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aking of The Two Legends of Korean Battery, LFP and Cloud
한국 배터리의 두 전설, LFP와 클라우드를 말하다
우원기술이 TW에너시스를 인수한 까닭
2024년 03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차량용 배터리 관련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한국 배터리 업계의 두 전설, 우원기술의 김태완 대표와 자회사 TW에너시스의 박정민 사장을 만났다. 결과적으로 이 만남은 이들이 진정한 팩커(Packer)로 ‘증폭’되는 과정이었는데, 그 과정(노하우 및 경쟁력)이란 특정 배터리 셀과 배터리가 사용될 차량 애플리케이션의 깊은 이해, 요구 기능과 올바른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의 구현, 맞춤형 제조 설비 노하우를 기반으로 셀/팩 제조 설비 개발 및 캐파-업해 버스, 농기계, 특수차, 무인운반차(AGV) 등 메이저 메이커의 손이 닿지 않는 니치마켓 고객에게 최적의 배터리 팩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스피커(Speaker)가 리스너(listener)와 마주해 그가 듣고 싶은 곡을 들려주는 것이라면, 앰프(AMP)는 진정으로 원하는 사운드를 조정하고 만들어내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앰프 본연의 임무가 스피커를 위해 소스의 작은 전압 신호를 진공관이나 트랜지스터로 ‘증폭’하는 것이지만, 증폭 소자의 다름부터 시작해 신호가 전송되는 과정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최종 사운드가 달라진다.』 

뜬금없이 앰프를 들먹인 것은, 얼마 전 차량용 배터리 관련 인사이트를 얻기 위해 한국 배터리 업계의 두 전설 우원기술의 김태완 대표와 자회사 TW에너시스의 박정민 사장을 만나 그들의 뿌리부터 현재와 미래 사업 계획을 듣다 보니, 언뜻 박 사장 사무실에 놓인 DIY 진공관 앰프와 그의 손에 들린 원본 LP들 같았기 때문이다. 

이날의 이야기는 굴지의 스태킹(Stacking) 설비 기업 우원기술과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 업체 TW에너시스가 진정한 팩커(Packer)로 ‘증폭’되는 과정이었는데, 이 과정(노하우 및 경쟁력)이란 특정 배터리 셀과 배터리 팩이 사용될 차량 애플리케이션의 특성 이해, 요구 기능과 올바른 BMS의 구현, 맞춤형 제조 설비 노하우를 바탕으로 셀/팩 제조 설비 개발 및 캐파-업해 버스, 농기계, 특수차, AGV 등 메이저 메이커의 손이 닿지 않는 니치마켓 고객에게 최적의 배터리 팩을 공급하는 것이었다. 

주목했던 배터리 관련 2가지 트렌드는 ▶모든 전기 차량 제작사가 가격 경쟁력을 위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도입을 늘리고 있다는 점 ▶다른 하나는 커넥티드 카 시대에 BMS가 안전성, 주행거리, 배터리 수명 등 차량 성능의 고도화는 물론, 확대 비즈니스를 위해 클라우드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삼원계 NCM 배터리 중심의 국내 배터리 3사가 LFP 배터리 양산(2026년)을 예정하고 있고, BMS는 차량의 배터리 온도와 충방전 관리 등 실시간 모니터링 위주에서 상시 연결로 실주행, 누적 데이터, 클라우드의 높은 컴퓨팅을 활용해 더욱 고도화된 배터리 성능 최적화, 예측, 더 나아가 재사용과 재활용 등 다양한 비즈니스를 현실화하기 시작했다. 

이런 트렌드에 대한 좀 현실적인 이야기를 듣기 위해 12월 포스코의 셀 전문가 우정규 수석에게 도움을 청하니 우원기술의 김 대표, TW에너시스의 박 사장을 소개해줬고, 그렇게 한 달 후 대전의 TW에너시스서 두 ‘전설’과 조우했다. 

