데브옵스 접근방식을 통해 여러 이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고위험 관련 시스템 개발을 위해서는 ISO 26262 기반의 기능안전성을 준수해야 하며, 또한 전 세계 주요 OEM이 요구하는 일관성 및 추적성 관점의 Automotive SPICE(Software Process Improvement Capability dEtermination; ISO/IEC 15504 Standard를 자동차에 적용) 같은 V Model 기반의 표준 개발 프로세스를 준수해야 합니다. 이와 병행하는 데브옵스 기반 개발에 있어서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는 고객 요구에 맞춰 어떻게 다양화되는 소프트웨어의 기능 검증 요구에 대응하느냐가 관건입니다. 정해진 절차를 따라 기능 검증을 하고 캘리브레이션을 통해 시스템 최적화를 이루는 V Model의 경우에 비해 훨씬 복잡하고 방대한 양의 기능 검증을 위해서는 MIL/SIL/HIL/PIL/VIL 등 다양한 가상환경(xiL)에서 시스템 검증을 고려해야만 합니다. 또 각기 다른 환경에서도 동일한 시험 검증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델의 실시간성, 시험의 일관성, 정확성과 추적성 측면, 그리고 제한된 개발 기간 내에서의 시험 효율성 측면 등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 더 유연한 SW개발 툴 체인과 좀 더 강력하고 최적화된 검증 방법론의 중요성은 더욱 강조됩니다.
AVL이 제공하는 솔루션과 방법론
개발 및 검증 작업의 일관성 및 추적성을 관리하고 다양한 툴 간의 연계 및 활용을 효율적으로 수행, 관리하기 위한 툴 체인의 중요성이 증가하게 되면서 AVL에서도 이에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AVL MAESTRA는 ASPICE와 같은 개발 표준을 지원하고 소프트웨어 개발 단계별 다양한 툴 체인을 연동하며, 데브옵스에서 요구하는 끊임없는 개발/적용/검증/튜닝 등의 단계를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동일한 작업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기능 및 환경을 제공함으로써 일관성과 추적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또 다양한 환경에서도 동일한 시험 검증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모델의 실시간성, 정확성 측면, 시험의 일관성, 제한된 개발기간 내에서 시험의 효율성 등이 개발 프로세스에서 주요하게 고려해야 하는 주제입니다. 이것을 만족하기 위해 정확도를 제공하는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모델 및 프로그램의 연동을 원활하게 지원하는 플랫폼 확보, 그리고 가상 검증 시험의 자동화가 핵심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AVL에서는 실시간-비실시간 모델의 연동 및 가상 검증을 수행하는 플랫폼인 Model.CONNECT를 통해 클라우드 환경을 포함한 다양한 가상환경 속에서의 검증 방안을 제시하고 있으며, 기존의 전통적인 DoE 기법에서 벗어나 진일보한 Al Active DoE 기법이 적용된 CAMEO를 통해 검증시험 자동화의 효율성을 극대화함으로써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검증 요구를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그림 3 | AVL MAESTRA - THE CHALLENGE
그림 4 | Minimizing Time per Test - Active DoE
앞서 언급한 데브옵스와 V-프로세스의 공조가 필요하듯이, 차량 개발에 있어서 소프트웨어는 보다 유기적인 공존 방법이 요구됩니다. AVL의 소프트웨어 개발 및 검증 솔루션은 테스트 자동화 관리, 가상 테스팅 지원, 가상 ECU 캘리브레이션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합니다. 이런 역할과 함께 데브옵스와 V-프로세스의 원활한 공조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양한 툴과 환경에서의 검증을 위한 Co-Simulation 플랫폼이 매우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AVL은Model.CONNECT라는 툴을 이용해 검증 방안의 통합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 툴은 1) FMI standard를 충족하는 다양한 소프트웨어 툴들을 통합하고, 분산 처리를 통해서 최적화된 통합 환경을 제공하며, 2) 모델 환경 통합 시 우려될 수 있는 이종 툴(tool) 간의 시간 지연 보상 기능을 통해 정확한 환경을 제공합니다. 또한, 3) 사용자 PC 뿐 아니라 Cloud, HPC 환경도 지원하여 개발 효율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테스트베드나 HiL 시스템이 주로 사용하는 RT 환경을 통합하는 ACORTA 알고리즘을 통해서 시뮬레이션 실행 환경과 다른 실행 환경인 RT 환경의 시간 결정성도 향상시키는 기능이 있어, AVL 테스트베드 하드웨어나 HiL 시스템 혹은 실제어기를 통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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