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XPENG Is Redefining the Seat as Something That Senses, Decides, and Acts
2026-09-10 / 11월호 지면기사
/ 한상민 기자_han@autoelectronic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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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받이를 128도까지 눕히는 '무중력 모드' 스케치. 다리받침이 올라가며 하중이 등·허리·엉덩이·다리로 분산된다.
등받이가 약 128도까지 눕고 다리받침이 올라오는 ‘무중력 모드’는 미래 시트의 변화를 가장 쉽게 보여준다. 하지만 XPENG이 보는 다음 경쟁은 각도나 마사지 포인트의 숫자가 아니다. 시트가 탑승자의 체형과 자세, 압력분포와 생체신호를 읽고 필요한 반응을 스스로 판단하는 능력에 있다. 사람이 명령하면 움직이던 시트에서 사람이 말하기 전에 몸의 변화를 알아채는 시트로. 자동차에서 가장 오랫동안 사람의 몸과 맞닿아 있는 부품이 달라지고 있다.
글 | 한상민 기자 _ han@autoelectronics.co.kr
IN ENGLISH
등받이가 뒤로 움직인다. 다리받침이 올라오고 몸의 하중은 등과 허리, 엉덩이와 다리로 분산된다. XPENG의 인테리어·시트 총괄 엔지니어 마자(Ma Jia)는 등받이를 약 128도까지 눕혀 우주에서 떠 있는 것과 비슷한 자세를 만드는 ‘무중력 모드’를 미래 시트의 한 장면으로 제시했다.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은 각도다. 하지만 그가 강조한 것은 128도라는 숫자가 아니었다. 자동차 시트는 오랫동안 조절 기능을 늘리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전후 이동과 등받이 각도 조절에서 시작해 다방향 전동조절과 메모리, 열선, 통풍, 마사지, 전동식 요추지지와 다리받침이 차례로 더해졌다. 과거 10만 달러급 고급차에서나 경험할 수 있었던 기능이 중국에서는 이제 10만 위안(2,000만 원)대 차량에도 적용된다.
기능이 빠르게 대중화되면서 기존 방식의 차별화에는 한계가 생겼다. 마자는 마사지 기능을 예로 들었다.
“마사지 포인트를 16개에서 18개, 다시 22개로 계속 늘리는 경쟁도 가능하겠지만, 시트 내부의 물리적인 공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조절축 하나, 마사지 포인트 몇 개를 더 넣는 것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차이는 점점 작아진다. 그가 제시한 다음 단계는 시트가 사람에 맞춰지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앞으로 시트는 명령을 기다리는 수동적인 하드웨어가 아니라 사용자의 상태와 의도를 스스로 이해하고 먼저 반응하는 능동형 지능체가 될 것입니다.”
사람마다 키와 체중, 체형이 다르다. 같은 사람도 하루 종일 같은 자세로 앉지 않는다. 주행시간과 노면, 피로 정도에 따라 몸의 자세가 달라지고 압력이 집중되는 곳도 바뀐다. 기존 시트는 이런 차이를 사용자의 조작으로 해결했다. 불편하면 등받이를 움직이고 허리가 뻐근하면 요추지지를 조절하고 피곤하면 마사지 버튼을 눌렀다.
마자가 말하는 미래 시트에서는 이게 달라진다. 사람이 먼저 불편함을 느끼고 버튼을 찾기 전에 시트가 몸의 변화를 알아채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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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몸과 가장 오래 맞닿아 있는 곳
카메라는 탑승자를 바라보고 마이크는 목소리를 듣는다. 레이다와 초음파 센서도 실내의 사람과 움직임을 감지한다. 시트에는 이들과 다른 특징이 하나 있다. 사람이 차에 타 있는 동안 몸의 가장 넓은 부분과 계속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그 접촉면에는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있다. 압력센서를 이용하면 체중이 어디에 실리고 있는지, 탑승자가 한쪽으로 기울어 앉았는지, 자세가 어떻게 변하는지 파악할 수 있다. 여기에 차량의 카메라와 레이다, 생체센서가 더해지면 체형과 자세뿐 아니라 얼굴 표정과 시선, 심박과 호흡 같은 상태까지 함께 볼 수 있다.
문제는 이 정보를 얼마나 많이 얻느냐가 아니라 무엇에 쓰느냐다. 탑승자가 한쪽으로 기울어 앉으면 압력분포에 맞춰 지지력을 바꿀 수 있다. 같은 자세가 오래 이어지면 피로가 집중되기 전에 등받이나 쿠션의 지지 위치를 조절할 수 있다. 마사지 역시 정해진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대신 피로가 집중된 부위에 맞춰 위치와 강도, 리듬을 달리할 수 있다.