김태완 대표는 “다양한 전기 차량 애플리케이션에 필요한 팩 시장 규모가 커지는 가운데 우원기술과 TW에너시스는 지금 특별한 위치에 있습니다. LFP에 대한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고 팩을 만들 수 있는 회사, 여러 경험을 갖고 BMS, 팩, 모듈을 디자인할 수 있는 회사로 저희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LG화학 초기부터 셀 생산공정과 팩, BMS까지 모두 개발했던 사람들로 누구보다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이해, 경험, 기술력이 높습니다”라고 소개했다.



TW에너시스 전경



BMS의 파이오니어 

TW에너시스의 박 사장 사무실에 들어서자 진공관 앰프와 80년대 한국 록, 90년대 영미 헤비메탈 LP부터 눈에 들어왔다. 화학과 출신이 아님을 직감했다.  

“대학원을 졸업한 2003년에 교수님 추천으로 LG화학에 갔습니다. 화학회사가 왜 전기전자 전공자를 뽑나 했더니 BMS를 한다는 거에요. 그때는 차량용 리튬이온 배터리에 대한 BMS가 없었어요. 리튬이온은 셀이 정말 안정적인 니켈수소와 다른데, 이것을 가지고 세계 최초, 정말 과감하게 차에 탑재했던 게 현대차였죠. LG화학이 현대차에 팩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BMS가 필요했던 겁니다.” 

‘무엇이 좋은 BMS냐’는 맹랑한 질문에 잠시 고민하던 박 대표가 그의 과거부터 말하기 시작했고, 이것은 이들의 경쟁력에 대한 것이었다. 
토요타 프리어스(PRIUS)가 하이브리드의 대명사였고 모두가 니켈수소 배터리만 고려하던 때, LG화학은 현대차의 요구로 3명의 전기전자 전공자를 포함해 5명으로 팀을 꾸려 BMS를 만들기 시작했다(현재 LG엔솔의 BMS, 팩 개발 관련 인력은 600여명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시작된 박 사장의 BMS 개발은 차량 애플리케이션, 배터리와 관련된 비즈니스의 고려, 아날로그 회로의 창조와 반도체 전문가를 초빙해 칩을 디자인하고 출시하는 데까지 이어졌다. BMS에 어떤 기능이 요구되고, 이를 어떻게 구현할지, 또 일련의 개선 과정에서 무엇이 조정돼야 할지 모든 것을 다했다.

“아반떼 하이브리드 차량의 BMS까지는 아날로그 회로 기반의 BMS였지만 이후 우여곡절 끝에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를 통해 칩을 생산했고 GM의 VOLT 차량에 당시 세계 최초로 BMS 전용 IC를 탑재한 BMS를 사용했습니다. VOLT 프로토타입까지 직접 했습니다. 그러고 나니 여기저기 칩 벤더들의 양산 제안, 기술이전 요청이 이어졌습니다.” 

지금은 리니어테크놀로지나 맥심(두 회사 모두 아나로그디바이스에 인수됨),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로옴(ROHM Semiconductor) 등 많은 벤더가 수개월 단위로 개선된 BMS 칩을 내놓는데, 칩의 기본, 동작 원리, 구조, 비용, 성능에 대해 이해한다는 것은 신속 대응하는데 강점이 된다. 박 사장은 벤더의 개선품, 샘플을 받는 즉시 빠르게 칩의 장단점, 문제점을 파악하고 BMS에 올바르게 적용할 수 있다. 

박 사장은 “사용 배터리가 바뀌거나, 칩이 새로 나오면 일반적인 회사는 이를 파악하고 적용하는데 수개월이 걸리지만, 저희는 일주일 내에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오히려 칩 벤더에게 스펙, 레퍼런스, 회로, 저항값 등 어디가 잘못됐고 바로잡아야 하는지 조언해주기도 합니다.”라고 말했다. 



출하 시험 중인 전기버스용 배터리 팩



클라우드 BMS 

박정민 사장의 이력은 에디슨테크(현 TW에너시스)로 이어진다. 

