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Automotive Innovation Day: Sequel 2024에서 강연을 했던 윌리엄 S. 러너 CTO.
윌리엄 S. 러너 CTO는 위험 완화 컨설턴트(Risk Mitigation Consultant)로 연료전지차, 수소충전소, 배터리 전기차, 전기차 충전, 연료공급 및 인프라를 포함한 수송 분야의 안전 문제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다. 또한 독립 발명가이자 영국 왕립예술학회 팰로(F.R.S.A. Manufactures and Commerce)다. 그는 19개의 미국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교통 및 안전 분야에서 현재 포트폴리오를 확장할 추가 출원을 보유하고 있다.
윌리엄 S. 러너 William S. Lerner, CTO of Intermodal Renewables
자동차는 변했고 안전을 유지하려면 이를 따라가야 한다. 배터리 전기차, 플러그인, 풀 하이브리드, 마일드 하이브리드, 연료전지차 등 새롭고 다양한 전기 파워트레인 모델이 출시되면서 화재사고에 대응하고 진압하는 방법도 새롭게 배우고 이해해 대응해야 한다. 미국의 위험 완화 컨설턴트이자 발명가인 윌리엄 S. 러너와 “식별을 통한 전기차 사고의 위험 완화”에 대한 관련 특허 업데이트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 완화 방법은 물론 차량 디자인 관점에서의 고려도 볼 수 있었다. 이를 전한다.
글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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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특허(US 12,227,103 B1) 잘 봤어요, 윌리엄. 이번이 벌써 19번째 특허죠? 이전 대비 업데이트된 인디케이터는 차량의 종류와 제조사, 모델 뿐만 아니라, 현재 상태까지도 외부에 알려주는 역할을 하네요. 예를 들어, 전기차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색이 바뀌며 깜빡이는 방식으로 구조대나 일반 대중이 상황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하네요. 인디케이터는 샤크핀 안테나나 다른 위치에 설치될 수 있고, 차는 동시에 무선신호를 통해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로 상태를 알릴 수도 있고요. 차가 트럭에 가려 보이지 않거나 모퉁이 뒤에 있을 경우를 대비해, 음향 신호도 제공할 수 있고요. 게다가 이 기술은 전기차뿐 아니라 전동 킥보드, 트럭, 기차 등 모든 ‘이동수단’에 적용될 수 있다고 했는데, 제가 요약한 내용이 맞나요?
William 정확합니다! A+을 드릴게요. 이 시각적 인디케이터는 정보 전달을 위한 장치입니다. 구조대, 정비소, 딜러, 차량 소유자 모두가 차량의 상태를 정확히 알 수 있게 해주는 도구죠. 특정 배터리나 제조사가 더 위험하다는 의미는 전혀 아닙니다. 실제로 전기차에서 발생하는 화재나 가스 배출 등의 문제는 제조사와 무관한 경우도 많아요. 예를 들어, 운전자가 실수로 연석(커브)에 부딪히는 것만으로도 배터리가 손상될 수 있고, 잘못된 충전 습관이나 과충전도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제조사나 배터리 회사에 돌리는 것은 옳지 않아요. 일반 내연기관도 사고는 항상 발생합니다. 하지만, 같은 사고라도 전기차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가 관련되면 상황은 훨씬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완전 다르게 작동합니다. 구조대나 일반 운전자들이 익숙한 방식이 아니죠. 예전의 가솔린 차량은 하나의 납산 배터리, 알루미늄 연료 탱크가 있었고, 구조대의 장비도 그 상황에 맞게 설계돼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전기차 화재는 2,200도 ~ 2,760도로 타오르며, 보통 운전석 아래에서 불꽃이 뿜어져 나옵니다. 최신 차량은 전동 도어 핸들이 장착돼 있는데, 이게 구조 작업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해요. 구조대 장비는 843도까지만 버티고, 투명 마스크는 176도에서 녹거나 기포가 생겨 독성가스를 막지 못합니다. 결국 구조대는 시야를 잃고, 호흡 장비도 무력화되죠. 승객을 구조하고 싶어도 차량에 진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도 동일한 문제를 갖고 있나요?