게다가 시트에서 얻은 정보는 시트 안에서 끝날 필요도 없다. 심박이나 호흡에서 평소와 다른 변화가 나타나면 탑승자에게 알리고, 필요하면 공조와 조명, 음악, 마사지 같은 실내 기능을 함께 조절하는 식이다.
또, 열선과 통풍, 마사지, 요추지지는 이미 존재하는 기능이지만, 달라지는 것은 이 기능을 누가, 언제 켜느냐에 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판단했다. 춥다고 느끼면 열선을 켜고, 허리가 불편하면 요추지지를 움직였다. 앞으로는 차량이 탑승자의 상태를 먼저 파악하고 필요한 기능을 골라 움직일 수 있다. 개별 기능의 성능보다 이들을 적절한 순간에 함께 움직이는 능력이 중요해진다.
건강 관련 기능에는 분명한 선도 있다.
“시트가 의료기관을 대신해 질병을 확정적으로 진단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여러 생체신호와 탑승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찰해 위험 가능성을 조기에 인식하고 적절한 대응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자동차 안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 환경과 다르다. 노면에서 올라오는 진동이 있고 사람이 계속 움직이며 옷의 두께와 앉은 자세도 제각각이다. 심박과 호흡을 읽을 수 있다는 것과 그 정보로 질병을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따라서 현실적인 역할은 진단이 아니라 변화를 알아채는 것이다. 평소와 다른 신호가 계속되는지 살펴보고 탑승자에게 알리거나 다른 차량 기능과 연결해 대응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센서 정확도뿐 아니라 오경보를 어떻게 줄일지도 검증해야 한다.
시트가 데이터를 수집하고(감지) 상태를 판단해(결정) 조절 동작을 실행하는 3단계 순환. XPENG이 그리는 '지능형 시트'의 기본 골격이다.
편안함도 기억에서 예측으로
시트가 현재의 몸 상태를 알 수 있다면 다음에는 앞으로 필요한 상태를 예상할 수 있다.
날씨와 시간, 이동경로와 예상 주행시간, 사용자의 과거 이용습관을 함께 이용하는 것이다. 추운 겨울 아침에는 탑승 전에 열선을 준비하고, 장거리 이동이 예상되면 피로가 쌓인 뒤 마사지 기능을 켜는 대신 그 전에 자세와 압력분포를 조금씩 바꿀 수 있다. 평소와 다른 자세로 앉았다면 저장된 위치를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 등받이와 쿠션, 헤드레스트와 다리받침을 다시 맞출 수도 있다.
여기서 기존 메모리 시트와 차이가 생긴다. 메모리 시트는 사람이 가장 편안하다고 생각한 위치를 저장해 다시 불러온다. 하지만 사람에게 편안한 자세가 언제나 같은 것은 아니다. 출근길 30분과 고속도로를 세 시간 달릴 때 필요한 자세가 다르고, 몸이 피곤한 날과 그렇지 않은 날도 다르다.
앞으로의 개인화는 하나의 위치를 기억하는 것에서 그날의 상황에 맞는 위치를 찾는 방향으로 바뀐다. 사용자가 시트의 자동조절을 다시 수정하는 행동도 중요한 정보가 된다. 시트가 요추지지를 높였는데 사용자가 다시 낮췄다면 다음에는 같은 조건에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사용자가 직접 조절해야 하는 횟수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개인화가 한 차량에만 머물 필요도 없다. 시트 위치와 지지강도, 온도와 마사지 방식, 이용습관을 사용자 계정과 연결하면 다른 차량에서도 자신의 설정을 불러올 수 있다. 자가용을 바꾸었을 때뿐 아니라 렌터카나 공유차에 탑승했을 때도 사용자를 확인한 뒤 시트를 맞추는 방식이다. Robotaxi처럼 이용할 때마다 다른 차를 타게 되는 서비스에서는 이런 기능의 의미가 더 커진다.