“LG화학에서 15년간 근무하며 항상 생각했던 게 ‘진정한 BMS는 무엇인가’, ‘BMS는 무엇을 해야하는가’와 같은 것이었고, 예를 들어 가정용 ESS 같은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자가 데이터를 보고 활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BMS 데모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운신의 폭이 좁았습니다. 그래서 LG화학을 퇴사하고 대학에 갔습니다. 그러던 차에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대표가 버스용 배터리 팩을 개발해 달라고 해 결국 원하는 BMS를 마음껏 개발하고 양산에 적용하고자 에디슨모터스의 계열사로 에디슨테크를 창립하게 됐습니다.” 

박 사장은 에디슨테크에서 초기 1년여 동안 전기버스란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BMS, 알고리즘, 배터리 팩을 연구개발하다가 결국엔 계획에 없던 배터리 팩까지 직접 생산해 인증까지 한 번에 통과했다. 팩커들을 만나다 보니 원하는 BMS 기능을 구현하고 적용할 제대로된 팩이 없었기 때문이다. 

“중국 팩커들의 제품을 보면 너무나 어처구니없어 어떻게 차에 넣을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예를 들어, 셀을 가압해 모듈을 만드는 데에 박스 포장에 쓰는 밴드 같은 것으로 묶고 당긴 거에요. 구조적으로도 상태가 안 좋고 유지보수는 물론, 안전성을 보장하기 어려웠습니다.”

한편, 버스와 승용차는 배터리 사용 프로파일이 완전히 다르다. 버스는 하루 20시간 운행하는데 새벽 2시에 들어온 막차가 바로 새벽 4시에 첫차로 나가기도 한다. 정해진 코스만 달린다. BMS도 여기에 맞춰야 했다. 사용 패턴에 대한 프로파일링을 해 제어 알고리즘에 적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테슬라 차량을 100% 충전하면 항상 경고가 뜨며 ‘80%로 바꿀까요?’라고 묻듯, BMS는 SOC(State of Charge)를 아래쪽에 놓는 것이 배터리 수명 연장에 좋다. 버스가 특정 노선을 운행해 배터리 용량의 60%까지 사용한다면, 40%만 사용하는 것이니 간단하게 계산한다면 30%에서 70% 사이에서 사용토록 하는 게 배터리에 바람직하다. 하지만 우리가 출근할 때 스마트폰이 100%가 아닌 80%라면 불안한 것처럼, 버스 기사도 언제나 100% 충전을 원하기 때문에 70%를 100%로 보여주면 된다.(실제로 전기버스에 이런 제어 로직은 배터리의 보증 책임 등의 이유로 자차가 아닌 사업적인 사용자 입장에서 적용하기 어렵다)

또, 전기차의 배터리 사용량은 계절마다, 하루 중 시간대에 따라 다르다. 이런 장기적인 에너지 사용 패턴을 분석, 평가하고 예측한다면 충전을 항상 100%로 하지 않도록 관리해 배터리를 더 오래 사용할 수 있게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일반적인 BMS는 실시간 주행 데이터만 활용하는 것인데, 이런 기능을 가능케 하려면 대용량의 데이터 저장공간이나 SOC, 퇴화상태 추정을 위한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하다. 즉, 하드웨어의 성능 한계와 비용 제약을 클라우드를 통해 극복하는 것이다. 

“기존 BMS는 사실상 모니터링만 하지 엄밀한 의미의 매니지먼트는 안 합니다. 배터리를 좀 더 안전하게, 더 많이, 더 오래 쓸 수 있도록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저는 빅데이터, 클라우드를 활용한 BMS에 대해 창업 초기부터 얘기했습니다. 궁극적인 방향은 클라우드 BMS를 활용해 배터리 성능 관리, 퇴화, SOC, SOH(State of Health) 등을 추정하는 것입니다.” 

배터리 수명은 배터리 충방전, 충전 상태로 방치되는 시간 등에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셀을 직접 생산하고 팩까지 생산하는 회사에서 신규 셀을 개발하면 최소 1년 이상의 장기 가속 사이클을 돌려 셀을 퇴화시키고 그 파라미터를 추출해 BMS에 퇴화 모델을 적용하는 식으로 장기간 데이터를 활용한다. 하지만 TW에너시스와 같이 셀을 구매해야 하는 회사는 그런 식으로 할 수 없다. 기존 방식의 알고리즘을 적용하는 것은 곧 2년간 팩을 팔지 못하는 것이고, 그 기간 데이터가 없으니 퇴화도 잡아낼 수 없다. 