William 아주 좋은 질문이에요. 아니요, 오히려 더 복잡한 문제를 갖고 있습니다. 순수 전기차는 한 가지 동력 시스템만 갖고 있습니다. 대용량 배터리죠. 이 배터리는 차량 하부 전체에 깔려 있을 수도 있고, 루시드처럼 바닥 아래 열린 구조로 배치됐을 수도 있고, 개별 셀 8,000개로 구성된 모듈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일부 제조사는 구조대 지원을 위해, 셀 온도가 660도 이상일 경우 알루미늄 바닥이 열리며 셀이 떨어지도록 설계했지만,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도 했죠. 셀은 타오른 채로 15미터 이상 튀어나가 주변을 위험하게 만들었습니다. 문제는 이런 바닥 구조를 가진 모델과 일반 배터리 구조를 가진 모델이 외형상 동일하다는 점이에요. 차량의 배지를 봐선 알 수 없습니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같은 배터리를 갖고 있지만, 크기는 작고, 동시에 가솔린 엔진과 연료 탱크도 갖고 있어요. 이 조합이 훨씬 더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로 된 연료 탱크는 약 176도에서 녹아버리기 때문이죠. 만약 배터리가 먼저 불타면, 그 열로 연료 탱크가 녹고, 가솔린이 흘러나와 화재가 확산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종류의 화재가 동시에 일어나는 셈이에요.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 대형 연료 탱크(HDPE), 보조 배터리까지 갖고 있습니다. 출력은 50마력 정도 증가시키기 때문에 인기가 많은데, 이게 가장 복잡하고 위험할 수 있어요. 전 세계에서 인기 있는 SUV 중 하나는 가솔린 엔진, AGM 배터리, 보조 리튬이온 배터리, 연료 탱크, 그리고 마일드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그 경쟁 모델도 마찬가지지만, 부품 위치는 다르죠. 배지나 외부 표시로는 이를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48V, 22 kWh급 마일드 하이브리드 배터리가 트윈터보 엔진 바로 옆에 위치한 경우도 있습니다. 다른 모델은 배터리를 후방 범퍼 쪽에 배치합니다. 만약 엔진에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 구조대는 그 옆에 리튬 배터리가 있다는 사실을 모를 수도 있습니다. 또 리튬 배터리 화재는 진압 후에도 60일 이내에 재발화할 수 있고, 여러 번 일어나기도 합니다.
새로운 이야기들이 있어 더 흥미롭네요. 대부분 사람은 내연기관차와 배터리 전기차 정도만 구분할 줄 알죠. 구조 시 차이가 있다는 생각은 잘 안 하니까요.
William 맞습니다. 실제 데이터가 충분하지 않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게 많아요. 다행히 아직 큰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우리가 이야기했던 인천 아파트나 루턴공항 주차장 화재처럼, 다양한 차량이 섞여 있을 경우 문제가 훨씬 커질 수 있어요. 최신 가솔린 차량도 180 kg 이상 플라스틱과 보조 리튬 배터리를 갖고 있습니다. 예전의 연료 탱크는 660도에서 녹았지만, 지금은 176도에서 녹아요. 전기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한 주차장에 있으면 하나의 사건이 대형 사고로 번질 수도 있습니다. 최근 전기차가 4초, 11초 만에 증기 상태에서 전소된 사례도 있었고, 전동 킥보드의 배터리가 폭발해 20미터 밖까지 날아간 사례도 있었습니다. 화재 반경은 최소 20미터가 필요하고, 만약 이 킥보드가 지하철이나 엘리베이터 안에 있다면 튕겨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은 막대한 에너지가 작용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입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의 QR 코드 시스템이나 르노의 QRescue 시스템과 같은 사례를 볼 때 차에 QR 코드 스티커를 부착해 구조대가 이를 스캔해 차량 구조, 기술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커넥티드 카가 되면서 eCall처럼 화재 대응 측면도 소방 시스템과 자동으로 연결될 필요가 있다. 응급구조 이상을 생각해야 한다. 더 멀리서도 직관적으로 차량 종류를 확인하고 찾아갈 수 있는 시각 장치도 필요하다.
지난번 인터뷰에서는 QR코드 기반 구조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쟎아요? 이번 특허의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William 맞아요. 첫 번째 특허는 QR 코드 방식이었고, 차량 내부 또는 외부에서 쉽게 스캔할 수 있도록 설계했죠. 예를 들어 룸미러 위, B필러에 배치됐고요. 그런데 이번에는 더 간단하고, 눈에 띄지 않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드론에 사용하는 저가의 LED 충돌방지등을 활용했어요. 이 작은 LED 하나는 약 4.8 km 떨어진 곳에서도 볼 수 있어요. 평소엔 보이지 않지만, 사고나 긴급 상황 시 작동하는 ‘보이지 않는 안전장치’인 셈이에요. 마치 에어백처럼요. 사고가 없으면 쓸 일이 없지만, 일단 필요한 순간엔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저는 제 기술이 차량 디자인을 해치지 않으면서, 매끄럽고 우아하게 통합되길 바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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