지금의 메모리 시트는 자동차가 운전자를 기억하는 것이지만 앞으로는 운전자의 설정이 자동차를 따라다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따라다닐 수 있다. 그리고 이 순간부터 데이터 문제가 따른다. 시트 위치와 온도 정도라면 비교적 단순하지만, 체형과 체중, 자세, 심박과 호흡까지 저장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어떤 정보를 남길 것인지, 다른 차량으로 무엇을 보낼 것인지, 사용자가 이를 확인하거나 삭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 OEM과 모빌리티 플랫폼, 시트 공급사 가운데 누가 데이터를 관리하고 책임질 것인지도 실제 서비스에서는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마자의 발표는 개인화가 차량을 넘어 이동할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이 부분까지 구체적인 답을 내놓지는 않았다. 시트가 사람을 더 잘 이해할수록 다루게 되는 정보도 더 개인적인 것이 된다는 점은 기술의 편리함과 별도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
날씨·경로·이용습관을 학습해 필요한 상태를 미리 준비하는 예측형 조절, 그리고 계정을 통해 다른 차량으로도 이어지는 개인화 설정.
레빌 3에서 깨우고, 레벨 4에서는 재운다
자율주행 수준이 올라가면 시트에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진다.
레벨 2와 레벨 3에서는 시스템이 일부 운전 태스크를 수행하더라도 운전자는 여전히 운전과 연결돼 있다. 특히 레벨 3에서는 시스템이 요청하면 운전자가 운전권을 다시 받아야 한다. 운전자의 시선과 자세, 피로와 각성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할 때 다시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시트가 운전자의 몸 상태를 알고 있다면 이 과정에도 관여할 수 있다. 지나치게 이완된 자세를 조정하거나 마사지와 진동 등을 이용해 각성을 유도하고 운전권 전환을 준비하도록 할 수 있다.
레벨 4가 되면 상황은 반대다. 운전자는 승객이 되고 항상 전방을 바라볼 필요가 없어진다. 긴 슬라이드 레일을 따라 시트를 이동시키거나 회전해 탑승자가 서로 마주 볼 수 있고, 등받이와 다리받침을 조절해 휴식이나 업무에 맞는 공간을 만들 수 있다. 같은 지능형 시트가 레벨 3에서는 운전자가 잠들지 않도록 해야 하고 레벨 4에서는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셈이다.
이 차이는 시트가 차량의 운행상태와 분리돼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금 어떤 자율주행 기능이 작동하고 있는지, 운전자가 언제 다시 운전을 맡아야 하는지, 현재 시트 자세가 허용되는 상황인지까지 알아야 한다.
128도 무중력 자세도 다시 봐야 한다. 등받이를 크게 눕히거나 시트를 회전시키는 것은 편안함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충돌안전에서는 훨씬 어려운 문제가 된다. 탑승자의 위치와 자세가 달라지면 시트벨트가 몸을 구속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에어백과 탑승자의 상대적인 위치도 변한다. 충돌 순간 몸이 움직이는 궤적 역시 일반적인 착좌 자세와 같지 않다.
따라서 시트의 자유도가 커지려면 시트벨트와 에어백, 탑승자 감지와 구속시스템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 편안한 자세를 만드는 것과 그 자세에서 사람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것은 다른 기술문제다.
레벨 2~3에서는 운전자의 각성을 유지하고, 레벨 4+에서는 승객의 휴식을 지원한다. 같은 시트가 자율주행 수준에 따라 정반대 역할을 맡는다.
128도로 눕는 것보다 중요한 것
미래 시트에는 더 많은 기능이 들어갈 수 있다. 헤드레스트에 지향성 스피커와 능동소음제어를 적용하면 한 사람은 영화를 보고 다른 사람은 음악을 듣거나 회의를 하는 식으로 시트마다 다른 음향공간을 만들 수 있다. 햅틱 장치는 영상과 게임의 움직임을 촉각으로 전달하고, 조명과 변색유리, 공조를 연동해 사람마다 다른 환경을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기능의 숫자가 아니다. 마자가 그린 미래 시트의 핵심은 이미 존재하는 기능들을 사용자의 상태에 맞춰 움직이는 데 있다. 그는 미래 시트를 “사용자를 미리 이해하고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는 감성적 동반자이자 건강을 지키는 파트너”라고 표현했다.
128도까지 눕는 등받이는 이런 변화를 가장 쉽게 보여주는 장면이다. 그러나 각도 자체가 시트를 지능적으로 만드는 것은 아니다. 누구에게 그 자세가 필요한지, 언제 그렇게 움직여도 되는지, 그 상태에서 사람을 어떻게 편안하고 안전하게 지킬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
시트의 다음 경쟁은 128도 너머에 있다.
AEM(오토모티브일렉트로닉스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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