“그래서 저희는 셀 모델링을 하지 않고 관측을 합니다. 실시간으로 계속 셀을 관측하면서 퇴화율을 예측합니다. 관측 기반 알고리즘은 셀이 변경돼도 단기간에 실차에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수배 가능한 제일 좋고 경쟁력 있는 셀을 사서 재빨리 팩을 만들어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겁니다. 궁극적인 BMS는 단지 단말 역할만 하고 계산은 클라우드에서 하는 것입니다.”

전기버스는 이런 아이디어를 테스트하기 좋은 환경이다. 정부가 전기버스를 모니터링하고, 배터리를 포함한 운행 데이터가 모두 관제 센터의 서버로 들어온다. 




자동화 모듈 생산라인



굴지의 스태킹 기업 

한 참 시간이 흐르고, 우원기술 김태완 대표가 합류했다. 좀 더 넓은 라운지로 자리를 옮겨 이야기를 이어갔다. 목재 구조로 만든 플로팅(floating) 라운지는 박 사장이 직접 구상한 것이었다.

배터리 공정은 전극, 조립, 활성화, 팩 등 크게 4개 공정으로 나뉜다. TW에너시스의 모회사 우원기술은 조립 공정 중 노칭(notching)과 스태킹(stacking) 설비를 하는 회사다. 특히, 배터리 분리막 양면에 양극재·음극재를 일정하게 적층하는 Z-스태킹(지그재그) 기술로 시장을 압도 중이다.

“LG화학 재직 시절 여러 공법을 조사했습니다. 본래 Z-스태킹이란 게 속도가 느려 설비 투자비가 많이 들고 운영 비용도 커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여겨졌는데, Z-스태킹 셀 구조 자체는 정밀도가 높아 발화 가능성이 낮은 장점이 있습니다. 설비 문제를 극복한다면 승산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라인 구성에 10대 정도가 투입되니까 대당 30%만 속도를 높여도 경쟁력이 있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김 대표가 회상했다.

Z-스태킹을 채택한 SK온 셀의 필드 이슈(사고를 제외하고)는 아직까지 없다. 또, 라미네이션 앤 스태킹 공법의 LG엔솔도 최근에는 안전성에 대한 현대차의 요구로 Z-스태킹 공법을 추가하고 있다(LG생기원이 LG엔솔에 납품).
베틀에 분리막을 걸고 좌우로 반복해 움직여 양극재·음극재를 적층하는 우원의 기술은 장당 종전 설비가 1.1초 걸리던 것을 0.6초 내로 줄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다. 현재 Z-스태킹은 SK온과 삼성SDI가 사용하는데, 이런 이유로 SK온은 스태킹 설비의 95%를 우원으로부터 조달받고 있다. SK온은 서산에서 태동했는데, 1동만 타사 설비이고 2동부터 우원이 전량 납품 중이다. SK온은 2공장을 증설하고 헝가리, 중국, 미국에 공장을 짓고 있다(노칭 설비도 함께 공급된다). 

“제가 오랫동안 아이디어를 내온 우리 회사만의 특별한 메커니즘이었습니다. 속도를 50%나 향상시켰습니다. 이 설비 개발(~검증)까지 2년이 걸렸고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양산 납품하면서 실적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유럽 회사도 품질과 안정성 문제로 중국 회사를 지양하고 저희 설비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배터리 설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양산 경험뿐 아니라 품질과 안정성이 입증되지 않으면 할 수 없습니다.” 김 대표가 말했다.



시험 중인 AGV.



우원기술의 증폭

LG전자 생산기술원, LG화학 배터리사업부를 거쳐 2015년 퇴사한 김 대표는 그 해 연 매출 1억 원 미만의 R&D 컨설팅 기업 우원기술의 지분을 사들여 8년 만에 굴지의 배터리 설비 제조사로 탈바꿈시켰다. 그리고 이제 TW에너시스 등 4개 기업을 인수, 포트폴리오를 늘리며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3,400억 원. 진행 중인 삼성SDI 프로젝트와 유럽 셀 메이커 수주 등을 통해 올해 4,000억 원, 2025년 5,000억 원 이상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TW에너시스를 인수한 것은 에디슨모터스가 어려운 가운데 이 회사 기술력이 높고 시장에 대한 타깃팅이 잘 돼 있어 제가 추구하는 특정 부품 단위의 사업 확장에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TW에너시스의 타깃 시장은 버스, 특수목적 차량과 같은 니치마켓입니다. 게다가 엔진을 전동화해야 하는 수많은 영역이 존재합니다.” 김 대표가 말했다. 

우원기술의 투자로 TW에너시스는 곧 설비를 증설해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올해 매출 300억 원, 내년 5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500억 원 매출 구성의 절반은 기존 및 신규 버스용 팩 사업이고, 나머지는 농기계 등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것이다. 이미 이 부문에서 성과가 나오고 있어 내년부터 제품 양산이 개시된다. 즉 BMS와 팩 개발은 TW에너시스가, 배터리 팩 생산 및 자동화 설비는 우원이 맡아 시너지를 내는 것이다(설비 개발 검토에 2~3달, 제작에 반년이 걸린다). 

“사실 설비는 제3의 업체가 맡는 것이 통상적인데, 설계기술 유출과 같은 보안을 이유로 내부 도면, 조립 순서 및 방법 등 디테일을 적정선까지만 알려주고 나머지는 스스로 처리해야만 합니다. 그러니까 저희가 모든 것을 다 한다는 것은 완성도, 효율성, 유지보수 측면에서 유리하고 이를 통해 더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 사장이 말했다. 

한편, TW에너시스는 충방에 따른 전압 변화가 작아 밸런싱이나 SOC 등의 정확한 상태 추정이 어려운 LFP의 특성을 극복하는 고도의 기능을 가진 BMS를 개발해 LFP를 요구하는 수많은 전기 애플리케이션 시장에 다양한 배터리 팩, BMS로 대응할 계획이다. 
LFP 배터리는 BMS 제어가 조금만 잘못되어도 팩의 사용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예를 들어 중국 LFP 배터리를 장착한 1~2년 정도된 버스는 셀의 밸런싱 편차가 크게 발생하고, BMS가 SOC를  정확하게 추정치 못해 에너지의 60~70% 밖에 쓰지 못하기도 한다. 이에 고객들이 TW에너시스의 LFP에 특화된 BMS를 달아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한다.

“우원기술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셀 구조, 공정 등에 대한 배경 지식이 탄탄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제가 LG엔솔 출신이 아니고 셀을 정확히 알지 못했다면 어떻게 고객이 회사에 양산 설비를 맡기겠습니까. 마찬가지로 셀, 팩, BMS까지 박 사장의 폭 넓은 경험과 노하우가 지금의 TW에너시스를 이끌고 있는 것입니다. LFP, 전고체 등 셀에 대한 특성을 제대로 이해해 BMS 알고리즘을 만들 수 있는 회사, 여러 경험을 갖고 그에 맞는 BMS, 모듈, 팩을 디자인하고 직접 생산 할 수 있는 회사는 TW에너시스가 유일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대표가 말했다. 



LP음반. 박정민 TW에너시스 사장이 LP를 고르고 있다.



“이 앨범들 가치, 지금은 엄청나요!”

미팅을 마치고 박 사장이 자랑스럽게 턴테이블 위에 올린 ‘들국화’의 ‘행진’을 듣는 동안, 문득 배터리 설비 회사가 BMS, 셀, 모듈, 팩을 가지고 팩커가 되는 경우가 있냐고 물었다. 그러니까, 우원기술의 증폭이 ‘기술’을 잇는 맥을 짚은 것으로 생각됐기 때문이다. 과장해서 유사한 케이스를 찾는다면 셀과 팩을 만들다 전기차를 만드는 BYD처럼….  





개선점을 논의중인 박정민 TW에너시스 사장(앞)과 김태완 우원기술 대표(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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